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교구 수도회 영성을 찾아서] 예수회 (상)

이주연 기자
입력일 2020-11-03 수정일 2020-11-03 발행일 2020-11-08 제 3218호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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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의 더 큰 영광’을 위해
이냐시오 성인과 동료가 설립
‘예수의 동반자’라는 의미 지녀

로욜라의 이냐시오 성인.

1540년 로욜라의 이냐시오 성인과 그의 동료들에 의해 설립된 예수회는 ‘예수의 동반자’(Companions of Jesus)라는 의미를 지닌다.

기원은 1534년 8월 15일 프랑스 파리 몽마르트 수도원 순교자 성당에서 거행된 서원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들은 청빈, 정결 및 성지 예루살렘에서 사도직 활동을 하겠다고 서약했다. 만약 예루살렘에 갈 수 없다면 교황의 의향에 따라 어떤 사도직이든지 수행할 것을 다짐했다.

법적으로는 바오로 3세 교황이 발표한 회칙 ‘레지미니 밀리탄티스 에클레시에’(Resimini militantis Ecclesiae)로 승인됐다. 처음에는 회원 수를 60명으로 제한했으나 4년 뒤 해제됐다. 목적은 회원 자신의 구원 뿐 아니라 모든 인류가 하느님과 진정한 화해를 이루고 나아가 이웃과 창조물과 화해하기를 추구하는 데 있다. 그래서 회원들은 모든 것에서 ‘하느님의 더 큰 영광’을 위해 봉사하는 삶을 행동양식으로 삼는다.

수도회의 모든 조직과 생활양식 및 행정은 이 두 가지 목적을 지향하며 이뤄져 있다. 바오로 3세 교황의 회칙과 이냐시오 성인이 작성한 「영신수련」(Exercitia Spiritualis), 예수회 회헌 및 역대 총회에서 제정한 규칙들과 총장들의 지침, 또 연학 규정 등은 이 목적을 구체화한 문건이라 할 수 있다.

“우리의 행동 양식은 도전하는 길이다.”(34차 총회교령 26, 28) 로욜라의 이냐시오 성인은 이웃들이 하느님을 찾도록 돕는 일 외에는 바람이 없던, 지적이고 열정적인 사람이었다. 수도회 설립 이전에도 스스로 정리한 ‘영신수련’을 통해 다른 사람들에게 영적 도움을 주었고 동료들을 모아 적극적으로 복음을 전했다. 하느님의 더 큰 영광을 발견할 수 있는 희망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가서 성사를 주고 복음을 선포했다. 이런 선교사로서의 그의 신원은 일찌감치 이냐시오 성인이 정의한 예수회원의 행동양식이다.

10명의 초기 회원으로 시작한 예수회는 그가 죽기 전에 이미 1000명에 육박했고, 오늘날 전 세계적으로 112개국에서 1만6000여 명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회원들은 약 80개 관구와 지역구에 속해 있으나 모두 로마 예수회 총원이 통솔한다.

이냐시오의 가까운 동료였던 예로니모 나달은 ‘세계는 곧 우리의 집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예수회원이 수도회와 교회를 넘어 세상으로 나아가기를, 하느님께서 사랑하시는 수많은 사람이 있고 그들이 피운 문화와 삶이 존재하는 세상을 집으로 인식하고 그들과 함께 세상 속에 있기를 바랐다. 2008년 예수회 제35차 총회에서 장상들은 이에 답하듯 ‘전 세계가 우리가 마음을 두고 관심을 쏟는 대상’이라고 밝혔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