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사진

민경화 기자

mkh@catimes.kr

[장애인의 날 특집] 장애인청소년합창단 ‘에반젤리’…“오선지에 불가능 대신 희망의 음표 그려요”

“저한테 하나밖에 없는 거예요.” 장애인청소년합창단 에반젤리 단원 박소영(26) 씨에게 에반젤리는 세상에 하나뿐인 소중한 존재다. 서로 눈을 맞추고, 상대의 소리를 들으며, 한 방향을 바라보고 만들어내는 목소리. 발달장애인에게는 어렵거나 불가능하다고 여겨졌던 일들을 에반젤리 단원들은 현실로 이뤄냈다. 세상의 편견을 견디며 하루하루 조금씩 자라난 발달장애인들의 화음은 세상에 단 하나뿐인 울림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두드렸다. 오랫동안 함께 만들어낸 값진 노래 4월 8일 경기도 과천시민회관 에반젤리 연습실. 오후 6시가 되자 단원들이 하나둘 연습실로 들어섰다. 10대부터 3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로 이뤄진 이들은 학교 수업이나 직장 일을 마친 뒤 매주 수요일 저녁 이곳에 모인다. 학업과 업무로 지칠 법도 했지만, 피아노 반주가 흐르고 지휘자가 손을 들자 24명의 단원은 흐트러짐 없이 한곳에 시선을 모았다. 지적장애와 자폐성장애 등이 포함되는 발달장애는 눈 맞춤이나 호명에 대한 반응이 약하고, 오랜 시간 집중을 유지하는 데 어려움이 따른다. 지휘자의 눈을 바라보며 신호에 맞춰 집중을 이어가고, 다른 이의 소리를 들으며 호흡을 맞춰 노래하는 합창은 발달장애인에게 거의 불가능한 일로 여겨져 왔다. “이 부분에서는 소리를 줄였다가 점점 키우는 거예요. 옆 사람 소리를 들으면서 목소리가 튀지 않게 불러봐요.” 새로운 노래를 처음 배우는 날. 지휘자의 지시에 단원들은 정신을 집중해 한 구절씩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소리가 작아졌다 커지기도 하고 발음의 강약을 조절해 가며 한 구절을 부르는 데 신경 써야 할 것이 많다. 한창 연습 중에 남자 파트에서 다소 도드라진 소리가 흘러나왔다. 지휘자가 “다른 사람과 소리가 잘 어울리도록 소리를 줄여서 불러 보세요”라고 조언하자, 곧바로 음량을 낮춰 다시 불렀다. 노래가 절정에 이르자 신이 난 한 단원이 갑자기 자리에서 일어나 춤을 추기 시작했다. 자칫 흐름이 흔들릴 수도 있었지만, 다른 단원들은 끝까지 지휘자에게서 눈을 떼지 않았다. 그렇게 세 시간의 연습 끝에 한 곡이 완성됐다. 일반 합창단처럼 화려한 화성을 쌓는 일은 아직 쉽지 않지만, 에반젤리의 한 곡은 여느 합창단 못지않은 땀과 인내 속에서 탄생한다. 단원들은 노래할 때 “행복하고 편안하다”고 입을 모았다. 유지원(다니엘·28·수원교구 제1대리구 신봉동본당) 씨는 “에반젤리에서 많은 친구를 만나 여러 경험을 할 수 있어 좋다”며 “함께 노래를 부르며 목소리가 하나로 어우러질 때 가장 즐겁다”고 전했다. 발달장애인과 그 부모들, 교사들, 봉사자들까지 수많은 이가 오랜 시간 함께해 왔기에 에반젤리의 노래는 어떤 유명 가수의 무대보다도 값지다. 발달장애인의 합창, 희망을 전하다 “발달장애인 합창단이 없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어요.” 2003년 발달장애인 어린이들로 구성된 에반젤리 창단을 준비했을 때, 주변에서는 쉽지 않은 일이라며 고개를 저었다. 장애로 드러나는 특성이 제각각이어서 여러 명이 호흡을 맞춰 한목소리를 내는 일은 사실상 어렵다고 여겨졌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홍창진 신부(요한 보스코·제2대리구 석수동본당 주임)는 발달장애인의 가능성을 믿고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더불어 만든 희망의 소리를 세상에 전하고자 2003년 에반젤리를 창단했다. 합창단 이름은 ‘좋은 소식’, ‘복음’을 뜻하는 그리스어에서 따왔다. 창단 멤버인 신혜정(소피아) 국장은 “일반 아이들이 학원에 가는 시간에 발달장애인 아이들도 취미를 갖고 사회생활을 경험할 기회를 만들고 싶어 10~15세 발달장애인 어린이 합창단으로 출발했다”며 “그 아이들이 청소년과 성인이 된 뒤에도 계속 노래하고 싶어 했고, 에반젤리를 너무 좋아해 2013년 장애인청소년합창단으로 전환해 지금까지 함께하고 있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노래 한 곡을 합창으로 완성하는 데 1년이 걸렸다. 그러나 이제는 몇 달간 연습하면 한 곡을 익힐 만큼 성장했다. 박수련 지휘자는 “발달장애인은 상호작용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알려져 있지만, 에반젤리를 지휘하며 꾸준히 연습하면 충분히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직접 경험했다”며 “연습실 불을 끄고 돌아다니느라 집중하지 못하거나, 목소리가 너무 커서 합창이 어려울 것 같던 아이들도 이제는 세 시간 동안 제 지시에 맞춰 집중할 수 있을 만큼 성장했다”고 말했다. 스스로의 노력으로 완성한 노래가 누군가에게 감동을 줄 수 있다는 성취감은 발달장애인 청소년들을 한층 더 자라게 했다. 신 국장은 “한 친구가 공연이 끝나고 나서 ‘선생님, 사람들이 우리가 노래를 부르면 손뼉을 치면서 다 울어요’라고 말한 적이 있어요”라며 “본인들이 누군가에게 감동을 주는 존재라는 것을 공연을 통해 경험하면서 더 열심히 노래를 부르는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에반젤리에는 다양한 연령대의 청소년과 청년들이 모여 있을 뿐 아니라 장애 유형도 폭넓다. 그만큼 더 넓은 사회적 관계를 배우고 경험할 수 있다. 단원의 어머니 박우정(헬레나) 씨는 “복지관에서는 주로 두세 명씩 비슷한 장애 유형의 아이들이 만나지만, 이곳은 서로 다른 아이들이 함께하기 때문에 부모가 가르쳐줄 수 없는 사회성을 익힐 수 있다”며 “발달장애인들은 청년이 된 뒤에도 사회생활을 경험할 기회가 많지 않은데, 에반젤리는 선후배 관계를 배우고 여러 사람이 조화를 이루는 법을 익힐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라고 말했다. ※후원 계좌 국민 231401-04-046850 사단법인 마음은행

