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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교자성월 특집 - 국내 순교기념관 순례] 절두산순교기념관

이주연 기자
입력일 2009-06-25 01:40:00 수정일 2009-06-25 01:40:00 발행일 1998-09-20 제 2120호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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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교회 최초ㆍ최대 박물관
황사영백서ㆍ주교요지 등 서적ㆍ유물 등 3천여 점 소장
최양업 신부 일대기 31점, 유중철ㆍ이순이 일대기 27점, 진귀한 초대교회 자료 눈길
서울시 관광지 지정 불구 주변 공사 등으로 오염 심각 유산 원형 보존 역부족
1866년 병인년에 프랑스 함대가 양화진까지 침입해 왔을 때 대원군은 「양이(洋夷)로 더럽혀진 한강 물을 서학(西學)의 무리들의 피로 씻어야 한다」며 일부러 천주교 신자들의 처형지를 양화진 근처 절두산으로 택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한국교회 역사상 가장 혹독한 박해로 기록되고 있는 병인박해.

1966년, 한강변에 우뚝 솟은 봉우리 모양의 절두산에 기념관이 들어선 것은 이곳서 수많은 순교자들이 목을 떨구었던 병인박해 100년을 기억하기 위해서였다.

서적류 1,258책, 지본 193점, 교회사적 유물 750점, 민속도자기 186점, 민속품 151점, 사진류 295점, 회화 155점, 야회전시물 45점 등 3,000여점을 소장하고 있는 절두산 순교기념관은 명실공히 한국 최대 교회사 박물관이다.

절두산 순교기념관은 1965년 병인순교 100주년 기념사업 일환으로 기획돼 67년 낙성된 한국교회 최초의 순교박물관으로 꼽힌다.

절두산의 지세와 한강변을 활용하여 자연 속에서의 조화미를 얻은 이 기념관은 순례성당과 순교성인 28위의 성해를 모신 지하묘소 그리고 한국교회 발자취를 느낄 수 있는 자료 유물들의 전시관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기념관에서는 초대교회 창설에 힘썼던 선구 실학자 이벽 이가환 정약용의 유물과 순교자들의 유품, 그리고 순교자들이 옥고를 치를 때 쓰여졌던 형구들이 관람객들의 눈길을 모은다.

특히 한국교회 두 번째 사제였던 최양업일대기 31점과 유중철(요한) 이순이(루갈다)부부 일대기 27점은 진귀한 초대교회 자료로 꼽힌다.

「황사영백서」정약종이 쓴 한글로 된 최초의 교리서「주교요지」등의 사료와 함께 서울대 미대 고 김세중교수가 제작한 종탑의 순교자상과 대리석 제대, 성당 십자가, 성체감실, 윤명로 교수의 모자이크 「순교」등 한국교회 대표적 예술품들도 이곳을 찾는 이들의 발걸음을 붙잡고 있다.

기념관 광장에서는 김대건 신부의 동상, 최종태교수의「순교자 석상」,형구돌, 오타 줄리아의 묘, 박순집의 묘 남종삼 성인의 흉상과 사적비, 교황 요한바오로 2세 반신상 등을 살펴볼 수 있다.

지난해 개관 30주년을 맞아 30개 성상 동안의 명실상부한 한국교회 순교자 신심현양 요람지임을 천명했던 절두산 순교기념관. 올해 11월경에는 30년 발자취를 더듬는 「30년사」가 발간될 예정이다.

서울시 관광지로 지정돼 있으면서 공항과 가장 인접하다는 조건에서 국내외 순례자들이 「0순위」 순례 장소로 꼽고 있는 절두산순교기념관은 그러나 당산철교 보수작업 등 대기오염 소음 분진 습기를 유발시키는 주변 환경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어 한국교회 유산을 원형대로 보존하기엔 역부족이라는 우려가 많다.

이와 관련 관장 배갑진 신부는 『현재 기념관의 제대로 된 운영을 위해서는「전문가 배치」와 「수장고 설치」가 필요하다』고 역설하고 『명실상부한 한국교회 순교 박물관을 만들기 위해 마스터플랜을 구상 중』이라고 밝혔다.

2000년을 기점으로 시도될 이 계획은 현재의 기념관 건물 개보수를 통한 박물관화, 그리고 주변지역의 성역화다.

현재 기념관측은 2000년경 절두산 순교기념관 주변 지하차도 공사가 완공되고 당산철교가 재개통되면 3,500평가량의 기념관 인근 지역을 관리키로 서울시와 협의를 마친 상태다.

배신부는 이러한 배경 안에서 기념관 운영위원회와 후원회원들 중심으로 기념관의 전문화 및 수장고 설치를 포함한 개보수 작업 계획을 추진중이라고 전하면서 신자들의 관심과 지원을 당부했다.

※관람시간=4~9월:오전 9시~오후 5시, 10~3월:오전 9시30 분 ~ 오후 5시. 정기휴관 매주 월요일.

※문의=02-3142-4434

이주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