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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화 기자

mkh@catimes.kr

수원교구, 성직자 묘지 참배·위령미사 봉헌

수원교구는 11월 4일 안성추모공원에서 성직자국(국장 심재형 예로니모 신부) 주관으로 성직자 묘지를 참배하고 교구장 이용훈(마티아) 주교 주례로 위령미사를 봉헌됐다. 이날 행사에는 총대리 문희종(요한 세례자) 주교와 전임 교구장 최덕기(바오로) 주교, 교구 사제단과 수도자 신자들이 참석했다. 이용훈 주교는 강론에서 “주님 안에서 충실히 살다 가신 성직자들 그리고 이곳에서 영면하고 계시는 모든 교우의 영혼을 기억하며 그분들의 영원한 안식과 평화를 위해 기도하자”고 말했다. 이 주교는 ‘사제의 길과 신앙인의 자세’에 내용도 강론 중 덧붙였다. 이 주교는 “끝까지 주님께 희망을 두고, 그분의 자비 안에 우리 자신을 맡기는 것, 그것이 하느님께서 바라시는 참 사제의 길”이라며 “굳게 믿던 신앙도, 윤리도, 전통적 가치도 크게 위협받는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는 하느님께서 주시는 표징을 잘 분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먼저 하늘로 가신 신부님들의 복음적 삶을 본받아 하느님 뜻에 응답하는 경청과 소통을 바탕으로 사명과 참여와 친교를 향해 가는 시노드적 교회가 되도록 일치하여 힘을 모아야 할 때”라고 당부했다. 미사 전 사제단과 신자들은 위령기도를 봉헌하며, 세상을 떠난 이들의 영혼을 기억하며 기도했다.

발행일 2025-11-16 제3466호 1면

수원 사회복음화국 ‘사랑의 도시락’ 봉사단, 수원시 ‘나눔 유공 표창’ 수상

수원교구 사회복음화국(국장 유승우 요셉 신부) ‘사랑의 도시락’ 봉사단이 11월 4일 빛누리아트홀에서 열린 수원특례시 주최 제26회 사회복지의 날 기념행사에서 ‘나눔유공 수원특례시장 표창(감사패)’을 받았다. 사랑의 도시락 봉사단은 파장동 행정복지센터와 협력해 2021년부터 복지 사각지대 독거노인과 장애인 가정에 도시락을 나누고 있다. 매주 빠지지 않고 밥과 국, 세 가지 반찬으로 구성된 도시락을 조리해 42개 가정에 전하고 있는 봉사단은 파장동 행정복지센터의 추천으로 나눔유공 표창 수상자로 선정됐다. 시상식에서는 강정미(갈라·제1대리구 정자동주교좌본당) 봉사팀장이 봉사단을 대표해 표창을 수상했다. 이재준 수원특례시장과 사회복지 종사자, 시민, 도·시의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모두의 빛 하나의 수원’을 표어로 열린 제26회 사회복지의 날 기념행사는 축하공연과 AI 미디어아트 영상 상영, 사회복지사업 윤리선언문 낭독, 문화공연 순으로 진행됐다. 사회복지 유공 표창 수여식에서는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1명), 수원시장 표창(23명), 수원시의회 의장 표창(3명), 수원시사회복지협의회장 표창(3명), 수원시사회복지사협회장 표창(3명) 등 2개 기관·단체와 37명이 표창을 받았다.

