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교황 방북 위한 노력만으로도 한반도 평화 견인할 수 있어”

박영호 기자
입력일 2021-03-30 수정일 2021-03-30 발행일 2021-04-04 제 3238호 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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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백만 전 주교황청 대사 동북아 평화 정착 실현 위해 교황청 중재외교 접목 강조
한국교회 내 공감대 확산되며 정부와 교회 공동 노력 촉구

‘하노이 노딜’ 이후 교착 상태에 빠진 남북 관계를 개선하고 민족 화해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기여할 교황 방북 성사를 위해 기도운동을 펼쳐야 한다는 주장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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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이백만(요셉) 전 주교황청 대사가 지난 3월 11일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종교분과위원회 회의에 외부 발제자 자격으로 참석, “프란치스코 교황의 중재외교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재가동에 기여할 수 있다”고 제안한 이후 본격적으로 논의되고 있다.

이 전 대사는 최근 여러 매체에 이 같은 제안을 기고하며 특히 “교황과 교황청의 중재 외교 정책을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재가동에 접목할 경우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 평화 정착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특별히 교황의 방북 성사를 위해 정부가 외교력을 집중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에 앞서, 한국교회 안에서도 교황 방북을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공감대가 확산돼 왔다.

서울대교구장이자 평양교구장 서리인 염수정 추기경은 “교황 방북이 하노이 협상 결렬로 지금까지 추진되지 않고 있다”며 “미국에도 가톨릭 신자인 조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서서 새로운 대북 정책의 가동을 시작하고 있으며 교황님도 한반도 평화를 진심으로 원하기 때문에 교황 방북이 언젠가는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염 추기경은 이어 “교황 방북에 대한 지속적인 논의와 노력만으로도 한반도 평화를 견인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정부는 정치적 이해관계를 떠나 한반도 평화 정착 노력을 계속하고, 교회는 남북한과 교황청의 평화 정착 노력을 지지하고 평화의 도구로서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위원장이자 의정부교구장인 이기헌 주교는 “방북에 대한 교황의 의지는 확고하다”며 “정부도 좀 더 적극적인 외교 노력을 해야 하고 교회는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운동을 펼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주교는 또 “한반도 평화와 교황 방북에 대해서 서로 다른 입장이 있을 수도 있다”며 “한국사회와 교회 모두 평화의 개념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주교는 이를 위해 “민족의 화해와 일치, 참된 평화에 대해 깨우치고 배우는 ‘평화 교육’의 강화를 염두에 두고 평화와 화해 교육을 위한 교재를 제작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영호 기자 young@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