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

해외 어린이 돕는 ‘올마이키즈’에 4000만 원 기부한 장말순씨

박지순 기자
입력일 2022-03-02 수정일 2022-03-02 발행일 2022-03-06 제 3284호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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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울 수 있을 때 미루지 말고 움직여야”

부천시 장애인종합복지관에도 기부
복지시설 봉사·후원 수십년 이어와

“배우고 싶어도 못 배우는 아이들에게 더 미루지 말고 도움을 줘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장말순(안나·74·인천교구 부천 소사본3동본당)씨는 해외 빈곤 어린이 후원단체 사단법인 ‘올마이키즈’(이사장 김영욱 요셉 신부)에 지난달 19일 4000만 원을 기부한 뒤 “처음에는 남편과 함께 올마이키즈에 찾아가 기부하려고 했지만 남편이 먼저 선종하게 되면서 기부를 더 미루면 안 되겠다 싶었다”고 말했다.

장말순씨 남편 고(故) 박형동(힐라리오)씨는 암 투병 중 지난해 4월 18일 77세를 일기로 선종했다. 장씨는 남편과 함께 5년 동안 불입한 적금에 이후 2년 동안 쌓인 이자를 더해 마련한 4000만 원이라는 적지 않은 금액을 선뜻 올마이키즈에 기부했다.

지난해 11월에는 평소 정기후원을 하고 있는 부천시장애인종합복지관에도 1000만 원을 기부했다. 장씨 부부는 지난 수십 년 동안 본당 연령회장으로 활동하면서, 사회복지시설 봉사자와 후원자로 장애인들과 사회적 약자들을 꾸준히 도와왔다.

장씨는 올마이키즈에 기부하게 된 동기에 대해 “20년 전 직장생활을 할 때 출근 전 라디오 방송에서 고3 학생이 서울대 공대에 합격하고도 등록 마감 하루 전까지 등록금이 없어 등록을 못하고 있다는 사연을 들었다”며 “그날 출근 후 회사를 조퇴하고 현금을 신문지에 싸서 방송국 소개로 그 학생을 찾아갔다”는 사연을 들려줬다. 그 학생이 다른 독지가의 도움으로 무사히 등록을 했다는 사실을 알게 돼, 그 돈을 당시 신앙생활을 하던 역곡본당에 장학금으로 내놓았다.

장씨는 “이 일을 겪은 후 공부하고 싶어도 못하고 밥도 제대로 못 먹는 이들을 계속 도왔다”면서 “남편을 먼저 떠나보내고 나니 저도 언제까지 남을 도울 수 있을지 알 수 없다는 생각이 들어 도울 수 있을 때 부지런히 돕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아들과 딸도 복지단체에 후원활동을 하고 있고 어머니인 저의 뜻을 존중해 줘서 기쁘게 기부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