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가톨릭기후행동, 성금요일 거리 십자가의 길

박영호 기자
입력일 2022-04-19 수정일 2022-04-19 발행일 2022-04-24 제 3291호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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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와 이웃 고통에 연대하며 창조질서보전 다짐
기후위기·난민·이주민 등
주요 현안 묵상하며 함께 기도

가톨릭기후행동이 4월 15일 서울 광화문에서 주교좌 명동대성당까지 ‘공동의 집과 가난한 이들과 함께하는 거리 십자가의 길’을 진행하고 있다.

“제10처 예수님 옷 벗김을 당하셨습니다… 과도한 개발과 탐욕은 모든 것을 인간 중심주의의 눈으로 보게 만들었고, 이로 인해 많은 생물종들이 멸종됐습니다. 창조된 인간이 같은 창조물들을 죽이고 멸시하는 행동은 오늘날에도 그분의 옷을 벗기는 것입니다.”

가톨릭기후행동은 성금요일인 4월 15일 서울 광화문에서 주교좌 명동대성당까지 ‘공동의 집과 가난한 이들과 함께하는 거리 십자가의 길’을 진행했다. 이날 십자가의 길 기도는 가톨릭기후행동이 성금요일이었던 지난 2020년 4월 10일 시작한 ‘광화문 금요기후행동’ 2주년을 맞아 지구 생태계와 환경 문제, 세계 평화, 노동자, 난민, 이주민 등 오늘날 주요 현안들을 묵상하고 기도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50여 명의 참가자들은 5개 조로 나뉘어, 광화문 교보빌딩 앞 마당에서 출발해 청계광장과 청계천을 따라 명동성당까지 약 2㎞ 구간에서 십자가의 길 14처 기도를 바쳤다. 특히 참가자들은 십자가의 길 기도에서 각 처마다 고통받는 지구 환경을 비롯해 가난한 이들과 소외된 이들의 현실을 담은 주제들을 묵상하고 하느님의 창조질서보전과 가난한 이들에 대한 연대를 기원했다.

가톨릭기후행동 운영위원 임미정 수녀(살루스·영원한 도움의 성모 수도회)는 “십자가의 길을 성당에서만 바친다고 생각하지만, 아픔의 현장인 온 거리, 온 세상을 성당으로 생각하며 십자가의 길을 바치는 것은 각별한 의미가 있다”면서 “성당 안에서는 느낄 수 없는 감정을 느끼고 환경 위기를 더 심각하게 인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가톨릭기후행동은 지난 3월 29일에는 삼척 맹방해변에서 탈핵과 탈석탄을 위한 십자가의 길 기도를 했고, 4월 9일에는 온라인으로 ‘회칙 「찬미받으소서」와 함께하는 십자가의 길’ 기도를 바치기도 했다.

박영호 기자 young@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