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습은 실전같이.’ 운동선수들이나 지도자들이 즐겨 쓰는 표현이다. 연습할 때 실전에 나선 것처럼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면서 긴장의 끈을 놓지 말라는 뜻이 담겨있다.
6월 16~18일 2박3일 일정으로 서울 거여동 육군 특수전사령부에서 열린 ‘한미 연합 군종 FTX’에 참가한 미군들의 훈련 모습에서 ‘연습은 실전같이’라는 말의 의미를 생생히 체험했다.
‘Field Training Exercise’의 줄임말인 ‘FTX’는 야전에서 이뤄지는 기동훈련을 의미한다. 군대 훈련 명칭에 흔히 붙는 용어다. 그런데 FTX 앞에 ‘군종’이 붙고 또 그 앞에 ‘한미 연합’이 붙어 있어서 특전사령부 정문을 들어가며 어떤 훈련일까 궁금증이 일었다. 결론적으로 한미 연합 군종 FTX는 한국군과 미군의 군종장교들이 공동으로 실시한 최초의 훈련이다. 실제 전투 상황을 설정해 부상자나 전사자 발생 시 군종장교들이 성직자일 뿐만 아니라 전투요원으로서 사상자들의 이송과 치료를 돕고 종교의식을 거행하는 것을 훈련 내용으로 한다.
미군 군종장교들은 성당이나 교회 같은 종교시설보다 작전지역이나 전투 현장에 종군하는 형태로 군사목에 투신하는 비율이 높다. 한국군 군종장교들과 근본적으로 다른 부분이고 한미 연합 군종 FTX를 처음 실시한 배경이기도 하다.
미군 군종장교들은 훈련 중 쉬는 시간에는 농담을 주고받으며 여유 있는 모습을 보이다가도 훈련에 들어가면 주위의 시선은 아랑곳없이 전투 현장의 긴박한 상황에 즉시 몰입했다. 아마 훈련인지 모르고 지켜본 사람이라면 실제 상황으로 착각했을지도 모른다. 기자에게는 직업인과 신앙인으로 살아가며 부딪치는 여러 일들을 대하는 자세를 잠시 배우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