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창가학회의 사교 논쟁

입력일 2021-02-05 15:55:24 수정일 2021-02-05 15:55:24 발행일 1973-12-02 제 893호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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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이미 포교 금지당해
일연(日蓮)을 본불로 삼은 왜색 불교
국내 3개파에 신도 1백50만 기록  
『헌법상 신앙의 자유가 보장되어 있으므로 창가학회나 동방교를 종교로 인정하지 않을 수 없으며 따라서 포교활동을 금지할 수 없다』고 말한 지난 23일의 김현옥 내무부 장관의 국회발언은 국내 종교계를 비롯한 각계의 심각한 반응을 빚고 있다.

김 내무부장관은 25일새벽『사교(邪敎)인 창가학회를 종교로 인정한다는 장관의 국회답변이 종교계에서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데 확실한 소신을 밝히라』는 김재구 의원(유정회)의 질문에 대해『종교인정 여부는 문공부 소관이며 창가학회가 사교이거나 포교과정에서 범법사실이 있으면 문공부와 협의 단속하겠다』고 전날의 발언을 반복했다.

그러나 이같은 정정발언에도 불구하고 각계의 반발은 여전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그 이유는 이제까지 정부가 창가학회에 대한 태도를 분명히 하지 않고 있으며 그러한 가운데「한국 일연정종불교」라는 간판을 내건 창가학회는 날로 번창하고 있다는 것 등에 집중하고 있다.

종교관계자들에 의하면 창가학회는 약 10년 전의 지난 64년1월『황국적 색채가 짙은 반민족적 반국가적 국수주의 집단』으로 규정되어 정부로부터 포교금지령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암암리에 교세확장을 꾀해왔으며 현재 전국적으로 80만 세대 1백50만(창가학회 측 주장)에 이르고 있다.

이같은 왜색불교의 확대를 우려한 조계종 등 국내 불교계는 수차 당국의 단속을 건의했으나 아무런 응답을 받지 못했고 지난 8월 21일에는 한국불교회 이름으로 문공부에 정식 건의문까지 제출했으나 역시 마찬가지 였다는 것이다.

그런데 창가학회는 현재 한국 일연정종불교회 동대문본부 동중앙총합본부 동한국신도회 등 3개파로 나뉘어 전국적인 포교활동을 펴고 있으며 포교는 折伏(셋부꾸)라는 독특한 방법으로 사회극빈층 즉 노동자 농민계층에 파고들고 있다.

창가학회가 이 같이 짧은 일 안에 무섭게 번지고 있는 것은 헌금이나 공양이 없는데다가 모든 질병 생활고ㆍ가정불화 사업 등의 소원을 모두 해결해준다는 선전활동에 있으며 신앙생활은 석가가 아닌 일연대성인을 본불로 삼고 불경은 법화경인「남무묘법연화경」을 기본으로 삼고 동방요배하며, 다른 모든 종교를 사교시하여 배타성이 강하다.

창가학회에 관한 각계 의견을 들어보면

◇종월주(宗月珠) 스님(조계동 총무원 총무부장)=창가학회는 일본에서도 문제가 되고 있는 단체인데 헌법상 신교의 자유를 들어 정식종교로 인정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정부 당국의 강력한 포교단속이 요망된다.

◇신사숙(申四熟) 교수(서울대)=창가학회는 현재 일본 공명당의 앞잡이 노릇을 하고 있어 종교와 정치가 혼돈된 단체로 종교라고 할 수 없다. 종교는 정치와 결부해서는 안되며 또한 정식종교를 인정해서도 안된다.

◇김재환(金載煥) 목사(부산중앙교회)=종교는 정치의 앞잡이가 돼서는 안된다. 왜색종교인 창가학회를 종교로 인정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김규태(金圭泰) 신부(대구교구 경리부장)=창가학회 등을 종교라고 보기는 어렵고 흔히 있는 자연종교 정도에 지나지 않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문상희(文相熙) 교수(연세대)=동방교나 창가학회는 종교의 이름과 탈을 쓴 단체라고 할 수 있다. 종교로 인정한다는 것이 어처구니가 없는 얘기다.

◇백응복(白應福) 신부(부산교구 사제회장)=종교란 절대적 신의 존재를 인정하고 그 가르침에 따라 순종하는 것이어야 하는데 창가학회는 그 신앙형태로 보아 종교라고 할 수 없다. 정치단체에 불과한 창가학회를 이제와서 정부가 종교로 인정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

◇백성오(白性吾) 스님(대구 보현사 주지)=창가학회와 동방교 등은 종교라고 할 수 없다. 당국의 처사가 의심스럽다.

◇임성렬(林聖烈)씨(大邱시東仁동1가27)=이들은 지금까지 숨어서 포교를 하는데도 엄청난 신도를 확보하고 있는데 정식종교로 인정되면 불같이 번져나갈 것이 우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