발행일 2026-04-19 제3487호 4면

[장애인의 날 특집] ‘장애인과 함께’…수원교구 사목 현황은?

4월 20일은 장애인에 대해 깊이 이해하고 배려하며, 장애인의 재활 의욕을 높이기 위해 제정된 ‘장애인의 날’이다. 수원교구는 정신적·신체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장애인들이 신앙 안에서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사목에 힘쓰고 있다. 교구는 2014년 12월, 장애인사목위원회 전담 사제를 임명하면서 본격적으로 교구 내 장애인들의 신앙생활을 사목적으로 지원하기 시작했다. 지체, 농아, 시각, 발달 등 다양한 장애 유형에 따라 운영되는 각 장애인선교회를 연합하고, 그 활동 범위를 확대해 나갔다 장애인선교연합회는 매년 네 차례 연합미사를 비롯해 주님 부활 대축일, 성모 승천 대축일, 주님 성탄 대축일 등 주요 대축일에도 함께 미사를 봉헌한다. 또한 야외 활동과 문화 행사, 성지순례를 통해 회원 간의 친목을 도모하고 서로 다른 장애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시간을 마련하고 있다. 각 선교회의 활동 또한 세심하게 지원된다. 농아선교회는 매년 11월 수어 연도대회를 개최하며, 발달선교회는 발달장애인의 사회성 개발을 위해 박물관, 미술관, 영화관 등 다중이용시설에서 1년에 다섯 차례 사회문화체험을 진행한다. 특히 화서동, 중앙, 성남동, 안산성요셉, 철산성당에서는 매주 교중미사에서 농아인을 위한 수어미사가 봉헌된다. 이 미사는 비장애인ㅈ 신자들이 장애인을 이해할 중요한 기회를 제공한다. 장애인과 동행하려는 노력은 전례 공간의 변화로도 이어졌다. 교구 사회복음화국은 2023년 ‘휠체어를 이용하는 지체장애인을 위한 전례공간 마련 권고’를 배포하고, 각 본당에서 이를 적용할 수 있는 예시를 공유했다. 이 권고는 휠체어를 탄 신자가 미사에 참례하는 데 필요한 편의가 고려되지 않은 건축물에도 적용 가능한 방안을 제시했다. 예를 들어 ▲신자석 첫 줄 중앙통로 양옆에 분리 가능한 좌석이 있을 경우 이를 휠체어석으로 활용하는 방법 ▲신자석 첫 번째 줄 바로 앞에 공간을 두고 휠체어석을 배치하는 방법 등이 있다. 미사 참례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발달장애인을 위한 사목도 활발하다. 교구 장애아 주일학교 연합회는 발달장애인들이 교회 안에서 미사를 비롯해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현재 분당성루카, 성남동, 중앙, 분당성요한, 분당야탑동, 권선동, 본오동, 영통성령, 비전동, 동백성마리아 등 10개 본당에서 장애아 주일학교를 운영하고 있으며, 연합회는 전체 가족미사를 비롯해 성지순례와 캠프 등 다양한 활동을 기획, 운영하고 있다. 매년 1월 열리는 장애아 주일학교 교리교안 교육은 학생들의 장애를 이해하고, 현장에서 겪는 신앙적 고민을 나누는 시간을 통해 교리교사들의 활동을 돕고 있다. 제2대리구 분당성요한본당 장애아 주일학교 교감 강주열(미카엘) 씨는 “돌발 행동을 할 수 있기 때문에 부모님 입장에서 편안한 마음으로 발달 장애인 아이와 미사를 참례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일주일에 한 번 짧은 시간이라도 부모님이 편안한 마음으로 아이를 맡기고 미사에 참례할 수 있게 도울 수 있다는 것도 저희 교사들에게는 큰 보람”이라고 말했다. 이어 “장애아 주일학교 교사를 하면서 발달장애가 있는 아이들에게 무언가를 해준다기보다 신앙생활을 잘해 나갈 수 있게 서로 도우며 함께 걸어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고 덧붙였다.

