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 연옥, 천국을 여행하는 형식으로 인간의 욕망과 죄악, 운명과 영혼의 구원을 그려낸 「신곡」은 세계 문학의 걸작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인간적 고뇌와 슬픔, 사랑, 희망을 한 작품에 모두 녹여낸 단테에 대해 프란치스코 교황은 “자신이 받은 성소와 사명을 발견한 희망의 예언자였다”고 말하기도 했다. 2007년 번역 이후 14년 만에 다시 「신곡」을 번역한 김 교수는 “읽을수록 새로운 모습이 발견되는 걸작”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지옥의 몇몇 장면들은 며칠간 머릿속을 떠나지 않을 정도로 생생하고 명확하게 묘사하고 있으며, 치밀하게 짜인 구성력은 작품에 대한 몰입도를 높인다”며 “마지막 천국 편에서는 믿음의 본질을 이야기하며 신앙적인 메시지도 전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신곡」을 다시 번역하면서 김 교수가 특별히 집중한 부분은 단테의 생각을 그대로 옮기는 것이었다.
“이전 번역에서 아쉬웠던 점을 보완하면서 역주를 통일하고 고유명사에 대한 표기도 라틴어식으로 바꿨습니다. 독자들이 700년의 시간을 거슬러 단테가 살았던 시대, 단테가 생각했던 것들에 좀 더 가깝게 다가갔으면 하는 바람이었죠.”
지난 번역에서 지옥의 생생한 묘사에 매료됐던 김 교수는 다시 만난 「신곡」에서 천국 이야기의 아름다움을 발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