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서울대교구 환경사목위원회, ‘기후위기와 농업’ 주제 가톨릭 에코포럼 개최

박영호 기자
입력일 2021-09-28 수정일 2021-09-28 발행일 2021-10-03 제 3263호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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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에서 소비에 이르는 생활양식 변화 절실”
전방위적인 체제 전환 시급
산업화 지향 농업 정책 아닌
건강한 농민 농업 확산 필요
도농 상생 위한 협력도 강조

기후위기 대응이 전 세계적 과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기후위기와 농업의 관계를 성찰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서울대교구 환경사목위원회(위원장 백종연 신부)는 9월 15일 오후 7시 ‘기후위기와 농업’을 주제로 제40회 가톨릭 에코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포럼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유튜브 생중계로 진행됐다.

포럼은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김정섭 선임연구위원의 ‘기후위기와 농업’에 대한 발제에 이어 안영배 신부(우리농촌살리기운동본부 상임대표, 안동교구)와 김정열 농민(가톨릭농민회 안동교구연합회 봉강분회)의 토론으로 진행됐다.

발제를 맡은 김정섭 위원은 기후위기라는 맥락에서 한국 농업 문제에 어떻게 다가갈 것인지를 분석하고, 한국의 농정이 기후위기 대응의 맥락에서 논의해야 할 점들에 대해서 짚었다.

김 위원은 기후위기 대응과 관련해 농업 정책이 어떤 점들을 고려해야 할지를 검토, 태양광 발전량 확보와 농지 보전,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농업의 변화 방향을 살펴봤다. 김 위원은 특히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농업의 변화 과제는 단순히 농법의 문제가 아니라 생산에서부터 소비에 이르는 생활양식의 변화가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은 농업의 변화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농민과 농업의 현실에 대한 정확한 파악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오늘날 한국 농촌과 농민의 빈곤화와 노동력의 상실은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전방위적인 체제 전환’ 없이는 기후위기 대응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한 김 위원은 향후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농업의 변화를 위해 첫째 “산업화 지향의 농업 정책 궤도를 벗어나 건강한 농민 농업을 확산”할 것, 둘째 “농사 방식을 바꾸고 농촌에서 환경보전 활동을 수행할 ‘녹색 일자리’ 지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안영배 신부는 토론에서 오늘날 농촌의 현실과 우리 사회의 농업에 대한 인식 문제를 점검하고, 우리농촌살리기운동의 설립 취지와 역사, 활동 경과 등을 소개했다. 안 신부는 나아가 향후 농촌 살리기 운동의 다양한 과제를 제시하고 “기후위기 시대에 지속가능한 삶이 우리의 화두”라며 “도시와 농촌이 함께, 모든 생명이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들어 나가도록 노력하는 것이 교회의, 그리고 우리 모두의 소명”이라고 말했다.

김정열 농민은 “오늘날 한국의 농민은 자기 농업으로 생계유지도 못하는 안타까운 삶을 살아가고 있다”면서도 “농민들은 오랫동안 이 땅의 사람들을 먹여 살린 힘과 지혜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김 농민은 이어 “기후위기 대응에 있어서 농업의 중요성과 기여 가능성을 인식해야 한다”며 “소농의 지혜를 통해서 지구를, 생태계를 살리는 농업으로 전환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박영호 기자 young@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