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교구 수도회 영성을 찾아서] 한국순교복자수녀회(하)

박지순 기자
입력일 2022-04-26 수정일 2022-04-26 발행일 2022-05-01 제 3292호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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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넘어 11개국서 선교 활동

2019년 5월 천안 복자여중고 성모의 밤 행사 모습. 한국순교복자수녀회 제공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성체성사의 신비 안에 드러나는 하느님 사랑을 살고 전하는 것이 우리 사도적 생활의 핵심이다.”(한국순교복자수녀회 회헌 56)

올해로 창설 76주년을 맞이하는 한국순교복자수녀회는 창설의 현장이었던 서울대교구 개성본당에서 사도직을 시작했다. 6·25전쟁 이후 한국사회는 경제적으로 많이 어려웠지만, 반면 한국교회 교세는 오히려 급격한 성장을 보여 전국 각 교구의 본당에서 수녀들을 청해 왔다. 이에 한국순교복자수녀회는 1951년에 마산교구 통영본당(현 태평동본당)을 시작으로 현재 15개 교구 72개 본당에서 사도직을 수행하면서 전교 수녀회로서의 입지를 굳혀왔다.

수도회의 정신과 사명을 구체적으로 실현하기 위한 교육의 필요성을 인식해 유아교육도 시작했다. 1955년 문을 연 서울 후암동본당 부설유치원이 그 시초였다. 현재는 본당 부설유치원 14곳과 자치 유치원 3곳에서 사도직을 수행 중이다.

2003년에는 유아교육뿐 아니라 유아교육 담당 교사들을 대상으로 온전한 교육자로서의 품성과 자질, 그리고 전문성을 갖춘 교육자 양성을 목적으로 복자몬테소리교사연구소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여성들을 위한 교육사도직에도 투신하고 있다. 1961년과 1963년에는 천안에 복자여자중학교와 복자여자고등학교를 각각 설립했다. 이 학교들은 교육 평준화가 된 현재에도 지역에서 인지도가 높다.

수도회는 다양한 계층의 약자들에게도 눈을 돌려 사회사도직도 실천하고 있다. 1963년부터 2005년까지는 부평성모자애병원(현 인천성모병원)을 직접 운영하다 인천교구에 헌정한 후 교구 운영에 협조하고 있다. 1985년에는 성모자애보육원, 1999년에는 성모자애복지관 등을 운영하면서 아동, 청소년들과 장애인들을 위한 사도직도 계속하고 있다.

그 외에도 1967년에는 일본 오사카에 진출해 교포사목을 시작했고, 한국천주교회 창립 200주년인 1984년을 맞아 외방선교에 투신하라는 교회의 권고로 1987년부터 멕시코에 회원을 파견해 현지인 사목을 돕고 있다. 오늘날에는 5개 대륙, 11개국에서 해외 선교를 담당한다.

한편 한국순교자들의 얼을 이어받고자 했던 창설 취지와 뜻을 살려 창설 당시부터 한국교회에서 추진하는 순교자현양사업에도 특별한 사명감을 가지고 협조하고 있다. 순교자들의 유품 수집과 보존, 순교성지 개발·관리는 물론 수도회에서 운영하는 순교자영성센터를 중심으로 한 순교영성 교육과 관련 프로그램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성 김대건 안드레아 신부 탄생 200주년을 기념하는 해인 2021년 9월 20일 성좌 설립 수도회로 승인되면서 한국인에 의해 창설된 수도회의 은사가 지역교회를 넘어 보편교회의 선물이 되도록 더욱 노력하고 있다.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