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게 주님 통해 평화 찾았습니다”
“뒤늦게 하느님 품에서 평화를 찾았지만, 세례받은 이후 정말 상쾌할 만큼 가벼운 기분을 누리고 있습니다.”
김성락(요셉)옹은 지난 3월 30일 인천교구 김포본당에서 세례를 받았다.
95세의 고령의 나이지만, 스스로 성당을 찾아 두어달 기간의 예비신자 교리반도 수료했다.
대개 고령의 예비신자는 본당 사제가 가정을 방문해 간단히 교리와 면담을 한 후 세례를 주는 경우가 많다. 그에 비해 김옹의 사례는 역사가 깊은 김포본당에서도 매우 이례적인 일. 귀도 잘 들리지 않았지만, 그 누구보다 교리반에 열심이었다.
김옹이 뒤늦은 나이에 성당을 찾게 된 것은 아들부부와 손주 등 가족의 힘이 가장 컸다.
아들부부 김병옥(마르코·56)-이정자(안나·53)씨도 결혼 이후 뒤늦게 신앙을 갖게 됐고, 그 누구보다 아버지를 성당으로 모시고 싶었지만, 워낙 완고한 성격에 유교적 성향이 뿌리깊어 쉽사리 권고할 수가 없었다.
이즈음 구원투수로 나선 이가 바로 손자 김참섭(대건안드레아·28)씨였다. 김씨는 유럽여행 중 감화를 받아 본인 또한 스스로 세례와 견진성사를 받았다. 이후 할아버지께 끈질기게 성당에 함께 가자고 권고했고, 늘 할아버지 입교를 지향으로 기도했다고 한다.
입교에 대해선 꿈쩍않던 김옹은 지난해 가족들과 명동성당 나들이 때 참례한 미사를 계기로 신앙의 문을 열었다. 그리고 이젠 평생 가장 잘 선택한 일이 하느님을 만난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한다.
“평생 살아오면서 타인에게 해가 안될 일을 하겠다고만 다짐했습니다. 그러나 그러한 가치관도 하느님을 만나고 신앙생활을 하며 더 큰 의미를 갖게 됐습니다. 앞으론 손주들을 비롯한 가족들이 더욱 성실히 신앙생활 할 수 있도록 기도하는 일만이 저의 몫인 듯 합니다.”
김옹의 세례는 다른 가족들에게도 신앙인으로서 새로운 마음을 다지고 출발하는 계기를 주었다.
집안에서 가장 먼저 세례를 받고 가족들을 이끌었던 이정자씨는 “아버님께 효도하는 것은 주님을 영접하도록 돕는 것이라고 늘 기도해왔다”며 “아버님께서 세례를 받으시니 이제 며느리로서 기본도리를 한 듯해 마음이 가볍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