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의정부교구 청년센터 ‘에피파니아’ 개소 1주년 맞아

박영호 기자
입력일 2022-10-25 수정일 2022-10-25 발행일 2022-10-30 제 3316호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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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 맞춤 공간… 미래 청년사목 희망 제시
개방 공간·프로그램 인기
지역 본당과 긴밀한 연계

의정부교구 에피파니아 청년센터는 젊은이들에게 열린 공간, 그들의 기대와 바람을 담은 프로그램으로 청년사목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다. 센터 실내 전경.

의정부교구 청년센터 에피파니아(EPIPHANIA)가 10월 개소 1주년을 맞았다. 센터는 지난해 10월 경기도 고양시 일산 호수공원 로데오거리에 다목적 청년사목 공간으로 문을 열었다. 교구장 이기헌(베드로) 주교의 의지로 설립된 센터는 교회의 청년사목에 새로운 전망을 제시한다.

센터는 젊은이들이 모이는 식당과 카페, 쇼핑센터 한가운데 자리했다. 호수공원을 향해 탁 트인 공간은 청년들에 열린 마음을 드러낸다. 다용도로 활용되는 넓은 라운지에 소모임 공간과 기도방이 마련돼 있다. 20대는 무료, 30대는 1000원, 그 외에는 자유롭게 값을 지불하는 카페도 운영된다.

센터는 청년세대의 특성을 깊이 고민하고 이를 공간 구성에 적용했다. 275㎡(83평) 남짓한 공간은 개방성과 유연성, 주체성, 그리고 생태적 감성이라는 열쇳말을 드러낸다. 개방적 공간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센터 매니저 오정윤(아녜스)씨는 “쉬고 공부하는 공간이지만 미사와 성사, 강연과 전시를 위한 유연한 공간이기도 하다”며 “청소년ㆍ청년이 주체적으로 꾸리며, 미래세대의 생태적 감성이 배어 있다”고 설명했다.

공간에 매력을 느낀 청년들이 모였고, 그들의 기대와 바람을 담은 프로그램들이 구상됐다. 자체 운영 프로그램에는 우선 금요일 오후 8시 ‘평일체크아웃’이 있다. 한 주를 마무리하며 ‘퇴근길 미사’를 봉헌하거나 성찰 모임으로 진행된다. 전례초연구소가 주관하는 대림 부활초 만들기 등 소규모 강좌와 저자를 초청해 이야기를 나누는 북토크, 생태환경 문제를 다루는 소모임도 열린다.

소모임 지원 프로젝트도 시작했다. 5지구와 7지구 풋살 리그를 포함해, 독서, 문화, 성서공부, 생태 등 다양한 소모임에 대한 재정과 공간을 지원한다. 재능 있는 청년들의 뮤직 페스티벌과 수지애니어그램이나 대인관계검사 파이로비(FIRO-B) 등 청년 자기 탐색 프로그램도 실시한다.

센터는 특히 지역 본당과 긴밀한 연계를 갖는다. 센터가 자리한 6지구 본당들이 설립 당시 적극적으로 지원했고, 대림과 부활 시기에 센터에서 청년연합미사를 봉헌했다.

어떤 면에서 센터의 운영은 전통적 속지주의와 젊은이들에게 어울리는 속인주의가 절묘하게 결합돼 있다. ‘재미없는’, 성인 신자 중심 본당에서 청년들은 ‘힘센 봉사자’이기 쉽다. MZ 세대로 상징되는 청년층의 고유한 특성과 문화가 발휘되기에는 미흡하다.

의정부교구 청소년사목국 홍석정(가시미로) 신부는 그래서 “젊은이들이 있는 곳으로 찾아나서 그 안에 ‘공간’을 마련했고 그들에게 자신들의 ‘문화’로 접근한다”며 “지난 1년 동안의 실험적 청년사목이 에피파니아 청년사목 모델로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센터는 지역 본당의 청년사목에 활력과 가능성을 부여했고, 동시에 각 본당 청년사목의 활성화가 센터 성장의 밑거름이 되고 있다. 교구는 다른 지역에서도 에피파니아 모델의 센터 설립을 논의하고 있다.

박영호 기자 young@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