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성장과 쇄신 이끌며 눈부신 사목적 성과 이룬 목자 신앙 내실과 복음화 강조하며 교회 성장·성숙에 크게 기여 성소계발에도 각별히 힘써 새천년기 향한 교회 방향 제시 교회 생명운동에도 큰 획
■ 학자이자 사목자
정 추기경의 학문에 대한 열정은 남다르다. 어려서부터 ‘책벌레’로 불렸다. 1950년 서울대학교 화학공학과에 입학, 과학자를 꿈꿨지만 전란 속에서 수없이 죽을 고비를 넘긴 그는, 한국전쟁이 끝난 후 신학도가 됐다. 신학교에서도 방대한 독서량과 탁월한 학업 성취로 유명했다. 뜨거운 학구열은 사제품을 받은 후에도 이어졌고, 이는 곧 왕성한 집필로 나타났다. 지금까지 정 추기경이 펴낸 교회법 관련 저서와 역서는 모두 65권, 1961년 사제품을 받은 후 매년 최소한 한 권씩의 책을 펴낸 셈이다. 그는 학자인 동시에 철저하게 사목자였다. 너그럽고 겸손하며 따뜻한 인품은 누구나 그를 가까이 여기게 했다. 그의 이러한 성품은 ‘모든 이에게 모든 것’(Omnibus Omnia)이라는 사목 표어에서도 드러난다. 자신을 필요로 하는 이들을 그는 언제 어디서든 기꺼이 만나는 어진 마음을 지녔다. 2012년 6월, 서울대교구장직을 물러나면서 가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정 추기경은 “그저 매일을 ‘이날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성실히 살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모든 것을 하느님의 뜻에 맡기고, 모든 이에게 모든 것이 되기 위해서 매순간을 살아갔기에, 정 추기경은 서울대교구장 재임 시기 동안 “특별히 생각나는 것이 없다”고 말했다. 하느님께 온전히 의탁했기에 그에게는 모든 것이 희망이었다. 하느님이 모든 것이었기에 그분이 주신 생명은 존엄한 것이며, 하느님 섭리를 탐구함에 뜨거울 수밖에 없었다.박영호 기자 young@catimes.kr
박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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