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한국교회조사연구소, 가톨릭 도서 분류표 마련

전정현 기자
입력일 2019-09-05 15:49:22 수정일 2019-09-05 15:49:22 발행일 1987-04-12 제 1550호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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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진분류법 대폭 수정 보완
3년 작업 끝에 완성…자료 정리 이정표 제시
가톨릭교회 내의 각종 도서와 문서 등을 체계적으로 통일ㆍ정리할 수 있는 도서 분류표가 마련돼 교회 내의 지대한 관심을 끌고 있다.

최근 한국교회사연구소(소장 최석우 신부)가 3년간의 연구 작업 끝에 완성한 도서 분류표는 국내 도서관에서 사용하고 있는 한국 십진도서 분류법(KDC) 중 기독교란을 대폭 수정, 보완한 것으로서 한국가톨릭 관계 문헌 정리에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각 시설 시기관 별로 분산돼있는 서적 파악과 함께 어느 곳에서든지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통일된 도서 분류법이 마련돼야 한다는 소리가 높게 일고 있는 가운데 완성된 교회사 연구소의 가톨릭 도서 분류표는 그동안 한국교회가 가장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로 지적돼왔다.

기존의 도서 분류 체계와 구분하기 위해「연구소 분류표」라고 이름 지어진 교회사 연구소의 도서 분류법은 한국 십진 도서 분류법에서 사용되고 있던 일본식 번역어 낡은 신학체계의 용어 등을 바로 잡고 그리스도교와 관련된 문학이나 에술에 관한 문헌들을「그리스도교」안에 포함시켰다.

또한 연구소 분류표는 한국교회사 중심으로 교회사에 대한 요목을 신설했으며 한국 십진 도서 분류법에서 기독교로 명명된 제목을 그리스도교로 바꾸어 천주교와 개신교를 모두 포함시켰다.

특히 한국 십진 도서 분류법은 도서 분류가 대개 일천에서 일만 단위에 머물고 있으나 연구소 분류표는 십만 단위까지 구분돼 있어 웬만한 교회도서는 모두 수용할 수 있도록 꾸며져 있다.

교회사 분류표의 기본 골격은 한국 십진 도서 분류 제3판에 준하여 정리된 것으로「총류」「교의신학」「예수 그리스도ㆍ사도」「성서」「신앙 생활사 윤리 신학」「포교포전도전교육ㆍ교회 활동 사목 신학」「교회」「의식의 전례」「교파」「교회사」등 총 10개 항목 3백여 세목으로 분류돼 있다.

현재 한국의 학교ㆍ공공 도서관 등에서 사용하고 있는 도서분류법은 한국 십진도서 분류법(KDC)과 듀이십진도서 분류법(DDC)으로서 각 도서관마다 특수한 사정을 고려, 각기 다른 체제를 갖추고 있으며 교회 내에서도 서로 다른 도서 분류법을 사용하고 있어 도서관끼리의 유대관계는 물론 정보 교환ㆍ자료 활용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었다.

특히 기존의 도서 분류 방법은 외국 서적 분류에 기본을 둔 것이어서 한국교회와 가톨릭도서의 특수성에 맞는 도서분류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교회 내에서 심각히 거론돼 왔다.

이에 따라 6천여권의 도서와 1만 5천여종의 귀중문서를 소장하고 있는 교회사 연구소는 소장 도서가 교회사뿐만 아니라 한국 근현대사의 연구에 있어 매우 중요한 자료로 평가되고 있으며 문헌들의 활용빈도가 높아짐에 따라 64년 창설이후로 도서를 비롯한 각종 자료 정리를 위한 작업을 수차례 시도했었다.

그러나 교회사연구소는 소장 도서가 도서의 특수성으로 인해 일반 도서관의 도서분류법으로는 분류할 수 없다고 판단, 지난 82년부터 도서관학을 전공한 연구진을 중심으로 새로운 교회 도서 분류표 작성을 꾀해 3년 만에 결실을 보게됐다.

교회사연구소의 도서 분류표가 작성됨에 따라 이제까지 독자적인 방법으로 도서 분류를 실시, 서로 유대관계를 맺지 못하고 있던 교회내의 각 도서관은 물론, 일반도서관의 교회관련도서 정리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수 있으며 한국 십진 도서 분류법 수정에도 상당한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전정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