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년간 땅 속에 묻혀있던 문화재급 불교 유적지를 찾아낸 공로로 조계종 2월 10일 대한불교 조계종 총무원장 서의현 스님으로부터 감사패를 받은 안동문화회관 이진구(47ㆍ시몬ㆍ안동 동부동본당) 관장.
지난해 11월 19일 안동대학 발굴 조사단이 발굴한 임하사 7층 전탑지(臨河寺七層塼塔址)는 이관장의 끈질긴 유적지답사로 빛을 본 성과였다.
『감사패를 받은 이유가 문헌에는 남아있으나 실전(失傳)된 사찰지가 천주교 신자의 손에 의해 확인되고 불교 유적 중 가장 특징적인 전탑지가 발견됐다는 점, 특히 불교에서 가장 중시하는「사리」를 폐허에서 수습, 보관토록 해준데 대해 불교계가 표하는 감사의 징표로 짐작된다』는 이 관장은 자신의 업적이나 성과를 기대한 것이 아니고 단지 선조들의 신당심을 배우려는 마음과 그 행위에 대한 관심 때문에 일했을 뿐이었는데 감사패를 받고 보니 계면쩍었다고. 맞배지붕 건물모양의 은제 사리함 등 4백 19점의 유물이 출토된 임하사 전탑지는 국내 최초로 지하에서 전탑지를 발굴함으로써 불교 유적 중 가장 특징적인 전탑지를 학술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자료 제공이라는 측면에서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이번 불교 유적지 발굴과정을 지켜보면서 이 관장은『옛 선조들은 불상조각 하나 하나에도 지극한 신심을 불어넣었기에 정교하고 미려한 예술품을 남겼다』는 자각과 함께『오늘날 수없이 지어지는 성당이나 교회 건축물들이 거액을 투자하면서도 예술품의 경지로까지 승화되고 있는지 의문스럽다』면서 가톨릭문화회관의 장으로서 또 한사람의 신앙인으로서 자신의 신앙생활을 되돌아본 계기가 됐다는 것.
『유독 안동지방에 전탑이 집중돼 있고 모전탑(석재를 甎石처럼 작게 잘라쌓은 탑) 또한 이 지역을 중심으로 많이 분포돼 있다』는 점에 착안, 조사에 착수했다는 이 관장은 85년 7월 11일「안동시 옥동 절골폐사지에 관한 조사보고(실전된 임하사 7층 전탑지로 추정하며)」에 이어 86년 6월「임하사 7층 전탑지 조사보고」를 자신이 소속한 안동문화 연구회에 제출함으로써 수백년간 땅 속에 묻혀있던 유물이 세상에 드러났다.
그러나 이관장은 이번 전탑지 발굴의 근원적인 동기를『안동문화회관의 설립취지에서 비롯됐다』고 밝힌다.
「인간성화」「지역 정신 문화계발」「전통 향토 문화 진흥」「지역 사회 발전에 기여」한다는 두봉 주교의 뜻에 좇아 73년 설립된 안동문화회관의 관장으로서 매월 문화강좌와 현지답사를 실시하는 안동문화연구회 회원이 되고 지역 문화재의 특색을 찾는 일에 나선 것은 당연하다는 얘기.
안동시ㆍ군 향토사가협의회의 위촉 향토사가이자 안동군 문화재보호위원이기도 한 이관장은 지역내 사회ㆍ봉사ㆍ친목ㆍ문학ㆍ예술 등 10여개 단체에 가입, 안동 지역 문화 예술활동에 직간접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관장은 안동 문화권내 모든 전통문화를 담은 슬라이드를 4년여에 걸쳐 제작, 지난해 시사회를 가진 이후 안동을 방문하는 이들에게 소개함으로써, 안동문화에 대한 이해를 돕고 그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1940년 8월 16일 안동에서 출생한 이관장은 안동사법본과를 졸업하고 젊은 시절을 교사와 교육행정에 몸담았으며 78년 8월 28일 안동문화회관 제2대관장으로 부임한 이래 유교의 본거지인 안동에 가톨릭의 인식을 새롭게 뿌리내리는데 일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