종합

「통일성가집」문제있다 (하)

이종철 신부 수원교구ㆍ미국교포사목
입력일 2018-05-16 20:02:57 수정일 2018-05-16 20:02:57 발행일 1985-11-10 제 1480호 2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크리스찬 생활음악 올바로 인도 제시해야
성체 봉헌 참회순 곡배열 이해하기 어려워
◆부록 문제

성가집에 부록 부분이 있을 수는 있다. 그러나 통일 성가집처럼 이렇게 많은 곡들이 부록으로 실린 예는 성가집으로서는 무척 드문 일이다. 어쩌면 신기록일지 모른다. 부록편은 주로 참고되는 곡이나 일년에 한 두번 부르는 특별곡으로 채워지는게 통례요 상식이다. 따라서 현재의 부록곡들을 재심사하여 본곡으로 선택하든지 삭제 하든지 해야 한다.

또한 편찬회의(84년 6월 25일자)의 결정 사항중『되도록이면 본 곡을 부르도록 권장, 지도하고 부록의 곡은 자연 도태되게 하려는 것이다』라는 결정은 크게 잘못된 일이다.

왜냐하면 곡의 선택은 원칙적으로 노래 부르는 대중의 권한이다. 대중이 애창하는 곡은 분명 까닭이 있는 훌륭한 곡이다. 이것은 음악 역사가 증명한다.

어느 누구도 대중이 애창하는 곡을 도태시킬 수가 없다. 훌륭한 곡, 가치있는 곡이 아니면 대중은 자연히 그런 곡을 외면하고 만다. 억지로 불러라 명령해서 노래 부를 사람도 없고, 그런 곡도 존재치 않는다. 따라서 편집자들은 좋다고 판단되는 곡들을 골라 책으로 엮어 대중에게 제시하고, 그 곡의 진가는 대중에게 맡기는 것이 올바른 순서이다.

즉 편집자는 제시자요 대중은 선택자이다.

또한 나의 견해로서는, 부록의 곡들 중 본곡들보다 훨씬 전례적이고 귀중한 곡들이 많이 있다. 본곡으로 반드시 돌려져야할 곡들은 다음과 같다.

399 (주님안에 하나) 403 (가난한 자입니다) 404 (나는 주님을 찾습니다) 409 (아침 저녁) 411 (무궁세 우리주를) 414 (사랑하는 사람은 누구나) 421 (나는 세상의 빛입니다) 422 (당신을 애틋이 찾나이다) 433 (주님은 나의 목자) 445 (예수님 따르기로) 447 (찬미 예수님) 459 (너희는 가진것 팔아) 463 (순례자의 노래) 471 (강물처럼 흐르는 사랑) 479 (기쁜날) 480 (믿음으로) 484 (기쁘다 구주오셨네) 489 (보았나 십자가의 주님을) 493 (살아계신 주 성신) 497 (우리를 위하여) 508 (아베베룸) 510 (주님께 올리는 기도) 516 (주여 당신 얼굴을) 518 (선한사람 아흔아홉) 520 (오늘이 세상 떠난) 521 (고통도 없으리라)

◆몇가지 수정문제

1) 139번은 라틴말 가사가 빠져있다. 모든 라틴어성가에 원어를 기재하듯 원어 첨가가 필요하다.

2) 177번은 개칭으로 부르기에는 음역이 너무높다. 개창 음역으로 바꾸어야한다. 개창 성가의 최고음역을 높은 E음으로 결정해야한다.

3) 194ㆍ196ㆍ305번은 개창으로 부르기엔 무리다. 합창으로만 가능한 곡들이다.

4) 404번은 선율이 빠지고 화음이 선율로 처리되었다.

5) 462번은 228번과 중복되고 E.F.Rinbaㆍult가 아니라 E.F.Rimbault 정리이다. 이곡은 본래 찬미의 곡이지 위령곡으로 바뀔 수 없는 곡이다.

◆기타 제안들

1, 합창용과 개창용의 곡목과 내용은 동일해야한다.

두 권의 책 내용이 다름에서 비롯되는 혼란은 어떤방법으로도 막을 수 없다. 별책을 따로 출판한다는 것은 혼란만 조장할 뿐 아무런 해결책이 못된다. 그것은 성가의 통일이 아니라 흑백을 구분하여 반발만 심게된다.

또한 별책은 또 다른 별책을 낳고, 그리하여 끝없는 별책 전쟁을 불러오고 말것이다.

2, 크리스찬 생활곡들을 수용해야한다.

미사 전례가 크리스찬 신앙의 중심임은 틀림이 없다. 그러나 신앙의 생활화 내지는 크리스찬 생활의 전례화가 더 없이 강조되는 오늘의 현대 교회는 미사전례의 음악과 함께 크리스찬 생활 음악을 올바로 인도하고 제시해 주어야한다. 어떤 본당에서는 아예 통일 성가집을 거부하고 기존 성가집을 사용하거나 그들이 따로 만든 성가집을 사용하고 있으며, 또 어떤본당에서는 미사 전례곡이 아닌 생활 성가곡들을 모아 별책을 만들고 있음을 보아왔다. 통일성가집이 이들을 외면한 까닭이요, 크리스찬 생활의 전례화에 도움을 주지 못한 때문이다.

성가곡이 미사때에만 불리어 지는 것이 아니라 크리스찬 생활 전반에 걸쳐 필요하다면 그런 곡들을 수용해야 할 것이요, 그래야만 신자 모두가 만족해하는 성가집이 될 것이다.

3, 합창용의 편집문제.

다행히 재판에서는 편집체제를 정리할 계획이라는 글을 읽고 안심을 한다. 이정도의 문제는 음악도서 출판사나 경력있는 사보실과 의논하면 쉽게 해결될수 있다. 합창용이 일백여곡이나 불편하게 처리됨은 음악책으로서는 대단한 어려움이다.

4, 본곡중 194 (아베베룸) 305 (사제요 대제관) 등은 본래가 개창곡이 아니요 또한 개창으로 부를수가 없는 곡들이다. 이런 곡들을 모아 합창곡집을 내든지 아니면 부록으로 취급되어 져야한다.

5, 곡의 배열 및 편집도 재고 되어야 한다.

미사전례를 중심으로한 성가집은 마땅히 미사순서에 따라 곡의 배열이 이루어져야한다. 성체 봉헌 참회의 순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 참회 봉헌 성체의 순서가 마땅하지 않는가. 이밖에도 전체적으로 곡 순서의 배열이 다시 이루어져야 한다. 끝으로 개정작업에 다시한번 희망을 걸며 모두가 좋아하는, 모두에게 유익한 성가집이 되길 충심으로 기원하면서 지혜와 슬기의 성령께 기도드린다.

<끝>

이종철 신부 수원교구ㆍ미국교포사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