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잡지의 문제점이 거론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러나 사회전반에 짙게 깔린 퇴폐ㆍ향락문화의 번창과 함께 오히려 그 심각성은 더해가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최근에는 외국잡지까지 청소년들 사이에 무방비 상태로 수용되고 있어 저질화될대로 저질화된 청소년 잡지문화를 한층 악화시키고 있다.
서울 돈ㆍ보스꼬 청소년센터(원장ㆍ김정수 신부) 주최 매스미디어 세미나 교육을 받은 어머니 모임인 가칭「돈ㆍ보스꼬 미디어 연구회」(회장ㆍ이보영)가 올 7월 서울 영등포여자고등학교 1학년 학생 1백명을 대상으로 설문지를 돌린 결과 60%에 가까운 여고생들이 일본 패션잡지인「논노」를 보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설문조사에 의하면 학생들이「논노를 보는 이유는「그냥 눈에 띄길래」(46%)「패션정보를 얻으려고」(28%)「옷이 예뻐서」(8%)「취미로」(4%)라는 대답을 보였으며, 나머지 14%의 학생들은「친구들이 보는 틈에 보았다」「빌려주길래」「호기심으로」등의 답변을 이유로 내놓았다.
특히 답변에 응한 거의 대부분의 여고생들은『이 책을 봐야만 유행에 앞서갈 수 있다』라는 생각을 지배적으로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천여종이 넘는 외국잡지 중 특히「논노」(남성용은 「맨즈 논노」임)등은 일본에서 발행는 패션잡지의 하나로 정부의 수입자유화 개방조치 이후 정식으로 수입되고 있다.
이미 대다수 청소년들에게 빠짐없이 읽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논노」는 불과 몇년전까지는 여대생 · 주부들 사이에서만 돌려 볼 수 있던 정도였으나 최근에는 1백% 여고생들이 구독하고 있는 형편이다.
더욱이 일부 서점에서만 판매하던 이들 잡지들은 대형ㆍ일반 서점은 말 할 것도 없고 심지어 학교 앞 서점ㆍ문방구에서 조차 버젓이 취급되고 있어 입시위주의 학교교육에 시달리는 학생들에게 별 문제의식 없이 하나의 볼거리로 퍼져가고 있다.
설문조사를 시도한 돈ㆍ보스꼬 미디어연구회 이보영 회장(헬레나)은『정작 외국잡지를 팔고있는 학교 앞 서점 주인들도 일본잡지는 양심상 팔고 싶지 않지만 워낙 많는 학생들이 찾고있기 때문에 어쩔수 없이 팔고있는 실정』이라면서『사회나 교회 제단체에서 이들 외국잡지들을 추방하고 이에 대한 압력을 가하는 운동을 솔선해서 벌인다면 최소한 학교 앞 외국잡지의 취급은 근절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와 관련 돈ㆍ보스꼬 청년소년센터 박경석 수사는『많은 청소년들이 외국잡지 중 특히 일본잡지를 무절제하게 구독, 의상에서부터 머리모양에다 일본음악과 춤까지 그대로 모방하고 있는 세태는 사회구조적인 문제서 비롯되는 것으로, 일차적으로 기성세대에서 문제의 원인을 찾을 수 있다』고 지적,『각종 저질문화에 그대로 방치돼있는 청소년들의 현실을 교회내 관련 단체부터 시급히 인식, 가정과 학교에서 자체적으로 건전한 청소년문화를 정착시켜 갈 수 있도록 앞장서는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