발행일 2026-04-19 제3487호 1면

수원교구 생태환경위, ‘생태영성으로 읽는 성경이야기’ 개강

수원교구 생태환경위원회가 “하느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빛이 생겨라’ 하시자 빛이 생겼다”(창세 1,3) 주제 강의를 통해 지구와 우리의 관계를 이해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교구 생태환경위원회가 주관한 ‘생태영성으로 읽는 성경이야기’ 첫 강좌가 4월 8일 안양가톨릭회관 2층 회의실에서 열렸다. ‘관계’를 주제로 한 첫 강의의 핵심 말씀은 “하느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빛이 생겨라’ 하시자 빛이 생겼다”다. 교구 생태환경위원회 위원장 양기석(스테파노) 신부는 “그리스도교 전통의 핵심이 되는 것이 ‘말씀이 사람이 되셨다’는 것”이라며 “하느님은 예수님을 통한 육화라는 특별한 방식으로 표현됐지만 하느님이 모든 창조물에 스며들어 계신다는 것으로 확장해서 생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예레미야서는 “사람이 은밀한 곳에 숨는다고 내가 그를 보지 못할 줄 아느냐? 주님의 말씀이다. 내가 하늘과 땅을 가득 채우고 있지 않느냐? 주님의 말씀이다”(23, 24)라고 전한다. 말씀을 통해 우리는 하느님이 하늘과 땅, 모든 것 안에 계신다고 이해할 수 있다. 양 신부는 “관상산책을 통해 자연 안에 계신 하느님을 느낄 수 있다”며 “걷는 동안 발걸음이 땅을 축복하고 땅이 우리를 축복한다고 상상할 뿐 아니라 주변에서 들리는 생명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면서 자연이 하는 이야기를 듣는 능력을 기를 수 있다”고 말했다. 창조세계 곳곳에 하느님이 깃들어 있기 때문에 지구는 곧 성전이라고 볼 수 있다는 것이 양 신부의 설명이다. 이어 양 신부는 “하느님을 찾는 곳이 거룩한 성전이라면, 지구 역시 하느님을 만날 수 있는 거룩한 곳”이며 “자연이 성스러운 곳이라는 것을 안다면 훼손하거나 더럽히지 말고 보호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강의를 참석한 김순실(엘리사벳·제2대리구 인덕원본당) 씨는 “숲속이 성전이라고 생각하라는 말씀을 들으니 관상산책을 할 때 거룩한 마음으로 임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마을의 쓰레기를 줍고 자원을 아끼기 위해 노력했던 것들이 하느님을 위한 일이라는 것을 강의를 통해 배우면서 앞으로 더욱 기쁜 마음으로 실천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삶 속에 살아있는 하느님의 말씀을 통해 생태영성의 의미를 배우는 ‘생태영성으로 읽는 성경이야기’는 5월 27일까지 매주 수요일 ▲대화 ▲성소 ▲귀기울임 ▲거룩한 상징들 ▲성사 ▲전례 ▲복음 선포를 주제로 진행된다.

발행일 2026-04-19 제3487호 1면

수원교구 평촌본당, 우리동네 생태환경 현장 탐방

수원교구 제2대리구 평촌본당(주임 김우정 베드로 신부)은 지역의 환경 문제를 체험하면서 피조물 보호를 위한 실천 방법을 고민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본당 생태환경분과는 4월 11일 안양천 생태이야기관과 안양그린마루를 탐방하는 ‘우리동네 생태환경 현장 탐방’을 마련했다. 생태환경분과원을 비롯한 신자 12명은 안양천 생태이야기관에서 과거 오염됐던 안양천이 시민들의 노력으로 어떻게 생명의 하천으로 거듭났는지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아울러 안양천에 살고 있는 식물과 곤충, 물고기에 대해 살펴보며 지역의 생태환경을 배우고 체험했다. 안양 그린마루는 분뇨처리장 관사로 이용되던 노후 건물을 리모델링해 기후변화체험교육센터로 활용하는 곳이다. 이곳을 찾은 신자들은 생활 속 에너지를 절약하는 방법, 자원순환 실천법을 배우며 가정과 교회에서 탄소중립을 구체화할 수 있는 의견을 나눴다. 생태환경분과장 최국자(실비아) 씨는 “본당이나 가정 내 실천 위주로 진행했던 활동을 확장해, 우리 동네의 생태환경을 직접 확인하며 보존의 중요성을 체감하고 피조물 보호 활동에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 탐방을 계획했다”며 “가까운 지역사회의 환경 문제에 먼저 관심을 가지고 일상을 바꿔나가는 시간이었다”고 전했다. 탐방에 참여한 김동희(요셉) 씨는 “단순히 동네를 둘러보는 시간을 넘어,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선물하신 ‘공동의 집’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또 우리가 지켜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 몸소 체험하는 소중한 기회였다”며 “아름다운 세상을 창조해 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리며, 이번 탐방이 본당 공동체가 일상에서 일회용품 줄이기, 분리배출 철저히 하기 등 지구를 돌보는 작은 실천을 지속해 나가는 계기가 되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발행일 2026-04-19 제3487호 1면

