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의정부교구 사목연구소 "협력사목 발전 위해 전문성 뒷받침 필요”

박영호 기자
입력일 2022-11-08 수정일 2022-11-08 발행일 2022-11-13 제 3318호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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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력사목 교구 도입 10년 맞아 설문조사
‘인사 문제 해결’ 긍정적 평가
사목 새 영역 계발 과제 남아

의정부교구가 사제 인사 적체를 해소하기 위해 도입한 ‘협력사목’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 것으로 진단됐다. 하지만 교구는 협력사목이 사제 인사 적체 해소를 위한 방편을 넘어서, 교구 운영과 사목을 위한 발전적 방안이 돼야 한다고 진단했다.

교구 사목연구소(소장 변승식 요한 보스코 신부, 이하 연구소)는 지난 2012년에 도입, 올해 실시 10년을 맞은 협력사목의 성과와 과제를 진단하는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지난 10월 27일 한마음수련원에서 열린 사제총회에서 보고서를 발표했다.

교구는 인사 적체 문제 해소를 위해 2012년 5월 인사 지침을 발표, 수품 7년차 사제는 주임사제로 발령하고, 주임 임기를 마친 사제는 또 다시 본당 주임으로 가기 전에 다른 직무를 한 번 이상 맡아야 한다는 원칙을 정해 지금까지 2년 임기의 협력사제 제도를 실시해왔다. 협력사목은 실제로 사제 인사 적체 해소에 기여, 교구는 수품 7년차 사제의 주임사제 발령이라는 원칙을 지켜왔다.

변승식 신부는 “2022년 10월 현재 교구 본당 수는 84개, 협력사목 사제 수는 31명”이라며 “협력사목을 실시하지 않았다면 현재 서품 20년차 사제 절반이 아직 주임 발령을 받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협력사목에 대한 우려도 나타났다. 설문조사에서는 협력사목 사제의 사목적 열의에 대한 우려, 즉 주임사제와의 갈등을 피하거나, 명확한 책임을 맡지 못해서, 혹은 개인적으로 고갈되어 협력사목 기간을 일종의 안식년처럼 지낸다는 지적이 나타났다. 협력사목 사제가 상주하는 본당 공동체에서 겪는 어려움과 혼란도 크게 지적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사제들은 협력사목에 대해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변 신부는 “협력사목은 선배 사제들의 기득권 포기라는 결단과 예외없는 적용에 대한 동의 없이 유지될 수 없다”며 “우려 속에서도 긍정적 평가를 하고 있는 것은 사제단 스스로의 결단과 희생, 상호 존중을 통해 인사의 어려움을 해결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드러낸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연구소는 협력사목의 발전적 계승을 위한 몇 가지 제안을 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준비 없이 본당 파견되는 방식의 협력사목 운영은 지양하고, 모든 사제가 본당 사목 기간에 특별한 사목적 관심사를 찾도록 이끄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것을 제안했다. 각자의 사목적 관심사와 전망을 수립하고 협력사목 기간에 이를 실현하기 위한 전문성까지 사전에 갖추기 위해 준비하자는 것이다. 그럴 경우 협력사목이 단순히 사제 인사 적체 해소를 위한 ‘꼼수’에 그치지 않고 사목의 새로운 가능성과 영역을 계발하는 유용한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의정부교구 협력사목의 성과는 일부 교구에서도 주목하고 있어 추후 다른 교구에서도 도입될 것으로 보인다.

박영호 기자 young@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