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어머니와 아버지께서 가두선교에 온갖 열성을 쏟고 계실 때 저는 다른 평범한 일반 신자들과 다름없이 주일미사에만 참례했습니다. 또래 친구들이 레지오 단원이 되어 가두선교를 열심히 하는 걸 보고 저 자신도 선교를 하고 싶었습니다. 말과 행동으로 신앙을 실천하시는 부모님과 친구들을 본받고 싶었던 것입니다.
제가 선교를 해본 것은 95년 4월 부활절 때 고해성사 보속으로 『친구 3명에게 선교책을 주라』는 신부님의 말씀을 듣고였습니다. 저는 보속을 실천하기 위해 정말 속 좁게도 딱 3권만 학교로 가져갔습니다.
점심시간에『이 책 한 번 읽어봐』하며 두 친구에게 나누어주고, 나머지는 중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같은 반인 한 친구에게 주었습니다. 이 친구는 저에게 제일 먼저『기독교와 천주교의 차이점이 무엇이냐?』고 물었습니다. 평소 교리시간에 잘 들었다면 자신 있게 말해 줄 수 있었을 텐데…. 할 수 없이 목사님은 결혼을 하고 신부님은 결혼을 하지 않는다고만 말해줬습니다.
그 날 집으로 돌아와 저는 아주 창피한 마음에 온갖 책들을 뒤져서 그 차이점을 알아내 친구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그때 그 친구는 제가 준 책을 읽고 있는 중이었다고 하면서 늦게나마 자기에게 그것을 알려줘 고맙다며『하늘에서 영원한 생명을 위해 이승에서 내게 그럴 자격이 있는지 없는지를 하느님이 판단하시겠지』라는 말을 불쑥 던져 버리는 게 아닙니까?
저는 너무 기뻤습니다. 그 후 그는 영세해서 지금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고 있답니다. 그러나 나머지 두 친구에게 천주교 안내책을 준 후 제가 그동안 너무 성의없이 대해 주었다는 것이 지금에야 후회가 됩니다. 좀 더 책을 전해준 후 다시 묻고 친절히 잘 인도했다면 지금쯤 신앙을 가졌을런지 모를 일입니다.
그래도 그때 친구 한 사람이라도 용감히 그리고 자상하게 접근해서 영세 입교시킨 이 경험이 지금의 저를 더욱더 선교활동에 임하게 합니다. 아마도 주님께서 이렇게 저를 통해 구원의 일을 하시나 봅니다. 오늘 다시 제가 선교로써 이웃에게 봉사하겠다는 이 결심도 지난날의 선교활동 경험의 영향이 컸습니다.
친구 여러분, 책가방에 선교책 한 권은 꼭 넣어다니며 날마다 만나는 학우들에게 신앙을 한 번 전해보시지 않겠습니까? 우리 주님이 참으로 기뻐하실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