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교구 수도회 영성을 찾아서] 성령 선교 수녀회(하)

박영호 기자
입력일 2021-10-05 수정일 2021-10-05 발행일 2021-10-10 제 3264호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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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에 부응하는 대사회적 활동에 헌신
2000년 외부 활동 본격화
여성 노숙인·이주민 돌보고 환경·생태 운동에도 관심 

지난 2019년 2월 열린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기 수요시위’에 성령 선교 수녀회 회원들이 참석한 모습.

성령 선교 수녀회의 본격적인 외부 사도직 활동이 시작된 것은 2000년에 들어서면서 부터다. 그해 4월, 한국 공동체가 지구로 승격되고, 초창기 수녀회의 기틀을 다졌던 일본 회원들이 본국으로 귀환, 새 집행부가 설립되면서 본격적인 사도직 활동에 나섰다.

2000년 6월, 수원 왕림에 있는 마르첼리노의 집에서 공동 사도직을 시작했다. 이는 한국 수녀회 최초의 정식 사도직 및 사도직 공동체다. 수녀회 선교활동 및 영성을 전하기 위해 선교 영성 센터를 설립한 것도 이때다.

2003년 1월에는 에이즈 환자 및 감염인들을 위한 쉼터인 서울 강북구 소재 ‘작은 빛 공동체’를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에서 위탁받아, 3명의 회원들이 공동체를 이뤄 생활하기 시작했다. 이 사도직은 당시 수녀회 총회에서 사회적으로 소외된 에이즈 환자 및 감염인과 그 가족들을 우선적으로 돌보자고 결의한 데 따른 것이다.

2008년에는 서울시 여성 노숙인 시설인 서울 수서동 여성보호센터를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민간위탁으로 운영하게 되면서 4명의 회원을 파견했다. 400여 명의 여성 노숙인들을 돌보는 대규모 시설은 운영이 쉽지는 않았지만, 소외된 여성들의 절박한 상황을 고려해 많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성공적으로 운영해오고 있다.

2009년에는 이주민 사목으로 사도직 활동을 넓혔다. 의정부교구의 요청에 따라 구리 엑소더스(EXODUS)를 시작했고, 다문화 가정을 위한 지역아동센터 ‘천국의 아이들’에도 4명의 회원을 파견해 구리에 공동체를 설립했다.

2011년에는 수원교구 안양 엠마우스와 수원 엠마우스, 2012년에는 화성 이주민센터에서 이주 사도직을 시작했고, 의왕에 공동체를 설립했다.

2013년에는 연천에 농촌 공동체를 설립했다. 공동체 운영은 2016년까지 3년 남짓만 이어져 안타까움이 있지만, 3명의 회원이 공동체를 이루고 젊은이들이 도시로 떠난 후 남겨진 독거노인들과 소외된 어린이들에 대한 선교와 생태 공동체 실현을 목적으로 한 의미 있는 사도직 활동이었다.

수녀회는 시대와 사회 상황의 변화에 부응, 하느님의 정의와 평화를 실현하고 창조질서를 보존하는 JPIC(Justice, Peace, and Integrity of Creation) 활동을 새로운 사도직 영역으로 개발하고 있다.

회원들 스스로 JPIC 관련 교육들을 수료하고, 탈핵 운동과 세월호 참사 관련 활동, 사드 반대 운동, 강정마을 해군기지 설립 반대를 비롯한 관련 촛불집회 등에 적극 참여하고 대사회적인 연대 활동에 힘써왔다. 특별히 기후위기로 드러나는 환경과 생태계 파괴 현실에 공감하면서, 생태 운동에 깊은 관심을 기울인다.

박영호 기자 young@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