발행일 2025-11-16 제3466호 2면

“멈춘 강을 다시 흐르게 하라”…4대강 재자연화 촉구

멈춘 강을 다시 흐르게 하려고 가톨릭교회 기관·단체와 시민들이 연대했다. '4대강자연성회복국민행동'(이하 4대강 국민행동) 발대식이 11월 5일 서울 용산동 대통령실 앞에서 개최됐다. 4대강 국민행동에는 대전·안동·청주교구 생태환경위원회, 안동교구 사회사목협의회, 마산교구 가톨릭여성회관을 비롯한 전국 201개 시민사회단체와 1019명의 시민이 동참한다. 발대식에서 4대강 국민행동은 “2012년 이명박 정부에서 자행한 ’4대강 살리기 사업‘ 이후, 우리 강은 흐름을 빼앗겨 악취를 풍기기 시작했고, 만질 수 없고 접근할 수 없는 위험한 강으로 망가졌다”며 “유속을 잃고 속수무책 햇빛에 노출된 강에는 독소를 품은 녹조가 창궐했고, 물살이들은 떼죽음을 당했다”고 전했다. 2009년 1월 이명박 전 대통령은 녹색성장 사업의 핵심 사업으로 한강, 낙동강, 금강, 영산강 등 4대강을 준설하고 친환경 보(댐)를 설치하는 4대강 정비사업을 추진했다. 2012년 4월 4대강에 16기의 보가 설치됐고, 이로 인해 물길이 막힌 4대강의 녹조 오염이 심각해졌다. 2014년에는 하천·호수가 부영양화로 녹색으로 변하는 속칭 ‘녹조라테’ 문제도 크게 대두됐다. 4대강 재자연화를 공약으로 내세운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뒤, 2017년 세종보 부분 개방을 시작으로 금강과 영산강의 5개 댐을 개방하고 수문 개방 모니터링을 시행했다. 댐 철거 대비 유지에 대한 경제 타당성 분석과 대국민 인식 조사도 진행했다. 그럼에도 현재까지 댐 철거는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 4대강 국민행동은 “윤석열 정부의 물 정책은 신규 댐 건설, 대규모 하천 준설로 점철되고, 문재인 정부에서 4대강 재자연화를 위해 추진하던 모든 예산과 인력이 대통령의 주문에 삭감됐다”며 “오늘 우리는 강의 회복을 염원하는 국민과 시민사회, 전문가들과 함께 연대하여 ‘4대강자연성회복국민행동’을 발족하고, 이재명 정부에 4대강 재자연화 정책 추진 의지를 다시 묻는다”고 밝혔다. 아울러 정부에 ▲낙동강 취·양수 시설 개선 사업 예산 확보와 이행 ▲금강·영산강 보 처리 방안 원상회복과 연속성 있는 추진 ▲2027년 내 한강·낙동강 보 처리 방안 마련 ▲국가물관리기본계획 자연성 회복 기조 원상회복 ▲윤석열 정부의 기후 대응 댐 계획 전면 중단과 실효성 있는 기후위기 대응 방안 마련 ▲대규모 준설 위주 하천 관리 계획 철회와 수생생태계 연속성 확보 사업 추진 등을 요구했다. 4대강 국민행동은 “또다시 우리 강을 정쟁의 수단으로 삼고 빈 수레로 끌고 간다면 단호히 정부를 비판하고 싸울 것이며, 진정성을 가지고 4대강 재자연화를 추진한다면 누구보다 강력한 지지와 지원을 보낼 것”이라며 “우리는 우리 강이 본래의 흐름을 되찾고 거침없이 흐르는 것을 직접 목격할 때까지, 끝까지 투쟁할 것을 다시 한번 천명한다”고 말했다.

발행일 2025-11-16 제3466호 16면

[사랑 나눌수록 커집니다 성금 전달] 대장암·위암 합병증으로 고통받는 김기완 씨

대장암과 위암 합병증으로 고통받고 있는 김기완 씨 사연에 독자들이 성금을 통해 큰 사랑을 전해왔다. 중학생 아들과 함께 살고 있는 김기완 씨는 두 번의 암 투병으로 건강이 안 좋은 상황에서도 가정을 지키기 위해 건설 현장에서 일하고 있다. 10월 15일부터 11월 4일까지 모금액은 총 5979만 1873원이다. 성금은 수원교구 세마본당 주임 홍명호(베드로) 신부를 통해 김기완 씨에게 전달했다. 김기완 씨는 “경제적으로 어려워 위암 재발 이후 치료를 엄두도 못 내고 있었는데 저를 위해 마음을 모아주신 많은 분 덕분에 치료받을 수 있을 것 같다”며 “돈 때문에 중단됐던 아들의 정신과 치료도 다시 시작해 우리 가족이 건강을 되찾고 더 어려운 분들을 도우며 살아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가족이 좌절하지 않고 희망을 품고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셔서 너무나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홍명호 신부는 “평상시에 건강관리 잘하시고 자녀가 바르게 잘 성장할 수 있도록 돌보셨으면 좋겠다”며 “가톨릭신문 독자들이 소중한 성금을 모아 주셨으니, 어려움이나 고난이 있더라도 용기를 내 굳건하게 잘 헤쳐 나가시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발행일 2025-11-16 제3466호 5면

