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대전 전민동본당 ‘신앙 골든벨’

민경화 기자
입력일 2022-11-08 수정일 2022-11-09 발행일 2022-11-13 제 3318호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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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어르신 한 팀 되어 ‘골든벨을 울려라’
본당 설립 25주년 맞아 기획
세대 간 소통하며 교리 익혀

11월 6일 대전 전민동성당에서 열린 ‘신앙 골든벨’에 참가한 어린이와 어르신들.

11월 6일 오후 2시 대전 전민동성당(주임 박진용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신부). 평소였다면 초등부 미사를 준비하느라 어린이들로 왁자지껄 했을 성당에 머리카락이 희끗하신 어르신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자세히 보니 어린이와 어르신이 한 명씩 짝을 지어 앉았다. 같은 색 스카프를 목에 두른 두 사람은 올림픽 대회라도 나온 듯 긴장한 표정으로 서로에게 응원의 말을 건넸다.

어린이와 어르신이 함께하는 ‘신앙 골든벨’이 열린 전민동성당에는 골든벨을 울리기 위한 열기로 가득했다. 행사가 시작되자 44명 어르신과 어린이들은 일제히 화면을 응시하고 문제를 열심히 들었다.

올해 설립 25주년을 맞은 전민동본당은 이를 기념해 세대 간에 소통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고자 ‘신앙 골든벨’을 기획했다. 초등부 교사들이 교리잔치를 고민하고 있던 차에 본당 노인분과에서 어르신들과 함께 하는 행사를 제안했다. 3주 전에 예상문제 100문제를 받은 참가자들은 각자 공부를 한 뒤 이날 성당에서 짝꿍을 처음 만났다.

나이가 많은 어르신들은 고학년 어린이와 짝을 지었고, 실제 손자·손녀와 짝을 이룬 어르신도 있었다. 최연소 참가자는 초등학교 1학년인 2015년생, 최고령 참가자는 1941년생 어르신이었다. 두 사람 사이에는 73년이라는 시간 간격이 있었지만 하느님 말씀을 공부하는 시간 동안 세대 간 장벽은 찾아볼 수 없었다. 서로 머리를 맞대고 답을 고민하고, 문제를 틀려 상심한 짝꿍을 위로하며 두 사람은 하느님의 말씀에 한걸음 더 가까워지고 있었다.

주임 박진용 신부는 “우리 본당은 특히 어르신들과 아이들의 관계가 좋아 함께하는 행사를 하면 좋을 것 같다는 신자들의 의견이 있었다”며 “이번 행사를 통해 어르신과 어린이들이 함께하는 가운데 다시 신앙의 즐거움을 찾을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11월 6일 대전 전민동성당에서 어린이와 어르신이 함께하는 ‘신앙 골든벨’이 열리고 있다.

민경화 기자 mk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