수원교구 가톨릭미술가회, 제24회 성화 성물전 개최

수원교구 가톨릭미술가회는 4월 27일까지 수원화성순교성지 내 뽈리화랑에서 제24회 성화 성물전을 개최한다. ‘다시 찾은 기쁨의 빛’을 주제로 열리는 전시는 가톨릭미술가회 소속 작가 37명의 작품 37점이 전시된다. 매년 상반기에 성화와 성물을 전시하고 있는 가톨릭미술가회는 올해도 ‘기쁨의 빛’을 떠올리며 작가들이 완성한 작품을 선보인다. 박복순(수산나) 작가의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안향지(글라라) 작가의 <은방울 꽃을 든 성모 마리아>, 심순화(가타리나) 작가의 <묵주기도의 모후> 등 성모 성화를 비롯해 십자고상과 미사제구 등 다양한 작품을 만날 수 있다. 가톨릭미술가회 최계진(마리아) 회장은 어머니의 품에 안긴 아기 예수님을 형상화한 <빛과 생명으로>를 선보인다. 아울러 4월 19일 바자회를 열고 전시 작품 뿐 아니라 민지현(사라) 작가가 만든 묵주, 최계진 작가가 만든 수원화성순교성지 키링과 테이블보, 옷도 판매한다. 특별히 올해는 가톨릭미술가회 작가들이 그림을 그린 에코백도 전시 중에 판매한다. 판매 수익금은 수원화성순교성지 후원에 쓰일 예정이다. 최계진 회장은 “봄을 맞아 생명의 기운을 담은 기쁨의 빛을 가톨릭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만날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수원화성순교성지를 찾는 순례객들이 성지에 깃든 순교신심을 성화와 성물을 관람하면서 더욱 깊이있게 묵상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발행일 2026-04-19 제3487호 2면

[우리 이웃 이야기] 수원교구 노인사목 봉사자 동백성마리아본당 전명희 씨

“피정 기간 편안한 마음으로 하느님을 만나고 돌아가실 수 있도록 도왔을 뿐인데, 대접을 잘해줘 고맙다며 손을 꼭 잡아주시던 어르신이 기억에 남습니다.” 수원교구 제2대리구 복음화3국 노인사목 봉사자인 전명희(젬마·65·수원교구 제1대리구 동백성마리아본당) 씨는 봉사를 하며 느낀 보람을 이렇게 전했다. 지난 3월 26일 열린 제1차 시메온과 한나처럼 피정. 70세 이상 신자를 대상으로 열린 피정에서 전 씨를 비롯한 교구 봉사자 8명은 어르신들이 피정에 편안하게 참여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살폈다. 봉사자들은 참가자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주의 깊게 지원하며, 피정에 필요한 모든 도움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했다. 교구는 2021년 70세 이상 노인 대상 피정을 시작했다. 피정 초창기부터 봉사에 참여한 전 씨는 사전 기획부터 피정 준비, 오리엔테이션 진행을 담당하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세계 조부모와 노인의 날을 제정하시면서 교구에서도 노인사목에 관심을 두고 피정을 기획했고, 저는 담당 신부님과의 인연으로 봉사자로 합류하게 됐죠. 대구대교구에서 시작한 노인 대상 토빗피정을 다녀온 뒤 우리 교구에 맞는 피정을 기획하는 데 힘을 보탰습니다.” 70세 이상 고령 신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피정이기 때문에 봉사자들은 각별히 신경을 쓰며 참가자들을 챙긴다. 아픈 곳이 있는지 먹는 약은 무엇인지 사전에 확인한다. 피정 중에는 소화가 잘 되는 음식을 준비하고 유산균이나 과일 등 건강한 간식을 제공한다. 피정 장소는 이동이 불편하지 않도록 엘리베이터가 있는 곳을 선정한다. 참가자가 고령이기 때문에 봉사자 한 명이 평균 두 명의 참가자를 담당하도록 했다. “70대 이상 어르신들의 경우 평생 남을 위해 헌신하며 사셨던 분들이 많기 때문에 자신만을 위해 시간을 쓰고 누군가의 배려를 받는다는 게 큰 감동으로 다가오시는 것 같아요. 살면서 이렇게 좋은 대접을 처음 받아본다며 감사하다시는 어르신들을 보면 봉사자로서 보람을 느낍니다.” 노년의 삶과 신앙이 풍요로워질 수 있도록 봉사자로 동행해 온 전 씨는 봉사를 통해 자신의 신앙을 되돌아보고 미래를 준비할 수 있었다. “나이를 먹는 게 두려워질 때가 있는데, 항상 기쁜 마음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피정에 참가하는 어르신들을 보면서 제 신앙생활의 미래를 꿈꾸게 됐습니다. 삶에서 얻은 지혜를 바탕으로 젊은이들을 하느님에게로 이끌어 줄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용기도 얻었죠.” 봉사를 통해 신앙과 함께 삶도 성장하는 은총을 얻었다. 전 씨는 “교구 노인 대상 피정에서 봉사자는 무언가를 가르쳐 드리는 게 아닌 따뜻한 눈길로 공감해 드리는 게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며 “이러한 과정을 통해 인간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고 따뜻한 사람이 될 수 있는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발행일 2026-04-19 제3487호 2면