[칼럼 - ‘공동의 집’ 지구를 위해] (9) ‘우리 공동의 집’을 위한 순례: 지속 가능한 세계청년대회로의 초대

2027 서울 세계청년대회(WYD)는 가톨릭 신자가 다수가 아닌 국가에서 처음 열리며, 특히 분단국가에서 열린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그런데 한반도의 지리적 여건상 해외에서 오는 대부분의 청년은 항공편에 의존하게 되고, 이는 온실가스 배출을 증가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낳는다. 예상 참가자 100만 명이 비행기로 이동할 경우, 이 과정에서만 약 200만 톤의 온실가스가 배출될 것으로 추정된다. 단순한 신앙 축제를 넘어, 우리는 이미 기후위기 시대에 살고 있으며 이 대회 역시 그 현실과 무관할 수 없다. 주님께서 말씀하신 “용기를 내어라, 내가 세상을 이겼다”(요한 16,33)는 선언은, 이 시대의 어려움 속에서도 우리가 물러서지 않고 새로운 응답을 선택해야 함을 상기시킨다. 가톨릭교회는 오래전부터 하느님의 창조 질서를 보전하는 책임을 강조해 왔다. 특히 프란치스코 교황의 회칙 「찬미받으소서」는 환경 문제를 도덕적·영적 과제로 다루며, 인간과 자연이 공동체로서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피조물은 하느님의 자녀들이 나타나기를 간절히 기다리고 있습니다”(로마 8,19)라는 말씀은 창조 세계가 인간의 회심과 돌봄을 통해 다시 회복되기를 기다리고 있음을 분명히 보여준다. 그러므로 WYD는 단순한 축제가 아니라 우리의 신앙이 어떻게 이 세상 안에서 책임을 실천할 것인가를 묻는 자리다. WYD 개최에 따른 환경영향을 최소화하고 피조물 보호를 위한 본분을 다하기 위해서는 본 행사로 인해 발생하는 환경 영향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행사 장소 건축과 숙박, 교통, 식품, 폐기물, 에너지 사용에 이르기까지 주요 부문의 배출원을 진단하고, 이를 줄이기 위한 ‘감축→대체→상쇄’의 단계적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200만 톤의 온실가스는 25만 그루의 나무 심기로 상쇄할 수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실질적인 감축과 투명한 이행 평가가 병행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 전문가 집단과 교회, 시민사회, 지방정부, 청년 공동체가 함께 참여하는 ‘지속가능성 협력 플랫폼’이 필요하다. 특히 분단의 땅에서 열리는 WYD는 평화를 향한 영적 상징성을 지닌다. 이곳에서 우리는 자연과 인간, 남과 북, 세대와 세대 사이의 관계를 다시 잇는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 한다. 환경적 지속가능성은 곧 평화를 이루는 구체적 방식이 될 수 있다. 걷기, 나누기, 절제, 함께 돌보는 삶은 창조 세계의 질서를 회복하며, 우리를 화해와 연대의 공동체로 초대한다. WYD가 단순한 대형 이벤트가 아니라, 지구와 이웃 그리고 미래 세대와의 관계를 회복하는 신앙적 전환의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 “우리는 피조물과 더불어 살아가고 있는가?”라는 질문 앞에서, 우리의 응답은 이제 말이 아니라 실천이 되어야 한다. 글 _ 전의찬 스테파노(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 위원·세종대학교 기후에너지융합학과 석좌교수)

