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한 명이라도 장병들 만나는 자체가 소중하죠” 엄격한 코로나19 예방 수칙에 사목 활동 커다란 제약받아 입원 장병 한두 명 위해서도 종교행사·위문 방문 이어 가
■ 사제로 살며 가장 행복했던 미사
성요셉본당 주임신부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가 국군수도병원 입원 장병 위문이지만 지금은 위문하는 것도 쉽지 않다. 입원 장병이 종교행사와 위문을 요청하는 경우에만 김 신부가 병원으로 방문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입원 장병들과 외진 오는 장병들 사이의 접촉을 줄이다보니 입원 장병들이 병원 외부로 나오기도 힘들고 대면할 수 있는 시간도 제한된다. 한정된 시간과 공간에서 만날 수 있는 만큼, 김 신부에게 입원 장병과의 만남은 소중하다. 최근 비신자 병사 2명과 병원에서 드린 미사를 잊을 수가 없다. 김 신부는 “사제 생활하면서 가장 행복했던 미사 중 하나였다”고 표현했다. 종교가 없는 한 병사는 성당에 대해 알고 싶어 위문을 신청했고, 외국에서 살다 왔다는 다른 병사는 성당에 몇 번 가 본 적은 있지만 세례를 받지는 않았다고 했다. 김 신부는 처음에 간식을 나누며 말동무 상대가 될 생각을 했다. 하지만 두 병사는 미사 봉헌을 진지하게 원했고 미사통상문을 함께 읽어 가면서 너무나도 거룩하게 미사를 봉헌했다. 두 병사가 영성체를 할 수 없어 안수로 대체했다. 김 신부는 “제가 할 수 있는 일, 해야 할 일을 느끼게 해 준 사건이어서 두 비신자 병사와 드린 미사가 제일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김 신부가 입원 장병을 직접 대면하고 위문하는 것은 특별한 경우다. 만나고 싶어도 못 만나는 장병들이 더 많은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못 만난다고 함께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국군수도병원 입원 장병들이 제일 힘들어하는 상황이 혼자 있다는 것, 대화 상대가 없다는 것입니다. 만나지 못해도 신자들이 기도하고 응원하고 있다는 사실을 그들에게 알려줄 수 있습니다. 입원 장병들에게 응원이 될 위문품과 후원금도 보내 주신다면 힘이 될 것입니다.”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