[수원교구사 한 페이지] (8) 수도회 진출과 사회복지 사목 전개

수원교구 2대 교구장 김남수(안젤로) 주교는 “수도자야말로 교회의 뼈대인 성직자를 보완하고 둘러싼 살(근육)이므로, 교회가 건강한 모습을 갖추기 위해서는 뼈대인 성직자와 살인 수도자가 많아야 한다”며 “교회 발전의 가능성은 건전한 수도회가 얼마만큼 존재하는지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김남수 주교 사제서품 50주년 기념 회고록 「모두 하나가 되게 하소서」 중) 이에 따라 교구는 전교와 사회 활동을 추진하기 위해 해외 수도회 영입과 교구 수도회 설립에 적극적으로 나섰고 수도자 양성에도 관심을 기울였다. 교구 진출 수도회 증가는 사회복음화가 확산되는 자양분이 됐다. 지역의 사회복지 토대를 일군 교구의 역사를 살펴본다. 1970년대 이후 수도회 진출 확대, 사회복음화 토대 다져 1970~1980년대 경제 성장과 인구 집중으로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지역은 도시화가 크게 진전됐지만 이와 동시에 빈부 격차로 도시빈민과 소외계층도 증가했다. 이 시기 농촌 교구에서 도농 복합 교구로 변화하고 있던 교구는 선교사업과 함께 복지사업에도 관심을 기울였다. 그러나 인적·물적 자원의 부족으로 교구 차원에서 사회복지 사업에 힘을 기울이지 못했고 대신 복지관이나 수도회를 교구에 유치하거나 정착시키는 노력에 관심을 기울였다. 교구에 수도회가 본격적으로 진출하기 시작한 것은 1970년대다. 1972년 노틀담 수녀회를 시작으로 미야사끼 까리따스 수녀회(현 예수의 까리따스 수녀회), 미리내 천주 성삼 성직 수도회, 미리내 성모 성심 수녀회, 포교 성 베네딕도 수녀회(현 툿찡 포교 베네딕도 수녀회 서울수녀원), 성 원선시오의 애덕 자매회(현 성 빈첸시오 아 바오로 사랑의 딸회), 파티마의 성모 프란치스코 수녀회 등이 교구에 진출해 교육사업, 의료사업, 사회복지사업을 전개했다. 1980년대 후반에도 많은 수녀회가 교구에 자리를 잡았다. 이 중 1985년에 교구에 진출한 가난한 이들의 작은 자매회는 1990년 수녀원과 양로원 ‘평화의 모후원’을 준공했다. 천사의 모후 수녀회는 교구 초청으로 한국에 진출해 1991년 한국 분원을 수원 율전동에 설립하고 소외된 노인들과 함께 생활하기 시작했다. 1989년 교구에 진출한 예수 마리아 성심 전교 수녀회도 1996년 경기도 화성 향남읍에 본원을 세우고 성심어린이집을 개원해 청소년과 어린이들을 위한 활동을 시작했다. 성 안드레아 수녀회는 교구에서 설립된 수도회다. 1988년 정음전(마리안나), 김화숙(율리안나), 김정희(젤마나) 씨는 낙태를 예방하고 미혼모를 돕고자 새싹의 집을 열었다. 생명수호 운동의 중요성을 강조했던 김남수 주교는 이들의 뜻에 공감하고 1991년 11월 수도 공동체 설립을 인가했다. 경기도 안성에 본원을 둔 성 안드레아 수녀회는 현재 경기도 군포에 한부모 가정 양육시설 새싹들의 집을 운영하고 있다. 1990년대 들어서는 남자 수도회의 진출이 활발했다. 1992년 오블라띠 선교 수도회는 성남에 자리를 잡고 도시빈민 사목을 전개했다. 1998년에는 노숙인급식소 ‘안나의집’을 열고 현재까지 노숙인들에게 무료 급식과 자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1994년 교구에 진출한 예수의 작은 형제회도 경기도 안산시 원곡동에 자리를 잡고 외국인 근로자들을 위한 사목을 펼치고 있다. 교구의 수도회는 1974년 7개 수녀회, 2개 수도회에서 1997년 33개 수녀회, 14개 수도회로 크게 확대됐다. 1997년 당시 수도자 수는 수사 58명, 수녀 766명이었다. 1994년 사회복지회 설립…지역의 소외된 이와 동행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교구는 사회사목을 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사회복지법인인 수원교구 사회복지회를 설립하고 1994년 5월 10일 경기도로부터 인가를 받았다. 이를 토대로 다양한 사회복지사업이 교구 관할 지역에서 전개됐다. 특히 교구 관할 지역사회에는 의탁할 데 없는 노인들을 보호하는 양로시설이 필요했는데 수도회나 개인, 본당, 단체들이 노인복지 사업을 맡아 운영했다. 가난한 이들의 작은 자매회 ‘평화의 모후원’, 마리아의 전교자 프란치스코 수녀회 ‘글라라의 집’, 수원 성 빈센트 드 뽈 자비의 수녀회 ‘성녀 루이제의 집’, 천사의 모후 수녀회 ‘아녜스의 집’ 등이 설립돼 현재까지 노인복지 활동에 힘쓰고 있다. 개인이나 본당에서 시작한 시설 중에는 복지법인으로 발전하거나 교구·수도회에 이관된 경우도 있었다. 복지사업을 체계적이고 전문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다. 1989년 서종선(토마스) 신부가 무의탁 노인 보호를 위해 설립한 ‘애덕가정’은 1992년 천주의 섭리 수녀회가 인수해 노인 주거 복지시설로 운영하고 있다. 1991년 제1대리구 사강본당에서 시작한 양로시설 ‘사강 보금자리’는 교구 사회복지회로 이관돼 성 빈센트 드 뽈 자비의 수녀회가 위탁 운영하고 있다. 당시 도척본당 주임 방구들장(대건 안드레아) 신부는 사랑의 씨튼 수녀회 수녀들과 함께 무의탁 노인 보호사업을 시작했다. 1994년 4월에는 사회복지재단 오로지종합복지관을 만들었고 그해 11월 양로원 ‘작은 안나의 집’을 건립했다. 장애인 복지시설도 확충됐다. 인보 성체 수도회는 1990년 사회복지법인 천주교인보회를 설립하고 노인과 장애인 복지사업을 추진했다. 1991년부터 경기도 용인시 포곡읍에 시설을 마련했고, 1994년 중증장애인을 위한 요양시설인 ‘요한의 집’을 개원했다. 또한 교구 사회복지회는 중증장애인의 직업 자활을 위해 1994년 3월 수원 원천동에 ‘복지 개미사업’을 설립했다. 이후 ‘해피해누리작업장’으로 이름을 바꿔 장애인의 자립을 돕고 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 수도회도 1997년 3월 ‘해동일터’를 열고 장애인이 직업을 갖고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발행일 2026-04-12 제3486호 4면