발행일 2025-11-16 제3466호 16면

[수원교구 성당 순례] 죽산순교성지 성당

경기도 안성시 일죽면. ‘죽산성지’라 새겨진 큰 돌을 만난다. 성지 초입이다. 이곳에서 성지까지는 800여m. 포졸들에게 잡혀 와 죽산 관아에서 모진 고문을 받고 초주검 된 신자들이 처형 터로 향하던 그 길이다. 죽주산성을 마주하는 이곳은 고려 때 원나라 군사가 진을 친 곳이어서 ‘이진(夷陳)터’라 불렀는데, 박해시기 ‘잊은 터’라는 이름이 더해졌다. 훗날 신자들은 그 자리에 성지를 세워 기억의 공간으로 삼았다. 24위 순교자와 이름 모를 무명순교자들이 잠든 죽산순교성지(전담 이해윤 루도비코 신부)는 위령성월을 맞아 순교자를 기억하기 위해 발걸음을 한 순례자들 덕분에 가을 햇살 아래 더욱 빛나고 있다. 잊어야 하는 터, 기억해야 할 터가 되다 성지 대문은 웅장하고 당당한 모습이다. ‘성역(聖域).’ 성스러운 공간으로 들어간다는 의미의 현판을 단 큰 문루를 넘어서자 넓은 잔디광장 너머로 순교자 묘역이 눈에 들어온다. 성지는 대문을 중심으로 기와를 얹은 담벼락으로 둘러싸여 있고 그 안쪽으로 묵주기도의 길, 순교자 묘역, 십자가의 길이 정갈하게 배치돼 있다. 봄이면 꽃들이 만개하고 가을이면 단풍이 수놓여 사시사철 아름다운 성지는 이제 잊은 터가 아닌 기억에 남는 터가 됐다. 담벼락 끝에 자그마한 십자가가 보인다. 성지 대성당이다. 초가집을 연상케 하는 황토색 벽에 검은색 기와를 얹은 소박한 모습이다. 성당은커녕 함께 모여 기도할 공간조차 없었을 신앙 선조들을 대신해 오늘 순례자들은 성당 안에서 순교자들을 위한 미사를 봉헌하고 있다. 대성당 앞에 앉으면 성지 전체를 올려다볼 수 있다. 그리스도와의 일치를 위해 고된 길을 걸었을 신앙 선조들을 떠올리며 새롭게 지어진 아름다운 마을에서 고통받지 않고 마음껏 하느님 사랑을 느끼길 기도하고 묵상할 수 있다. 성당을 나와 오솔길을 오르면 순교자 묘역이다. 중앙의 무명 순교자 봉분을 중심으로 좌우에 병인박해 24위 순교자 묘와 현양탑이 대칭을 이룬다. 순례자들이 피의 순교를 체험하고 기도할 수 있도록 순교자 묘는 성지의 한 가운데 자리하고 있다. 묵주기도의 길에서 성모 신심을, 묘역에서 순교 신심을 묵상한 순례객은 마지막으로 소성당에서 성체조배로 그리스도와의 일치를 체험한다. 성지를 찾은 민영문(스테파노·인천교구 중3동본당) 씨는 “다른 어떤 성지보다 순교자 묘역을 잘 조성해 놓아 마치 천국에 온 것 같은 느낌이었다”며 “소성당에서 순교자들의 유해를 바라보고 기도할 수 있어 올해 위령 성월이 더욱 뜻깊었다”고 말했다. 순교자 피로 물들었던 처형 터, 성지로 거듭나다 죽산은 삼남을 잇는 교통의 요지이자, 임진왜란 이후 전략 거점으로 평가돼 1595년 도호부로 승격됐다. 병인박해(1866년) 때 도호부사는 토포사와 영장을 겸임하며 강력한 군사력을 바탕으로 수많은 신자를 체포했다. 작은 고을이었지만, 그 박해 속에 죽산에서는 22명의 신자가 순교했다. 당시 이곳에는 처형장이 있었다. 삼남에서 서울로 향하는 큰길가에 자리해 행인의 왕래가 잦았고, 누구나 처형 장면을 목격할 수 있었다. 관헌은 신자들뿐 아니라 신자가 아닌 이들에게도 경각심을 주기 위해 공개된 자리에서 잔혹한 형을 집행했다. 기록에는 같은 날, 같은 자리에서 가족이 함께 순교한 사례도 남아 있다. 충북 진천 절골에서 신앙생활을 하다 체포돼 죽산 관아로 끌려온 복자 박경진 프란치스코와 오 마르가리타 부부가 그중 하나다. 당시 조선의 법은 가족을 동시에 처형하는 것을 금했으나, 병인박해의 광풍 속에서는 이런 비극이 여러 차례 반복됐다. 여정문(1867년 순교)은 아내와 15세 아들과 함께, 최성첨(1868년 순교)은 아들과 함께 한날한자리에서 목숨을 바쳤다. 순교자의 피로 얼룩진 그 자리에 성지 조성이 본격화된 것은 46년 전이다. 1979년 제1대리구 죽산본당은 ‘죽산성지 조성 추진위원회’를 발족해 병인박해 순교지 ‘잊은 터’를 성지로 가꾸기 시작했다. 순교 터 위치를 확인하고 사료를 수집한 본당은 1994년부터 2만여 평의 부지를 확보하며 조성 사업에 속도를 냈다. 이어 1997년 6월 성당 신축 공사를 시작해 같은 해 12월 14일 봉헌식을 거행했다.

