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하느님은 원래 없다」에는 무신론, 물질 문명과 과학의 시대에 어떻게 하느님을 믿을지에 대한 사목적 고민이 담겨 있다. 신앙을 잃은 조카와의 대화를 나누듯, 저자는 삼촌의 마음으로 무신론과 과학기술, 악과 고통의 문제를 고민한다. 신학서적을 지향하지 않아 쉽게 읽히는 문체와 흥미를 일으키는 서술이 장점이지만, 주제와 내용은 신앙과 신학의 깊은 영역을 다룬다.
6개장의 첫 장은 “과연 하느님이 계실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현대인들의 무신론적 경향을 다룬다. 이어 악과 고통의 문제, 기도, 물질과 재화, 성(性)을 다루고, 마지막에는 인공지능 시대의 신앙에 대해 고민한다. 각 장의 말미에는 고민을 심화할 수 있는 참고서적들을 추천하고, 대중문화 및 사회현상을 주제와 관련해 성찰한다.
쉽게 읽히지만 고민은 가볍지 않다. 모두 신앙과 신학의 가장 중요한 주제들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런 문제들에 맞닥뜨렸을 때, 잘못 생각하고 상상된 ‘그런 하느님’의 모습에 현혹되지 말라고 당부한다.
우선 저자는 그리스도교 신앙과 진지한 무신론이 공통점을 갖는다고 말한다. 참된 무신론은 신앙을, 참된 신앙은 무신론을 이해한다. 오히려 가장 결정적인 잘못은 무신론 자체보다 무관심, 정신적 나태와 고집, 거만과 위선, 구태의연한 반복이라고 저자는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