아르스노바 합창단, 18일 수원SK아트리움서 제13회 정기공연

아르스노바 합창단 제13회 정기공연이 4월 18일 오후 5시 수원SK아트리움 대공연장에서 열린다. ‘이철수 작곡·편곡’을 부제로 열리는 이번 공연에서는 아르스노바 합창단 이철수(베네딕토) 지휘자가 작곡·편곡한 성가를 합창단과 오케스트라 연주로 선보인다. 공연에서는 「가톨릭 성가」에 수록된 <주 하느님 크시도다>, <주 예수 따르기로>, <마리아 모후여>, <무변 해상>, <수난 기약>, <예수 부활하셨네> 등을 편곡한 성가를 합창단이 연주한다. 또한 이 지휘자가 새로 작곡한 <작은 기쁨되게 하소서>, <성 프란치스코의 기도>, <주님은 나의 목자>, <사랑이 없으면> 등 4곡도 이번 공연에서 초연된다. 이 무대에는 아르스노바 합창단과 함께 소프라노 정아영·홍민정, 바리톤 이병철이 출연한다. 부산시립교향악단 지휘자를 역임한 이철수 지휘자는 현재 가톨릭 성음악 동호회 음악감독으로 활동하며 「성가 작곡·편곡집」과 「화답송집」을 비롯해 16권의 성가집과 미사곡집을 발간했다. 2003년 아르스노바 합창단을 창단해 지휘하고 있다. 합창단장 양재동(라파엘) 씨는 “지난 1년 동안 기도하는 마음으로 준비한 곡들을 이제 관객들에게 선보이게 됐다”며 “이번 공연과 함께 이철수 지휘자의 작곡·편곡집도 출판돼 한국교회 성음악 발전에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발행일 2026-04-12 제3486호 1면