발행일 2025-11-16 제3466호 4면

수원교구, 성 미술품 체계적 관리 기준 마련

수원교구가 본당, 성지, 교회 기관이 보존 중인 성 미술품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기준을 마련했다. 교구 문화예술위원회(위원장 이상돈 에두아르도 신부)는 9월 18일 ‘수원교구 성 미술품 관리 규정’을 발표하고, 내년 6월 30일까지 성 미술품 등록 신청을 받는다. 수원교구 성 미술품 관리 규정에 따르면, 관리 및 보호 대상 성 미술품은 ▲각 본당에 기증됐거나 예술적·역사적 이유로 보배로운 사물 ▲최고액을 초과하는 가치의 사물 ▲신자들의 공경을 위해 성당이나 경당 안팎에 전시된 귀중한 성상과 화상(옛 작품, 예술성이나 공경심에서 탁월한 화상 포함) 등이다. 교구 내에서 보존되거나 사용 중인 성 미술품 전반이 관리 대상이다. 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성 미술품 등록 시스템도 함께 도입됐다. 본당과 성지, 기관의 성 미술품 전반을 대상으로 1차로 그룹웨어 미술품 관리 항목에 등록한 뒤, 그중 특별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한 성 미술품은 2차로 교구 등록을 할 수 있다. 교구 등록은 담당 신부의 추천과 교구 문화예술위원회 심사를 통해 결정된다. 등록 대상은 성상, 성화, 조각, 회화, 스테인드글라스, 전례용 성물 등 모든 형태의 미술품이다. 등록 시에는 보존 상태, 취득 경위, 제작 연도, 가격, 작가 정보 등의 세부 정보를 게재해야 한다. 교구에 등록된 성 미술품은 역사성·전통성·예술성을 고려해 별도의 심사를 거쳐 교구 지정 유산이나 국가·지역 문화유산으로 지정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이상돈 신부는 “222개 본당에 성지와 기관까지 더하면 300여 개 기관에서 성 미술품을 보존하거나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체계적인 관리시스템이 꼭 필요했다”며 “개인의 주관적 판단보다는 문화예술위원회를 통한 공적 관리 체계를 통해 숨겨진 가치를 발견하고, 보다 효율적으로 보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교구는 성 미술품을 교회의 소중한 유산으로 보고, 보다 체계적인 보호와 관리, 활용을 위해 지난 6월 문화예술위원회를 발족시켰다. 이번 관리 규정 제정에 따라 교구장 이용훈(마티아) 주교는 관련 업무를 문화예술위원회에 위임하고, 등록뿐 아니라 성 미술품의 양도나 변경(재수리 등) 시에도 심의를 거치도록 규정했다. 이는 담당 사제의 이동 등으로 인한 관리 소홀이나 훼손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다. 또한 교구는 성 미술 작가의 이력을 함께 등록함으로써 작가들이 자부심을 갖고 활동할 수 있도록 격려할 뿐 아니라 작품의 예술적 가치를 검증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이 신부는 “신앙과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성 미술품은 신앙심을 증진시킬 뿐 아니라 하느님에게 가까이 갈 수 있는 마음을 키워주는 도구”라며 “신앙생활에 반드시 필요한 성 미술품을 잘 보존하고 사용하기 위해 규정이 마련된 것을 계기로 각 본당도 보존·사용하는 성 미술품의 가치를 돌아보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발행일 2025-11-09 제3465호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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