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부터 만들기 시작한 지팡이는 어느새 200개가 넘었다. 류 할아버지는 일주일에 두 번, 산에서 나무를 구해와 다듬고 말려 지팡이를 만든다. 키가 작은 사람을 생각해 길이도 달리하고, 잡기 편하도록 손잡이 만드는 과정에도 정성을 들인다. 몸은 고되지만 지팡이를 만들면서 마음속 기쁨은 커져갔다.
“하느님께서 제 목숨을 살려주신 것은 뜻있는 일을 하라는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제가 잘할 수 있는 일을 나누며 하느님이 다시 주신 시간을 쓰고 싶습니다.”
해미국제성지에 기증한 지팡이는 150여 개. 지팡이를 성지로 보낸 것은 지팡이가 좀 더 의미 있게 쓰였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제가 주면 한낱 나무깽이로 보이겠지만 신부님이 주시면 보물로 보일 거 아니에요? 그래서 신부님께 나눠주라고 한 것이죠.”
해미국제성지에 온 신자들이 하느님께 감사하고, 누군가가 내어준 지팡이를 보고 다시 한번 감사한 마음으로 기쁘게 돌아갔으면 하는 마음을 담아 류 할아버지는 오늘도 지팡이를 만든다.
1년 넘게 지팡이를 만들고 있는 류 할아버지에게는 새로운 목표도 생겼다. “이제는 좀 더 실용적이고 예쁜 지팡이를 만들고 싶은 욕심이 생겼어요. 죽기 전까지 열심히 지팡이를 만들어 나눌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