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알코올 중독 때문에 세상 사는게 힘들고 괴로웠습니다. 아이들에게 엄마구실도 못하고…그런데 알라논 덕택에 많은 게 달라졌습니다』
『10년째 술에 절어있는 남편을 보면 희망이 없습니다. 그래서 저도 술을 마시게 됐고 웃어본 지가 언제인지 기억이 안납니다. 지푸라기도 잡고싶은 심정으로 이곳을 찾았습니다』
지난 11월 6일 서울 화곡본동본당(주임=차원석 신부) 내에서 마련된 알라논(AL-ANON) 모임. 남편 또는 아들의 알코올 중독으로 상처받은 이들의 치유를 위한 나눔이 이어졌다.
알라논(AL-ANON)은 알코올 중독자들의 가족친목 모임으로서, 그들이 안고 있는 공통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매주 정기적으로 만나 서로 경험과 힘, 희망을 함께 나누는 자리다.
지난 83년 골롬반회 안성도 신부가 미국에서 들여온 프로그램이지만 종교와는 전혀 무관한 모임. 현재 12명이 참여하는 화곡본동본당 모임에도 불교, 개신교신자, 비신자들이 함께 하고 있다.
12단계 과정을 거쳐 가족들의 치유를 돕는 알라논(AL-ANON)은 누구에게나 문이 열려있으며, 경제적인 부담없이 익명으로 만나 공동체의 힘을 통해 변화를 체험하는 모임이다.
알라논(AL-ANON)을 통해 알코올 중독 남편과 스스로가 치유됐다는 안성희(가명·44·글라라)씨는 『매일 7~8병씩 술을 마시다 결국 직장도, 명예도 다 잃었던 남편 때문에 나도 알코올 중독자가 될 뻔했다』면서 『그러나 남편은 알코올 중독자 모임을 통해, 나는 알라논을 통해 직장도 찾고 건강을 회복했다』고 전했다. 안씨는 『다시 찾은 가정의 평화는 모두 알라논 덕분이라 10년째 나같은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들과 함께 하고 있다』면서 『알라논은 절망에 빠져있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화곡본동본당 알라논(AL-ANON)은 지난 97년 알코올 중독에 대해 본당차원에서 대대적인 특강을 가진 후 시작됐으며, 현재 전국적으로 54개 모임이 병원과 성당, 복지관, 보건소 등에서 이뤄지고 있다.
화곡본동성당 외에 인천 만수1동성당, 서울 양재동성당, 수원 성남 수진동성당, 인천 김포성당에서도 매주 알라논(AL-ANON) 모임이 마련되고 있다.
※문의=(02)752-1808, 한국 알라논 가족친목 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