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대전 갑천을 국가습지로 보호하자” 목소리 높여

박영호 기자
입력일 2022-01-04 수정일 2022-01-04 발행일 2022-01-09 제 3277호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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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교구 생태환경위원회
정부 정비사업 추진에 반발
보호지역 지정 촉구 미사 등
자연하천 살리기 운동 본격화

대전교구 생태환경위원회가 1월 1일 오전 대전 갑천 자연하천구간에서 갑천을 국가습지 보호지역으로 지정할 것을 촉구하는 거리미사를 봉헌하고 있다. 대전교구 생태환경위원회 제공

대전교구 생태환경위원회(위원장 강승수 요셉 신부)는 1월 1일 오전 10시 대전 갑천 자연하천구간에서 제1회 국가습지 보호지역 지정을 촉구하는 거리미사와 버려진 쓰레기를 줍는 ‘줍깅’을 진행했다.

이날 거리미사는 강승수 신부와 대전가톨릭대 사무처장 김대건(베드로) 신부가 공동 집전했고, 대전교구 생태환경위원회와 원신흥동·도안동·갈마동본당, 재속프란치스코회, 대전 CLC(Christian Life Community), 내동작은나무마을어린이도서관, 녹색연합, 정의당, 녹색당 등 교구 내 본당과 교회 안팎의 여러 단체들이 함께했다.

강 신부는 강론에서 “인간 중심의 사고에서 벗어나 지구 중심으로 생각하고 행동할 때”라며 “갑천의 생명을 존중해야 대전 시민들의 생명을 존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강 신부는 또 “인간의 권리는 자연의 권리 중 한 부분”이며 “파괴되어가는 지구의 울부짖음에 마음을 열고 귀를 기울일 때 인간 또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사 후 대전충남녹색연합 임도훈 활동가는 지자체와 지역 사회가 갑천 자연하천구간을 살리기 위해 펼치고 있는 활동 경과를 보고하고, “갑천 자연하천구간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국가습지로 지정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전시는 최근 갑천 자연하천구간 국가습지지정촉구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했다.

대전시의회 채계순 의원은 갑천 자연하천구간은 ‘대전 도심 속 천혜의 선물’이라며 “이를 온전히 보호하기 위해서는, 국토개발부의 입장에 대항하고자 하는 시민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가 절대적으로 요청된다”고 당부했다.

참가자들은 미사 후 1시간30분 동안 갑천 자연하천구간 일대의 벌판을 도보로 이동, 자연습지의 아름다움을 감상하며 쓰레기를 주웠다.

대전교구 생태환경위원회는 올해부터 매주 토요일마다 갑천 자연하천구간에서 국가습지보호지역 지정을 촉구하는 거리미사를 봉헌할 예정이다. 위원회는 “환경 보전을 위해 생태자연도 1등급으로 지정한 구간에 대규모 토목 공사를 한다는 것은 자연 생태를 완전히 파괴하는 행위”라며 “제방이 건설되면 육상 생태계와 수상 생태계가 완전히 단절돼 야생 동식물이 살 수 없는 환경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갑천 자연하천구간은 만년교~가수원교 6㎞ 구간으로 미호종개와 수리부엉이, 참매, 삵, 수달, 맹꽁이 등 멸종위기종을 비롯해 30여 종의 법적 보호종과 900여 종의 동식물이 서식하는 생태계의 보고다. 최근 대전지방국토관리청이 갑천에 5.32㎞의 제방을 쌓고 다리를 재가설하는 등 하천환경정비사업을 추진하면서 환경 단체가 반발하고 있다.

박영호 기자 young@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