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도형 스테파노 신부(춘천 만천본당 주임)
- 세계주교대의원회의 제16차 정기총회 춘천교구 책임자
한국그리스도사상연구소(소장 최영균 시몬 신부)는 지난 10월 11일부터 ‘시노달리타스와 한국천주교회’ 강좌를 열고 있다.
이번 호에서는 김도형 신부(스테파노·춘천 만천본당 주임·세계주교대의원회의 제16차 정기총회 춘천교구 책임자)가 ‘시노달리타스의 실제’를 주제 강연한 강좌 주요 내용을 요약 소개한다.
제16차 세계주교시노드 신학위원회 위원 피에로 코다 몬시뇰은 이번 시노드가 지닌 가치와 중요성에 대해 “2000년 교회 역사상 처음으로 하느님 백성 모두가 참여하도록 부름받은 시노드이자,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후 가장 중대한 교회 사건”으로 밝힌 바 있다.
‘시노달리타스’는 ‘하느님 백성 전체가 교회의 삶과 사명에 관련되고 참여하는 것’을 일컫는다. ‘하느님 백성이 저마다 제 길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신앙 감각으로 공동체와 친교를 이루며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의 삶의 방식’으로 정리할 수 있다.
그 신학적 기초의 방점은 ‘하느님 백성’의 교회론이고, 이것이 시노달리타스를 이해하는 뿌리다. 하느님께서 불러 모으신 백성으로서 교회에 속한 이들은 그 품위에 있어서는 근본적으로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여기서 백성은 교회 안에 있는 누구의 것도 아닌 오로지 ‘하느님’의 것이다. 적지 않은 곳에서 시노달리타스에 대한 잘못된 이해로 마치 기존의 성직자 중심주의가 가진 폐해를 극복해 이제는 교회 주도권이 평신도에게로 이양된 것 같은 일종의 ‘주도권 싸움’으로 인식되고 있으나, 교회 주도권은 ‘하느님’에게 있으며 그 뜻을 함께 식별하기 위한 공동 노력으로 시노달리타스를 이해하지 않는 한 그 실현은 소원하다.
시노달리타스가 중요한 이유는 하느님 뜻을 찾는 ‘식별’을 위해 모든 하느님 백성이 친교 안에서 함께 참여하고 경청하며 논의하는 여정의 구조와 정신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시노달리타스와 민주주의는 그 기반에 ‘다양성’과 ‘참여원리’가 공통적으로 있다. 하지만 민주주의가 ‘결정’에 초점이 있는 다수결의 원칙을 따른다면, 시노달리타스는 ‘모든’ 하느님 백성이 함께 걷는 ‘과정’이라는 점이 차이다.
교회의 자기 쇄신이 ‘교회다움’의 회복이라고 할 때, 시노달리타스는 그 쇄신의 방향을 제시한다. 시노드적 회개는 단순히 제도적 차원이 아닌 ‘사목적·영성적·교회적 삶 등’ 모든 영역의 본질적 회개를 포함한다. 이런 부분이 특별히 오늘날 시노달리타스를 중요하게 이야기하는 의미라 할 수 있다.
시노달리타스는 ‘모든 사람’, ‘몇몇 사람’, ‘한 사람’의 구조를 지닌다. 「교회의 삶과 사명 안에서 시노달리타스」 64항은 “시노달리타스는 신자들 전체에 의한 신앙 감각의 행사(모든 사람), 각각의 사제단과 함께하는 주교단의 지도 직무(몇몇 사람), 그리고 주교와 교황의 일치의 직무(한 사람)를 내포한다. 이렇게 하여, 시노드적 역동성 안에서, 하느님의 백성 전체를 포함하는 공동체적 측면, 로마 교황의 수위권 직무가 서로 결합된다”고 설명한다.
이 구조 안에서 구체적으로 논의되는 방법론적 측면이 ‘자문’이다. 위 문서 65항은 “교회의 시노드적 삶의 쇄신을 위해서는 하느님 백성 전체에게 자문을 구하는 절차들을 활성화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힌다. 시노달리타스의 목적이 ‘하느님 백성이 함께 모든 것을 살피고 좋은 것을 찾아내는 것’이라고 할 때, 이를 위한 과정이자 방법론으로 주목해야 할 부분이 ‘자문’의 가치에 대한 재성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