수원교구, 성유축성미사 봉헌…사제서품 25·50주년 함께 축하

수원교구 성유축성미사가 4월 2일 정자동주교좌성당에서 교구장 이용훈 주교 주례로 봉헌됐다. 미사 중에는 사제서품 50주년과 25주년을 맞이한 사제들을 위한 축하식도 열렸다. 성주간 목요일 거행되는 성유축성미사 중에는 일 년 동안 사용할 병자성유, 예비신자성유, 축성성유를 축성하고 모든 본당에 나눠 교구의 일치를 드러낸다. 또한 이날 미사 중 교구 사제단은 사제서약을 갱신하고 그리스도와 교회를 위한 봉사로 받아들인 사제직에 충실하겠다고 다시금 서약했다. 특별히 올해 성유축성미사에서는 교구 청년들이 WYD 십자가와 성모 성화를 모시고 사제단에 앞서 입장했다. 미사 후에는 교구 진출 50주년을 맞이한 미리내 천주 성삼 성직 수도회와 미리내성모성심수녀회, 25주년을 맞이한 파리외방전교회에 감사장을 수여했다. 이 주교는 강론에서 “성유축성미사는 교구 공동체의 깊은 일치와 특별한 사명을 드러내는 은총의 시간”이라며 “주교와 사제단이 하나 돼 하느님께 봉헌하는 이 미사 안에서 우리는 교회의 사명과 정체성을 확인하고 복음화를 위한 새로운 결심을 다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성 프란치스코의 해를 보내는 신자들에게 “혼탁한 시대에 프란치스코 성인의 삶은 우리에게 사랑과 자비, 용서 그리고 평화의 길에 대해 알려주고 있다”며 “우리는 성 프란치스코 희년을 보내며 더욱 성화된 삶, 주님 마음에 드는 삶으로 보답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YD)를 준비하는 마음가짐도 미사 중에 당부했다. 이 주교는 “WYD는 단순히 지나가는 행사가 아니라 전 세계 젊은이들에게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고 한국교회의 오랜 전통과 살아있는 신심, 순교정신이라는 영적 자산과 가치를 보여줄 소중한 기회”라며 “남은 준비기간 동안 순교자의 유산을 기쁘고 담대하게 증거할 수 있는 은총을 주님께 청해야 한다”고 전했다. 교구는 미사 중 열린 축하식에서 사제서품 50주년 금경축을 맞은 황규철(비오), 김학렬(요한 사도), 송병수(시몬), 송현석(마르코) 신부와 25주년 은경축을 맞은 김정곤(토마스), 이정훈(이레네오), 박한현(요셉), 이종덕(가밀로), 한기석(마카리오), 김종남(요셉), 김민호(요셉), 이철구(요셉), 김태규(방그라시오), 홍요셉(요셉), 안준성(마티아), 박경민(베네딕토), 한영기(바오로), 유승우(요셉), 유주성(블라시오), 박두선(바오로), 김선복(베드로), 안상일(요셉) 신부에게 축하를 전했다. 금경축을 맞은 김학렬 신부는 “초대 교구장이신 윤공희(빅토리노) 대주교님께서 ‘과거는 하느님의 자비에 맡겨 드리고 미래는 주님의 섭리에 맡겨 드리고 현재는 주님의 사랑에 맡겨 드리면서 항상 주님의 평화를 유지하라’고 하신 말씀을 기억하며 살겠다”고 밝혔다. 은경축을 맞은 신부를 대표해 김태규 신부는 “사제생활의 반환점을 돈 18명의 동기들은 서품제의를 입고 하늘을 보고 누울 그날까지 하느님의 말씀을 삶으로 살아내고자 부단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발행일 2026-04-12 제3486호 2면

