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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지킴이를 찾아서] 9.가정 호스피스 전문 사회복지사 유송자씨

주정아 기자
입력일 2007-02-04 17:35:00 수정일 2007-02-04 17: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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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넘게 호스피스 종사한 베테랑

말기 환자 보살피며 심리적 안정감 제공

가족 상담, 행정업무, 장례절차 도맡아

서비스 확대위해 인식개선, 제도화 시급

최근 전세계적으로 안락사가 심각한 생명훼손 문제로 떠올랐다. 고통에 대한 두려움, 고통없이 죽음을 맞는 것이 인간존엄성을 지키는 행위라는 그릇된 사고와, 경제적 손익만을 잣대로 내세운 결과다. ‘호스피스’는 이러한 왜곡된 사고를 바로잡고 실제 고통에 처한 이들을 돕는 중요한 활동이다. 특히 최근 지역 사회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가정 호스피스’는 생명수호의 모범 사례로 평가된다.

“죽음을 앞둔 이들은 대부분 가족과 함께, 자신이 살던 가정에서 마지막 시간을 보내고 싶어합니다. 또 말기질환자들에게는 병원비 등 경제적인 부담도 무거운 짐이지요. 가정 호스피스는 이러한 내외적인 어려움에 큰 도움이 됩니다.”

‘가정 호스피스’ 전문가인 유송자(헬레나)씨는 “한국에서는 호스피스의 중요성과 역할에 비해 전문기관과 인력이 크게 부족한 형편”이라며 “보편적인 지원을 위해 제도화가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가정 호스피스’는 말기질환자들의 가정을 직접 방문해 통증 조절을 포함한 완화 의료를 시행, 인생의 마지막 부분을 평화롭고 편안히 지낼 수 있도록 돕는 활동이다. 현재 가톨릭교회 안에서는 모현호스피스와 전진상 의원 등이 가정 호스피스를 전문적으로 실시한다.

유송자(데레사)씨는 정신의료 전문 사회복지사로서 1975년 전진상 의원 설립 때부터 가정 호스피스에 나선 베테랑이다.

전진상 의원의 가정 호스피스(www.jeonjinsang.or.kr 02-802-9311)는 전진상 의원 소속 의사와 간호사, 약사, 사회복지사를 비롯해 성직, 수도자와 일반 봉사자 등 전문가들이 팀을 이뤄 지원된다. 이에 따라 환자의 신체와 정신, 영성적인 보살핌은 물론 가족들의 영성적 보살핌까지도 적극 도와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유씨는 정신상담은 물론 각종 행정업무와 장례절차까지 도맡고 있다.

“일반적으로 병원호스피스는 전문 의료진에게, 가정 호스피스는 일반봉사자에게 도움받는 것으로 오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호스피스에는 의사가 필수적으로 참여해 전문적인 의료서비스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유씨는 “가정 호스피스는 무엇보다 환자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제공하는 잇점이 있다”고 강조한다. 또 가족들도 일부 호스피스 지원에 참여하고, 관계자들은 환자의 생활환경을 직접 접함으로써 각 개인에 맞는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가정 호스피스의 차별화된 서비스이다.

“자신이 사랑받는다고 느낄 때는 환자가 안락사 등을 떠올릴 이유가 없습니다. 호스피스는 그저 죽을 준비를 하는 것이 아니라 나와 가족, 이웃, 나아가 자연과 화해하고 삶을 행복하게 마무리하는 과정입니다.”

유씨는 호스피스가 누구나 지원받을 수 있는 보편적인 의료서비스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우선 올바른 의식교육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범국민적인 캠페인 등의 인식 개선 활동과 기도운동, 교회 안팎에서 펼쳐지는 교육과정도 호스피스 제도화에 큰 힘이 된다는 설명이다.

“삶은 하느님이 주신 선물이며, 죽음은 하느님 안에서 영원한 삶을 얻기 위한 과정입니다. 죽음을 바라보는 부정적인 시각을 정화하고 인생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주정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