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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헌호 신부의 환경칼럼 (56) 우주의 환경 16 우주의 모습

전헌호 신부(대구가톨릭대학교 교수)
입력일 2003-05-04 03:19:00 수정일 2003-05-04 03:19:00 발행일 2003-05-04 제 2346호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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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우주가 신비하고 위대한 것은 니 모든 것을 보고 생각하고 살아있음에 대해 감사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우주라는 단어는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물질, 공간, 시간을 다 포괄하는 말이다. 우주는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과 그 위의 모든 것, 공기와 구름을 포함한 하늘의 모든 것, 태양과 달 그리고 밤하늘의 모든 별들을 포함한 모든 것을 의미한다. 또한 이러한 것에 대해 생각하고 있는 나 자신과 모든 사람들이 우주를 구성하고 있는 한 요소이다. 그래서 가까이는 나 자신부터 멀리는 아득한 별들에 이르기까지 다 우주에 속한다.

천문학자들은 이 우주의 크기가 반지름이 약 150억 광년 정도 되는 공과 같다고 한다. 1광년은 빛의 속도로 1년을 달려서 도달하는 거리다. 빛의 속도가 정확하게 초속 299,792.458km이니까, 1광년은 299,792.458×60×60×24×365km의 거리, 약 9.46조km다. 우주의 크기는 반지름이 이 거리의 150억 배이니까 하여간 대단히 큰 것은 사실이다. 이 정도로 큰 공간 안에 약 1,000억의 은하가 있는데, 이들은 평균 200만 광년의 거리를 두고 골고루 분산되어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태양계가 속해 있는 은하는 약 2,000억 개의 항성을 가지고 있다.

이렇게 엄청나게 큰 우주의 나이는 약 150억 년이다. 우리 지구의 나이가 약 46억 년이라고 하는데, 우주는 지구가 생겨나기 훨씬 이전에 생겨나서 우리들이 살아가고 있는 이 지구가 생성될 수 있는 조건을 마련해 온 것이다.

그런데 이렇게 오래되고 큰 우주도 처음에는 1cm도 되지 않는 작은 크기에서 출발했다고 한다. 처음에는 지금의 모습과는 달리 고도로 농축된 순수한 에너지였고, 시간이라는 것도 없는 상태였다. 그게 도대체 어떤 것인지 알 수 없는, 현재 우리가 체험하는 우주와는 완전히 다른 상태로부터 대폭발이 일어나 우주가 발생하여 팽창하기 시작했다. 우주가 아직도 팽창하고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밝혀낸 사람은 허블이라는 미국의 천문학자인데, 1929년에 멀리 떨어진 은하에서 온 빛을 분석하다가 우연히 알게 되었다. 그는 인류가 우주의 기원과 모습을 이해하는 데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를 기려 현존하는 망원경 중에서 천체를 가장 잘 관측할 수 있는 우주 망원경을 허블망원경으로 명명했다.

그런데 스티븐 호킹과 같은 뛰어난 천문학자들이 공동으로 내린 최근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이러한 우주도 여러 개가 있다고 한다. 이 여러 개의 우주들은 서로 연결되어 통교하면서 유지되고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지구는 11차원으로 구성된 이러한 우주의 한 면에 붙어 있는 4차원의 세계를 가진 존재라고 한다. 점, 면, 공간, 시간, 이 4차원을 초과하는 차원에 대해서는 상상을 할 수 없는데, 우주는 11차원으로 구성되어 있다니, 그 정체에 대해 정확한 개념을 가지려면 좀더 많이 생각하고 상상해 보아야 할 것 같다.

하여간 우리는 이러한 우주 안에서 살고 있다. 지구는 태양과 일정한 거리를 두고 공전하면서 빛을 받아야 모든 생명체를 살릴 수 있는 존재인데, 이러한 조건을 가진 지구를 만들기 위해 하느님께서는 이미 150억 년 이전부터 작업을 하셔서 이렇게 광대한 우주를 만들어 오셨던 것이다.

이 우주가 신비하고 위대한 것은 단순히 대단히 오래되고 그 크기가 엄청나기 때문만이 아니라, 그 안에 이 모든 것을 보고 생각하고 살아있음에 대해 감사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인간은 이 우주를 바라보고 인식함으로써 이 우주로 하여금 우주이게 하고 존재 가치를 갖게 하는 존재이다. 그러므로 각 사람은 이 우주보다 더 위대한 존재이다.

전헌호 신부(대구가톨릭대학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