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교회

아우슈비쯔 수용소에 수녀원건립 논쟁

입력일 2019-12-20 17:50:32 수정일 2019-12-20 17:50:32 발행일 1986-04-27 제 1503호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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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톨릭 여자 수도회 총장은 폴란드 아우슈비쯔전나찌 죽음의 수용소에 가르멜 수녀원을 건립키로 한 계획이 그 수용소가 유대인들에게 주는 의미에 대한 몰이해라 말하면서 날카롭게 비판했다.

「로마」에 본부를 둔 시온수녀회 총장이며 국제 수도회 총장연합회 의장인 캐나다 출신 캐더린 맥도날드 수녀는 소속 수녀회 수녀들에 보낸 서한에서 아우슈비쯔 수녀원 건립에 반대하는 유대인들과 뜻을 같이 할 것을 촉구했다.

3월 19일자의 서한은『아우슈비쯔에서 기도하는 것을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 계획은 아우슈비쯔가 유대인들에게 주는 의미가 무엇인지 고려하지 않았고 사전에 유대인과 어떤 양해나 의견교환이 없었다.』고 밝혔다.

시온 수녀회는 가톨릭과 유대교 사이의 이해증진을 도모하고자 창립된 수도원으로서 전 세계 여러 곳에 유대-크리스찬 관계 개선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1984년부터 폴란드 가르멜 수녀회 소속의 일부수녀들은 아우슈비쯔수용소 밖에 폐쇄된 극장에서 살고 있다.

폴란드「크라코프」프란치책 마샬스키 추기경은 이미 수녀원 건립을 허가했으며 그 계획은 수용소에서 일어났었던 일을 모든 이들에게 깨닫게 하는 교회사목의 일환이라고 옹호해왔다.

유대인들은 벨기에 가톨릭 단체가 수도회를 새로 건축하기 위한 모금운동을 시작한 후 항의를 시작했다.

맥도날드 수녀는 이 운동을 놀라운 일이라 말하고 시온 수녀회 수녀로서 유대인들이 그들의 성지라고 생각하는 곳에 커다란 수녀원과 십자가를 세운 다는 것은 유대인들을 자극시키는 것이라 말했다.

「제네바」의 세계유대인 연합회의 한 고문은 몇몇 유대교 지도자들이 최근 바티칸에 수녀원 건립 계획의 재고, 또는 철회를 호소했다고 말했다.

5명의 유럽주재 보내는 서신에서 아우슈비쯔 수녀원 건립을 항의했다.

유대교뿐만 아니라 가톨릭 지도자들도 이 계획에 많은 의혹을 갖고 아우슈비쯔는 언제나 인간들에게 사라지지 않을 교훈의 대상으로서 남아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추기경으로 있었던 교구를 맡고 있는 마샬스키 추기경은 지난 3월 1일 강론에서 아우슈비쯔 수도원 건립 계획에 찬성하는 강론을 했다. 바티칸 신문에 게재된 강론에서 그는『아우슈비쯔는 인간에게 어떤 의미로 성소다.

이 성소는 일개 민족에게 국한되는 것이 아닌 온 인류에게 속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