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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신비상’ 생명과학분야 본상 수상하는 가톨릭대 의대 김완욱 교수

최용택 기자
입력일 2020-12-15 수정일 2020-12-15 발행일 2020-12-20 제 3224호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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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마티스 관절염 완치에 한걸음 “희망 주고 싶어”
태반성장인자가 원인이라는 관계성 세계 최초로 규명
환자 전체를 보는 개념으로 질병 총체적 이해하고 치료

김완욱 교수는 자신이 개발한 치료법이 환자에게 적용돼 좋아졌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한다.

“저보다 더 큰 업적을 내신 분들도 있는데, 제가 이번 생명의 신비상을 수상하게 돼 큰 영광입니다. 환자를 치료하고 살리는 데 더 매진하라는 뜻으로 이번 생명의 신비상을 받아들입니다.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연구에 나서겠습니다.”

제15회 생명의 신비상 생명과학분야 본상을 수상한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내과학교실 김완욱(루카·서울 방배4동본당) 교수는 겸손하게 수상소감을 전했다. 김 교수는 지난 20년 동안 자가면역성 류마티스 관절염을 일으키는 원인을 연구해 온 의사이자 연구자다. 김 교수는 태반성장인자가 류마티스 관절염을 일으킨다는 기전을 세계 최초로 발견했다.

태반성장인자는 태반 내 혈관을 형성하고 영양막을 단단히 만들어주고 성장을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 김 교수는 태반성장인자가 병든 림프구에서 다량 분비돼 혈관을 과도하게 만들고 동시에 림프구를 자극하고 흥분시켜 류마티스 관절염을 일으킨다는 것을 증명했다. 김 교수의 이러한 연구결과는 태반성장인자를 조절하는 방식의 난치성 면역질환 치료제 개발을 위한 청신호라고 볼 수 있다.

특히 김 교수는 우리나라 최초로 류마티스 관련 질병에 ‘시스템 의학’을 도입해 결실을 맺고 있다. 시스템 의학은 그동안 의학계에서 진행돼 온 환원주의 연구방법, 즉 하나의 유전자가 하나의 병을 일으킨다는 시각에서 개별 유전자와 단백질 하나 하나를 집중 연구해 치료제를 연구·개발하는 방법에서 벗어나, 환자 전체를 보는 통합주의 개념으로 질병에 대한 총체적인 이해와 치료를 가능케 한다. 특히 김 교수는 ‘세포 내와 세포 간 신호’를 연구해 같은 질병이라도 개인마다 다르다는 점에서 착안해 맞춤형 치료제 개발을 위한 연구를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김 교수는 “이번에 생명의 신비상을 받게 된 것도 이러한 시스템 의학을 통해 세포 간 신호 연구 중, 태반성장인자가 류마티스 관절염에 관여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이라면서 “왜 시스템 의학적인 접근이 필요한지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의 태반성장인자 연구는 세계적 면역학 전문지 ‘네이처 이뮤놀로지’(Nature Immunology)에 실리게 됐는데, 우리나라 임상의사 중에서는 최초다.

현재 김 교수는 박사급 인력 7명을 포함해 16명의 연구원과 함께 가톨릭대학교 창의시스템의학연구센터를 이끌고 있다. 그간 세포 내 분자 간 신호와 세포 간 신호를 연구해 온 센터는 이제 기관 사이의 신호를 연구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신체 내 기관이 서로 어떻게 질병과 그 치료에 관련해 연결돼 있는지 확인하고 이와 관련한 새로운 치료 방법을 찾을 계획이다.

김 교수는 “이러한 연구를 통해 태반성장인자를 억제하는 치료제를 발견한다면 전 세계적인 약이 될 수 있고, 류마티스 질환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이 될 수도 있다”면서 “새로운 치료법이 환자에게 적용돼 나 때문에 좋아졌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연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최용택 기자 johncho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