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

「믿음의 재발견」

민경화 기자
입력일 2021-10-12 수정일 2021-10-12 발행일 2021-10-17 제 3265호 19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게르하르트 로핑크 신부 지음/김혁태 신부 옮김/448쪽/2만8000원/생활성서
“믿음을 새롭게 하는 첫걸음은 예수님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
성경 주요 본문 해설하면서 시대에 맞는 새로운 의미 전달
신앙 흔들릴 수 있는 위기에도 믿음 여정 꿋꿋이 걷도록 도와
하느님과의 관계는 믿음에서 시작된다. 누군가는 그 믿음으로 삶을 풍요롭게 채우지만, 누군가는 깊은 위기에 봉착해 믿음을 잃어버린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믿음을 지속할 수 있을까.

독일의 성서학자 게르하르트 로핑크 신부는 “믿음을 새롭게 배워야 한다”며 “이러한 ‘새로 봄’의 여정에 성경이 친절한 안내자가 될 수 있다”고 전한다. 한 분이신 참 하느님과의 모든 만남이 성경에 집약돼 있기 때문이다. “성경 안에서 늘 새 것을 발견하기도 하고 수많은 성경 텍스트에서 갑자기 진리와 힘과 아름다움을 인식하기도 한다”고 말하는 로핑크 신부는 「믿음의 재발견」을 통해 발견의 여정으로 신앙인들을 초대한다.

로핑크 신부는 특히 구약과 신약성경의 다양한 이야기를 통해 ‘믿음의 재발견’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스라엘이 광야를 떠돌던 시기에 아말렉족과 벌인 싸움 이야기, 예수 그리스도의 산상설교, 엠마오로 가는 두 제자가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만난 이야기 등에 관한 성경 본문들을 해석하면서 우리 시대의 이해에 견주어 새롭게 밝힌 의미들을 덧붙이는 방식을 통해서다. 이스라엘의 하느님을 믿고 그 믿음에 따라 베들레헴으로 길을 떠난 룻과 나오미의 여정을 통해 ‘하느님을 따르는 믿음의 중요성’을 강조하는가 하면, 마르타와 마리아 자매에 대한 이야기 안에서 ‘기도할 것인가 아니면 행동할 것인가’라는 주제를 꺼내놓기도 한다.

야코포 폰토르모 ‘엠마오에서의 저녁 식사’. 저자 로핑크 신부는 “믿음을 새로이 되찾게 되는 첫걸음은 예수님에 대해 생각하고 이야기하는 것이며, 엠마오로 가는 두 제자를 통해 알 수 있다”고 설명한다.

성경 속 이야기들은 몇 천 년이 지난 현재에도 유의미하게 우리 삶과 연결돼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믿음을 어떻게 되찾을 수 있는가’의 문제는 엠마오로 가는 두 제자가 믿음에 다시 이르게 된 이야기에서 답을 찾아낸다. 엠마오로 가던 중 예수님과 관련해 일어난 일들에 대해 대화하는 두 제자. 이야기를 나누던 두 사람은 마음속에서 타오르는 무언가를 발견하고 “길에서 우리에게 말씀하실 때나 성경을 풀이해 주실 때 속에서 우리 마음이 타오르지 않았던가!”(루카 24,32)라고 말한다. 로핑크 신부는 “예수님 안에서 하느님을 만나는 것은 우리를 사로잡는 성경 말씀을 통해서, 혹은 삶을 진지하게 고민하도록 만드는 심각한 질병을 통해서일 수도 있다”며 “믿음을 새로이 되찾게 되는 첫걸음은 바로 예수님에 대해 생각하고 이야기하는 것임을 엠마오로 가는 두 제자의 이야기를 통해 알 수 있다”고 설명한다.

로핑크 신부는 “이전처럼 미사에 참례하고 기도를 하면서도 머릿속에 슬픔과 메마름이 가득한 순간을 경험하는 신앙인들이 있을 수도 있다”며 “믿음이 천천히 식어가는 분들이 믿음을 새로 발견하고 믿음이 선물해 주는 너른 품 안으로 다시 돌아오는 데 이 책이 좋은 동반자가 될 수 있길 바란다”고 전했다.

민경화 기자 mk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