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만나봅시다] 탤런트 손창민(요한)씨

김유진 기자
입력일 1999-06-13 03:41:00 수정일 1999-06-13 03:41:00 발행일 1999-06-13 제 2155호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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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장미와 콩나물'의 녹화가 얼마 남지 않은 시간. 탤런트 손창민(요한, 대치 2동본당)씨는 이미 '배우 손창민'이 아닌 극중인물 '최영대'의 모습이었다.

의사, 변호사, 깡패, 자동차 정비공, 광고회사 간부, 영화감독 지망생… 7살 때 아역 탤런트로 연기활동을 시작, 어떠한 인간형도 자유자재로 표현하는 성숙한 연기자로 탈바꿈한 손창민씨.

손씨는 "배우란 직업이 갖는 가장 큰 매력은 온갖 사람들의 삶을 살아볼 수 있다는 점"이라고 말문을 꺼낸다. 드라마를 하는 동안 실생활에서도 극중인물처럼 살게 된다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 극중인물처럼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는 자신을 발견하고는 때때로 허전하면서도 흐뭇한 웃음을 짓는다.

95년 손씨가 아내 이지영(소화데레사)씨와 함께 영세를 하게 된 과정은 마치 한 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 하다. 철저히 주일의무를 지키고 주일학교 교사활동을 하는 등 독실한 개신교도였던 그는 정작 하느님이 빠져있는 교회에 회의를 느꼈다. 자주 다니던 길가에 한 성당이 완성되는 과정을 지켜보던 손씨. 어느날 완공된 성당에 들어섰고 고요 속에 서 있던 손씨에게 한 수녀님은 손을 내밀었다. 고모님의 유언과 네 분 누님의 개종 권유 역시 손씨의 마음을 움직였다.

신앙생활을 성실히 못하지만 신앙이 늘 삶의 중심에 자리잡고 있다고 손씨는 말한다. "연기자 생활은 매우 불규칙해요. 자칫하면 육체, 정신 건강이 망가지기 십상이죠. 또 남들이 스타라고 추켜세우니 교만하기 쉽습니다. 반면 대중 앞에서 항상 웃음을 지으며 단정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스트레스도 만만찮고…". 이런 상황에 지칠 때 손씨는 항상 주님과 얘기를 나누며 마음을 가다듬는다고 한다.

지금 촬영하는 드라마가 끝난 뒤에는 잠시 휴식시간을 가질 계획이다. 재충전의 기회로 삼으며 더욱 확고하게 자신의 자리와 색깔을 찾아갈 것이라고 한다. 아직 두 아이의 영세를 시키지 못한 것이 늘 숙제로 남아 있었는데 이번 기회에 반드시 마음 속 짐을 벗어 놓으려 한다.

연극영화과를 졸업한 만큼 연극 무대나 스크린 위에서 더 큰 꿈을 펼치려는 희망을 간직하고 있는 손씨. 중년 연기자로서의 기반을 굳힌 뒤 신앙생활에 더욱 열심하고 봉사활동을 통해 이웃과 사랑을 나눌 것이라 다짐했다. 좬신앙이 곧 생활좭이라는 손씨의 말이 오히려 겸손하게 느껴지는 이유, 그것은 자신의 일에 충실하면서 일과 신앙을 분리시키지 않으려는 자세의 소중함 때문이었다.

김유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