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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부활 담화와 특별 강복 내려

최용택 기자
입력일 2021-04-06 수정일 2021-04-06 발행일 2021-04-11 제 3239호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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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상처는 우리를 향한 사랑의 날인”
“영육의 가혹한 시련 겪는 이들 상처에서 피난처 찾을 수 있어”

프란치스코 교황은 온 세상의 고통받는 모든 이들이 그리스도의 상처에서 피난처를 찾고, 또 희망을 얻게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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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은 4월 4일 로마 성 베드로 대성당에서 주님 부활 대축일 미사를 주례하고, 부활 담화와 우르비 엣 오르비(Urbi et Orbi, 로마와 온 세상을 향해) 특별 강복을 내렸다.

교황은 “부활의 증인들은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당신 손과 발과 옆구리에 상처 자국을 지니고 계신다는 중요하고 구체적인 사실을 전한다”며 “이 상처들은 우리를 향한 그분 사랑의 영원한 날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영육으로 가혹한 시련을 겪고 있는 모든 이는 이 상처에서 피난처를 찾을 수 있으며, 이 상처들을 통해 희망의 은총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교황은 “수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우리는 그리스도의 상처로 병이 나았음을 절대 잊지 말아야 한다”며 “예수님께서는 십자가를 품어 안으심으로써 우리의 고통에 의미를 주셨고, 이제 우리는 그 치유의 유익한 힘이 온 세상에 퍼지기를 기도한다”고 강조했다.

전통적으로 부활 담화와 우르비 엣 오르비는 성 베드로 대성당 중앙 발코니에서 진행됐지만, 코로나19로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성 베드로 대성당 제대 앞에서 이뤄졌다. 이날 미사에는 200여 명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하며 참례했다.

교황은 부활 담화에서 “올해도 다시 한 번 수많은 그리스도인은 심각한 제한 속에서 때로는 전례에 참례하지 못한 채 부활을 기념했다”며 “전 세계에 예배와 종교의 자유에 대한 제한을 비롯한 이러한 모든 제한이 해제돼 누구나 자유롭게 기도하며 하느님을 찬미할 수 있게 되길 기도한다”고 밝혔다.

특히, 교황은 코로나19에 감염됐거나 가족을 잃은 이들을 위로하고, 코로나19에 취약한 이들에게 백신을 지원해 줄 것을 당부했다. 교황은 “백신은 감염병 대유행과의 싸움에서 필수적인 도구”라면서 “국제사회가 백신 분배의 지연을 극복하기 위해 함께 애쓰고, 특히 가장 가난한 나라들에게 백신 나눔을 베푸는 일에 노력해 주기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교황은 코로나19로 각국이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에서도 무력분쟁이 그치지 않는 상황을 지적했다. 교황은 “감염병의 세계적 대유행은 아직도 퍼져나가고 있고, 특히 가난한 이들의 사회적 경제적 위기도 여전히 극심하다”면서 “그런데도 무력분쟁은 멈추지 않고 군대의 무기고는 강화되고 있는 것은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교황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세계 각국을 거명하며, 특히 미얀마 민주화를 위해 피를 흘리고 있는 미얀마 젊은이들을 기억했다. 교황은 “증오는 오직 사랑으로만 떨쳐버릴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자신의 목소리를 평화롭게 내면서 민주주의를 위해 투신하고 있는 미얀마 젊은이들의 곁에 제가 가까이 있다”고 말했다.

최용택 기자 johncho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