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밀매 조직 적발로 본 장기 매매 문제

우재철 기자
입력일 2018-05-16 17:44:24 수정일 2018-05-16 17:44:24 발행일 1994-03-06 제 1895호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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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밀매 강력 규제 절실

이식술 발달로 갈수록 극성
사랑의 기증운동 확산돼야
의학이 발달함에 따라 신체의 일부를 이식하는 장기 이식술이 늘어나면서 일부 장기 밀매 조직에 의해 인간의 생체 장기를 사고 파는 사례가 발생, 의학적 사회적 윤리적인 문제로까지 크게 대두되고 있다.

이러한 장기 매매는 생명까지도 돈으로 살 수 있다는 황금만능사상과 천부적 인권인 생명마저도 돈 때문에 판매하는 인명경시풍조를 낳게 함으로써 사회 전반적인 생명의식을 크게 흐트리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점에서 큰 우려가 되고 있다.

교회 관계자들은 이 같은 장기 매매에 대해 "하느님이 주신 생명의 일부인 장기를 결코 매매의 대상으로 삼아서도 안 될 것"이라고 전제, "자신의 장기를 사랑으로 나눠 주는 기증에 의해 장기 제공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89년도 성체대회 이후 전개되고 있는 장기기증운동을 보다 활성화시켜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 적발된 장기 밀매 조직은 전국 각 시도에 지부까지 설치된 협회를 차려 놓고 광고를 통해 장기 제공자를 모집, 80여명에게 콩팥 1개당 1천8백여만 원씩 매매 알선한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현재 인간의 신체 중 이식이 가능한 장기는 신장과 심장 간 폐 췌장 각막 골수 등으로 갈수록 매매에 이용될 장기의 범위가 확대되고 있는 실정이어서 생명을 매매하는 장기 매매 문제가 사회 문제로 더욱 확신될 전망이다.

경찰과 병원 관계자들은 이에 대해 "장기 매매는 이미 오래 전부터 이뤄져 왔으나 워낙 비밀로 이뤄지기 때문에 적발이 어려웠던 것"이라고 말하고 "가족이나 친척을 위장한 제공이나 순수한 장기 기증으로 위장, 교묘하게 법망을 피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부유층의 사람들은 비교적 값이 싸고 구입하기 쉬운 동남아 등지의 사람들의 장기를 사기 위해 동남아 각국을 찾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이러한 장기 매매를 근절하기 위해서는 뇌사 인정 등 보사부 당국의 법적 제도적 장치 마련과 함께 교회를 비롯한 의료기관에서 장기 기증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장기기증센터 등이 설치돼야 한다는 주장이 지배적이다.

강남성모병원 사회사업과 조대호 과장은 "그동안 교회 장기기증운동은 헌안과 헌혈 정도에 안주한 소극적 운동에 불과했다"고 말하고 "각 교구에 장기 기증 전담부를 두어 장기 기증이 활성화 되도록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우재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