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라자로마을 (원장ㆍ이경재 신부)에서 음성 나환우들의 일그러진 얼굴을 펴주기 위해 5년째 내한한 일본인 의사 나까따니 치카히로(中谷親弘ㆍ45) 박사.
국내 의사중 나환우 성형수술을 무료로 시술하겠다고 나선 이들은 있어도 정작 시술한 이가 아직 없는 상황에서 그의 무료 의료 봉사는 더욱 돋보인다.
86년 처음 내한할 당시 23명의 나환우를 실명의 위기에서 벗어나게 한 나까따니씨는 87년에는 33명, 88년 40명, 89년 34명등 현재까지 1백20여명의 나환우들에게 마음의 주름살을 펴고 새 삶을 영위토록 도와왔다.
『나환우들은 병의 후유증이 심해 성형수술이 꼭 필요하다』고 말한 그는 『올해부턴 봄ㆍ가을로 나눠연 2회씩 성라자로마을을 방문하겠다』며 앞으로도 계속 내한해 의료봉사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나까따니씨가 처음 한국인을 돕기로 생각한 것은 유럽에서 한국인이 일본인을 위해 일하는 것을 보고 난 뒤 시작됐다.
86년초 일본국립나요양소 경애원을 방문한 이경재 신부의 요청에 원장인 스승의 권고에 따라 나까따니씨는 경기도 의왕시 오전동 몰압산 기슭에 자리한 성라자로마을의 단골 의사가 됐다.
12년간 일본에서 나환우를 위해 일해 성형수술의 권위자로 인정받고 있는 나까따니씨는 자신이 하고 있는 일들이 『한ㆍ일간 민족감정 해소에도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한다』며 양국간의 화해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치료보다 한국인들을 이곳에서 많이 사귀게 돼 기쁘다』고 말한 그는 일본과 달리 나환우에 대한 한국인의 인식부족이 무엇보다도 안타깝다며 한국의사들이 함께 하지못함을 아쉬워 했다.
국내에는 2만5천여 나환우들이 있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비공식 통계에 따르면 5만여명 되는 것으로 밝혀져 그중 약 1할정도는 설형수술을 받으면 중복장애를 극복할 수 있다.
나까따니씨는 『일본의 경우 나환우 성형수술은 3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고 소개하고 『나환우들은 피부조직이 특이성 때문에 성형수술에 어려움이 있으나 철저한 사전진료를 통한다면 1백%성공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한국의 성형수술 능력은 일본에 뒤지지 않는다』며 『양국 국민의 인식이 차이가 큰것 같다』고 밝혀 인술을 베푸는 차원에서 국내의사들의 자원과 국내 일반인들의 의식계몽이 선결과제인 것으로 드러나기도.
일본에 있는 부인과 가족들이 장시간 덜어져 있어 불편해 하지만 이해하는 편이라고 말한 나까따니씨는 나환우를 치료할때는 장갑을 끼지않고 직접 진료를 하고 있어 환우들이 감격해 하고 있다.
『신은 믿지 않으나 하느님의 존재는 인
정하고 있다』는 그는 성형수술 전에는 꼭 성호를 긋고 집도에 임하고 있다.
또한 나까따니씨는 『성라자로마을에 와서 가톨릭에 대해 많이 배우고 알게 됐다』며 취재 의뢰가 와서 사진을 찍게되면 고집스럽게 십자고상을 배경으로 삼고있다.
『앞으로 나환우들의 밝은 얼굴모습과 환희에 찬 새삶을 위해 계속해서 나환우들의 성형수술 폭을 확대해 나가겠다』고 포부를 밝힌 나까따니씨는 성라자로마을 이외에도 여수 애향원과 소록도등지에서도 나환우를 위해 성형수술을 집도한바 있다.
일본의과대학에 출강하고 있는 그는 처음 피부과를 전공했다가 나환우들의 안타까운 현실을 보고 적극적으로 성형수술에 나서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