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

대구cpbc 사장 이상재 신부 그림묵상집「길 위에서 놀다」

우세민 기자
입력일 2023-12-26 수정일 2023-12-26 발행일 2024-01-01 제 3374호 15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그림과 짧은 글에 삶·신앙 참 의미 담아
글보다 여백이 많은 책, 짧은 글귀와 삽화로 이뤄진 책이다. 얼마 안 되는 분량이라 금세 다 읽을 것 같지만, 생각이 많아져 좀처럼 장이 넘어가지 않는다. 꽉 모인 생각들을 넓은 여백에 적어 정리하면서 한 장 한 장 넘기는, 오묘한 맛이 있다.

유쾌하면서도 촌철살인의 강의로 우리에게 신앙의 깨달음을 주고 있는 이상재 신부(가스톨·대구가톨릭평화방송 사장)가 ‘길 찾는 어른들을 위한 그림 묵상’ 연작 첫 번째 책 「길 위에서 놀다」(이상재 신부 지음/김상덕 그림/135쪽/1만 원)를 펴냈다.

이 신부는 신앙 유무를 떠나 누구나 마음속에 의지하고 싶고, 허무하게 죽고 싶지 않은 영혼의 갈증들이 있다면서, 이 책은 그들에게 작은 디딤돌 하나 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썼다고 말했다.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이며, 또 어떻게 마무리하는 것이 올바른 인생길일까. 중년을 넘긴 사람이라면 아마 누구나 겪는 고민일 것이다.

이 신부는 ▲인생에 대한 허무감 ▲과거에 대한 죄책감 ▲미래에 대한 불안감 ▲끝없는 외로움(적막감)을 인생길에서 얻게 되는 네 가지 ‘감’이라고 설명하며, 이 네 가지가 합쳐져 공포감을 느끼게 된다고 했다.

영혼의 갈증을 느끼는 사람들이 시행착오를 겪지 않도록 이 책은 인류 역사 안에서 검증받은 지식과 지혜들을 바탕으로 글을 정리했다. 이 신부는 그들의 인생길을 가리켜 “별을 따라 여정을 떠나는 동방박사의 발걸음”이라고 표현했다. 의미를 찾아 길을 나섰던 동방박사들처럼, 우리도 모두 의미를 찾아 길을 떠나는 새로운 동방박사이자 ‘구도자’(求道者)로 산다는 뜻에서다.

이 신부는 “비신자나 냉담 교우를 만나 성당으로 초대하고 싶은데, 바쁜 사람들 붙들고 오래 이야기할 수 없지 않느냐”며 “사는 게 뭔가 허전한 분들에게 이 책 한 권 드리면 어떨까”하고 제안했다.

※구입문의 053-251-2631 대구가톨릭평화방송

우세민 기자 semin@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