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

위령 성월에 만난 사람 / 원주교구 보건사목 담당 백호현 신부

민경화 기자
입력일 2021-11-09 수정일 2021-11-10 발행일 2021-11-14 제 3269호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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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통해 ‘지금’의 소중함 깨닫습니다”
6년째 호스피스 교육 주관
임종간호·영적 돌봄 가르쳐

“죽음을 제대로 이해할 때 우리는 무엇을 위해, 또한 왜 살아가고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삶의 의미를 발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죽음에 대한 탐구는 필요한 과정이죠.”

원주교구 보건사목 담당 백호현 신부는 호스피스 완화의료 교육도 그 의미를 찾는 과정이라고 강조했다.

2009년부터 호스피스 완화의료 교육을 주관하고 있는 원주교구 보건사목위원회(이하 위원회)는 호스피스 완화의료 뿐 아니라 삶과 죽음의 의미, 생명윤리 등 복음적 가치를 담은 교육으로 교육생들과 만나고 있다. 신자와 비신자 관계없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이 교육을 통해 임종간호나 영적 돌봄에 관심있는 지역민들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한다.

“교구 내 거점 병원이 없다보니 호스피스 봉사자 양성교육에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호스피스 봉사를 하고 싶은 분들, 혹은 아픈 가족을 돌보고 계신 분들을 위해 교구 차원에서 가톨릭적 가치를 담은 호스피스 교육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에 2009년부터 교육을 시작하게 됐죠.”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비대면으로 수업이 진행됐지만 30여 명이 참여해 교육을 수료했다. 이들이 위원회의 문을 두드린 이유는 다양했다. 부모님의 마지막 순간을 영적 돌봄을 통해 편안하게 보내드리고 싶은 자녀, 두려움과 고통으로 죽음을 기다리고 있는 분들을 돌봐 드리고 싶은 호스피스 봉사자 등 죽음을 앞둔 누군가를 위해 의미있는 교육에 기꺼이 동참했다.

“아픈 지인이나 가족에게 제대로 된 돌봄을 해드리고자 오시는 분들이 가장 많아요. 특히 평소에는 꺼내놓기 어려운 죽음이란 주제를 깊이 생각하면서 삶을 돌아보게 돼 좋았다고 많이 말씀하십니다.”

세상을 떠난 영혼들을 기억하는 위령 성월을 보내고 있는 신자들에게 백 신부는 ‘나의 죽음을 생각하며 삶의 의미를 찾아보는 시간’을 갖길 권했다.

“죽음을 통해 우리는 지금 이 순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달을 수 있습니다. 소중한 순간에 무엇을 하면서 살아야 하는지, 구원으로 나아가기 위해 신앙인인 우리가 지금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며 11월을 보내면 어떨까요?”

민경화 기자 mk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