아픔과 무관심의 자리 찾아 부활 기쁨·희망 나누다

한국교회는 성주간과 주님 부활 대축일을 맞아 거룩한 전례를 거행하며 죽음과 악을 이기신 그리스도의 부활을 한 마음으로 경축했다. 동시에 교회는 부활의 기쁨이 성당 안에만 머무르지 않고 소외되고 상처 입은 이웃들에게도 전해지도록 거리와 삶의 현장으로 나아갔다.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권력자나 강한 이들이 아니라 눈물 흘리던 이들과 약한 이들에게 먼저 나타나셨듯,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 곁에서 부활의 기쁨을 함께 나눴다. ◎ 서울대교구 빈민사목위원회와 노동사목위원회 등 5개 단체는 4월 5일 서울역에서 ‘동자동 쪽방촌 공공주택 촉구를 위한 주님부활대축일 미사’를 봉헌했다. 이날 미사에는 빈민사목위원장 오주열(안드레아) 신부, 예수회 인권연대연구센터 소장 박상훈(알렉산데르) 신부를 비롯해 동자동 사랑방 주민과 사제·수도자·활동가 등 100여 명이 참례했다. 이들은 공공주택 사업을 하염없이 기다리는 주민들을 위로하며, 부활의 기쁨이 동자동 쪽방촌에도 깃들기를 기도했다. 박상훈 신부는 강론에서 “부활 신앙은 곧 다른 사람을 돌보라는 초대”라며 “예수님의 부활이 우리에게 가져다주는 삶의 새로움이 허망한 것으로 남지 않게 하려면, 다른 형제자매들이 머물 ‘지붕’을 염려하고 소외된 이들과 함께하려는 우리의 태도가 얼마나 부족했는지 고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자동 쪽방촌은 2021년 국토교통부에 의해 공공주택 사업지구로 선정됐으나, 주택 소유주들이 민간 재개발을 요구하며 갈등이 빚어져 5년째 재개발이 멈춰있는 상황이다. 사실상 사업이 중단되면서 5년 새 150명이 넘는 주민이 비좁은 단칸방에서 열악한 환경과 씨름하다 세상을 떠났다. 동자동 사랑방 대표 차재설 씨는 “씻는 것마저 불편한 공간에서 재개발이라는 ‘봄’을 기다리며 살던 한 할아버지가 ‘나도 살아생전 평온한 삶을 살아보고 싶다’라고 한 말씀이 기억에 남는다”고 전했다. ◎ 서울대교구 총대리 구요비(욥) 주교는 4월 5일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에서 운영하는 장애영유아 거주시설 ‘디딤자리’에서 주님 부활 대축일 미사를 봉헌하고, 시설에 선물을 전달했다. 구 주교는 이날 “디딤자리 어린이들의 영혼에는 사랑을 향한 의지가 담겨 있다”며 “디딤자리가 아이들이 사랑 안에서 애벌레에서 찬란한 나비로 자라나 희망을 전할 수 있도록 돕는 하느님의 집이 되길 기원한다”고 전했다. 이어 “교회가 지닌 교육·의료 시설 등을 바탕으로 장애 아동의 전인적 구원을 돕는 일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2005년 개원한 디딤자리는 장애로 인해 가정 내 보호가 어렵거나 입양이 보류된 만 0~6세의 장애 영유아가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가정공동체 형식의 소규모 거주시설이다. 현재 디딤자리는 전원해야 하는 아이들이 자립생활을 경험하고 훈련할 수 있는 ‘체험홈’ 마련이 과제로 남아 있다. 만 12세까지의 아동도 수용할 수 있지만, 공간이 부족하고 건물 증축도 어려워 외부 공간이 필수적인 상황이다. 디딤자리는 이를 위한 도움의 손길과 함께, 입소가 필요한 장애 영유아를 기다리고 있다. ※ 후원계좌 국민 487101-01-246065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디딤자리 ※ 문의 02-987-6009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디딤자리 ◎ 수원교구장 이용훈(마티아) 주교는 4월 5일 수원시 이목동에 자리한 지적장애인 거주시설 ‘바다의 별’을 찾아 주님 부활 대축일 미사를 봉헌했다. 마리아의 아들 수도회가 2003년 문을 연 바다의 별에는 현재 공동생활가정 몬띠의 집, 마르따의 집, 바르나바의 집 등에서 50여 명의 장애인이 생활하고 있다. 이용훈 주교는 미사 강론에서 “장애를 지닌 분들이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를 존중받으면서 살아갈 수 있도록 수도회는 물론이고 이용자 가족들과 지역사회가 함께 관심을 갖고 시작된 이곳은 하느님의 사랑이 가장 아름답고 눈부시게 빛나는 공동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바다의 별을 이용하는 분들과 봉사자, 직원 모두는 주님으로부터 사랑받기 위해서 태어났고 이미 충분히 귀하고 아름다운 사람들”이라며 “부활하신 예수님의 평화와 기쁨이 여러분 모두의 삶 안에 따뜻하게 머물길 빈다”고 전했다. ◎ 제주교구는 주님 수난 성금요일인 4월 3일 제주시 한림읍 성 이시돌 새미 은총의 동산 야외 십자가의 길에서 ‘4·3과 함께 걷는 십자가의 길’ 기도를 봉헌했다. 교구는 올해 성금요일이 ‘제78주년 제주 4·3 희생자 추념일’과 겹침에 따라 “나를 위해 울지 마라”(루카 23,28)를 이번 행사의 주제 성구로 정하고, 4·3이 단지 아픔과 슬픔에 머무는 기억이 아니라 희망과 생명으로 나아가야 할 여정임을 묵상하며 십자가의 길을 봉헌했다. 14처 기도를 마친 후 신자들은 새미소 대형 십자가 아래 모여 물과 피를 상징하는 대형 천을 들고 찬미와 감사의 기도를 봉헌했다. 교구장 문창우(비오) 주교는 성체 강복을 하며 십자가의 길을 마무리했다. 앞서 교구는 4월 2일 서귀포시 강정천에서 교구장 문창우(비오) 주교 주례로 주님 만찬 성목요일 미사를 봉헌했다. 문 주교는 강론에서 “갈등과 힘의 논리로 갈라진 공동체를 치유하는 길은 예수님처럼 서로의 발을 씻어 주고 보듬는 사랑, 빵을 나누는 사랑의 공동체를 이루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생명을 선택하고 평화를 이루는 삶이 교회가 걸어가야 할 생명과 평화의 순례라고 전했다. 미사 중에는 발씻김 예식도 열렸다. 마산교구장 이성효(리노) 주교도 4월 2일 경남 함안의 지적장애인 생활시설 ‘로사의 집’을 찾아 주님 만찬 성목요일 미사를 봉헌하고, 시설 생활자들의 발을 씻어 주며 주님 만찬의 의미를 되새겼다.

발행일 2026-04-12 제3486호 11면
기사 더보기더보기아이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