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

평양축전 참가한 호주교민 백남식씨 인터뷰

우재철 기자
입력일 2012-08-27 19:16:08 수정일 2012-08-27 19:16:08 발행일 1995-05-14 제 1953호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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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한동포” 강한민족애 느껴
북한신자와의 공소예절 감동적
남북왕래 잦아야 통일당겨져
『비록 남북으로 갈라져 오랜 기간 왕래는 없었지만 그들을 만나는 순간에 우린 역시 한동포 한형제라는 강한 민족애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통일이 된다면 생각만큼 어렵지 않게 하나가 될수 있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사진작가 백남식(베르나르도 59 호주 한인천주교회)씨가 4월 28일부터 30일까지 평양에서 개최된 국제체육문화축전 참관단의 일원으로 북한을 다녀왔다.

호주로 이민을 갔기 때문에 호주 교민자격으로 북한을 방문할 수 있었던 백남식씨는 북한땅을 밟은 첫 소감을 이같이 말하고『장충성당에서 북한 신자들과 함께 공소예절에 참례할 수 있었던 것은 하느님의 특별한 은총이었다』며 기회가 닿는데로 북한을 다시 방문, 닫힌 서로의 마음을 사진처럼 솔직한 상태에서 서로 교환해 줄수 있길 희망했다.

22일부터 열흘간 북한에 체류하는동안 장충성당과 금강산, 묘향산, 판문점 등을 관광하며 사진촬영에 전념했던 백남식씨는 이번 방문기간중 북한 신자들과 함께한 공소예절이 특별히 기억에 남는다고 설명했다.

『장충성당 공소예절을 주례한 차성근 회장이 장백의에 영대까지 걸치고 예절을 집전했습니다. 성찬전례와 영성체를 제외한 전 부분에서 우리 미사와 다른점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이날 공소예절에 참석한 1백여명의 신자들 가운데 40대 이하는 단 한명도 발견할수 없어 무척 아쉬웠다는 백남식씨는 장충성당도 우리 성당처럼 어린애의 울음소리가 들리고 보다 활기있는 모습으로 성당이 변화되길 희망했다.

특히 백남식씨는 현재 북한전역에서는 김일성 사후 계속되고 있는 애도기간이 끝나지 않아 모든 주민들은 결혼도 하지 않고 김일성을 추도하고 있었지만 북한에도 서서히 밀려드는 개방의 바람은 어쩔수 없이 맞고 있는 것 같았다고 전했다.

곧바로 평양과 신의주를 거쳐 중국 심양과 천진, 북경으로 가는 국제열차를 탈수 있도록 허가해준 것도 바로 평양에 부는 개방의 바람이 아니겠느냐는 백남식씨.

북한땅에서 바라본 백두산과 금강산의 일출을 사진에 담기위해 여건이 허락된다면 오는 9월경에 다시 북한을 방문하고 싶다고 그는 보다 많은 사람들이 자주 북한을 방문하고 남한을 방문해야 통일의 가능성은 그만큼 앞당겨 질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빡빡한 여행 일정에 쫓겨 좀더 많은 북한신자들과 대화할 수 없었던 것이 가장 안타깝다는 백남식씨는 그렇지만 사진을 찍기위한 작가로서의 근성을 발휘, 새벽1시에 잠자리에 들었다가 3시에 일어나 묘향산을 등반하는 등 한점의 사진이라도 더 찍기위해 바쁘게 보냈다고 한다.

지난해 8월 직장암 판정을 받은뒤 두번에 걸친 대수술을 받고 항암제 투여 등 치료를 계속하고 있는 상태에서 북한을 방문한 백남식씨는 2백주년과 성체대회때 전체행사 장면을 파노라마 사진으로 촬영, 파노라마 사진을 거의 처음으로 소개하는 등 사진 작가로서 뛰어난 실력을 발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재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