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획/특집

2019 교회사목 결산

우세민 기자
입력일 2019-12-17 수정일 2019-12-17 발행일 2019-12-25 제 3175호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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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추기경 영성 되새기고 ‘낙태죄 헌법불합치’ 적극 대응
김 추기경 사랑·나눔 정신 나눠
생명 소중함 세상에 천명하고 성·사랑·생명 책임의식 강조
10월 특별 전교의 달 보내며 교회의 선교사명 일으키려 노력

2019년에도 한국교회는 변화와 쇄신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많은 교구들이 선교에 매진하기로 다짐한 가운데, 교구 설정 기념의 해를 맞은 교구들은 다채로운 행사를 펼쳤다. 새 교구장과 새 아빠스가 탄생했으며, 고(故) 김수환 추기경 선종 10주기를 맞아 그의 사랑과 나눔 정신을 곱씹는 한 해였다.

3월 16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청년생명대회 중 염수정 추기경(맨 앞줄 왼쪽에서 세 번째)을 비롯한 교회 지도자들과 참가자들이 낙태죄 폐지를 반대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가톨릭신문 자료사진

■ 주교들, 한반도 평화기도 요청

한국교회 주교들은 신자들에게 한반도 평화를 위해 기도해줄 것을 당부했다. 남북 간 대화가 정체된 상황에서 기도의 힘으로 평화를 촉진하자는 뜻에서다.

주교회의(의장 김희중 대주교)는 3월 25~27일 열린 주교회의 춘계 정기총회를 통해 6월 25일 경기도 파주 임진각 평화누리 공원에서 전국 규모의 ‘한반도 평화기원 미사’를 봉헌한다고 밝혔다. 10월 14~17일 추계 정기총회에서는 12월 1일 대림 제1주일부터 내년 11월 28일까지 밤 9시마다 ‘한반도 평화를 위한 주모경 바치기’ 운동을 추진하기로 했다.

■ 김수환 추기경 선종 10주년

올해는 김수환 추기경의 선종 10주년이 되는 해였다. 서울대교구를 비롯한 전국 교구는 선종 10주년을 맞는 2월 16일을 전후해 김 추기경의 사랑과 나눔 정신을 되새기고, 그의 지향과 정신을 되살리는 자리를 마련했다. 서울 주교좌명동대성당에서는 염수정 추기경 주례로 추모미사가 거행됐으며, 유품 전시회와 사진전, 음악회 등 다양한 문화행사가 열렸다. 또한 그의 나눔 정신을 주제로 한 심포지엄과 특별 모금 캠페인도 눈길을 끌었다.

2월 17일 서울 주교좌명동대성당 꼬스트홀에서 열린 김수환 추기경 선종 10주년 토크콘서트. 가톨릭신문 자료사진

■ 헌재의 낙태죄 판단에 대응

한국교회는 헌법재판소의 4월 11일 낙태죄 위헌 여부 선고를 전후로 생명의 소중함을 알리는 데 주력했다. 주교회의 가정과생명위원회(위원장 이성효 주교)를 중심으로 한국교회는 발표를 앞두고 생명을 위한 미사 봉헌, 생명대행진 개최, 탄원서 제출, 염수정 추기경의 담화문 발표 등 교회가 할 수 있는 모든 역할에 박차를 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헌법재판소는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심지어 일부 국회의원들은 낙태죄 폐지를 핵심으로 하는 형법 일부 개정 법률안을 대표발의하기에 이르렀다. 교회는 강한 유감을 표명하며 성과 사랑, 생명에 대한 책임의식을 강조했다. 이후 교회는 대응 세미나를 열고 관련 정책토론회에 참여하는 등 대사회적으로 가장 약한 태아의 생명을 지켜야 한다고 외쳤다.

가톨릭신문도 이에 동참해 ‘낙태종식을 위한 기도봉헌’ 운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대안 마련을 위한 특별기획을 내놓으면서 ▲낙태 수술 전 심사숙고할 기회 제공 ▲남녀 공동책임 강화 ▲가정에서부터 책임의 성교육 실시를 제안하고 있다.

■ 춘천·안동교구 설정 기념

춘천·안동·군종교구는 올해 교구 설정을 기념하며 공동체의 화합과 쇄신을 다짐했다.

춘천교구는 설정 80주년을 맞았다. 4월 25일 80주년 기념미사를 봉헌한 춘천교구는 80주년에 대한 감사와 100주년에 대한 희망 속에서 다함께 ‘주님의 빛 속에 걸어가자!’(이사 2,5)고 다짐했다.

안동교구는 교구 설정 50주년을 맞아 5월 26일 안동체육관에서 기념행사를 열었다. 안동교구는 사명선언문에 따라 열린 마음으로 소박하게 살고 서로 나누고 섬기며 하느님의 뜻대로 살아가는 교회 모습을 구현하기로 다짐했다.

4월 25일 봉헌된 춘천교구 설정 80주년 미사에서 신자들이 ‘신앙 실천 다짐’ 선서문을 발표하고 있다. 가톨릭신문 자료사진

5월 26일 안동체육관에서 봉헌된 안동교구 설정 50주년 감사미사 중 교구민 대표가 영적예물을 봉헌하고 있다. 가톨릭신문 자료사진

■ 새 교구장과 아빠스 탄생

부산교구는 주님 부활 대축일을 앞두고 4월 10일 프란치스코 교황으로부터 손삼석 주교를 제5대 부산교구장으로 맞이하는 선물을 받았다. 손 주교는 6월 4일 주교좌남천성당에서 거행된 착좌미사를 통해 교구장에 착좌했다. 이날 손 주교는 미사 강론에서 교구민들과 함께 주님만 바라며 주님께 더 가까이 갈 것을 다짐했다.

이에 앞서 2월 27일에는 올리베따노 성 베네딕도 수도회 초대 아빠스에 유덕현 신부가 선출되면서 한국교회에 또 한 명의 아빠스(대수도원장)가 탄생했다. 유 아빠스의 축복식은 3월 26일 이탈리아 시에나 베네딕도회 몬테 올리베또의 성 마리아 연합회 총원에서 거행됐다.

6월 4일 부산교구 주교좌남천성당에서 봉헌된 제5대 부산교구장 손삼석 주교 착좌식. 가톨릭신문 자료사진

■ 각 교구 변화와 쇄신 노력

전국 각 교구는 하느님 보시기에 좋은 교구 공동체를 마련하고자 다양한 변화를 시도했다.

대전교구는 4월 27일 충남 당진 솔뫼성지에서 시노드 폐막미사를 거행하면서 3년5개월의 시노드 대장정을 마무리하고 교구 100년 역사를 향한 변화와 쇄신의 새 이정표를 세웠다. 이날 교구장 유흥식 주교는 ‘사제와 평생교육’, ‘소통과 친교’, ‘소공동체 교육’ 등 다양한 영역에서 교구가 앞으로 실현해야 할 사항들을 제시하는 시노드 최종문헌을 반포했다.

서울대교구는 본당 사제들이 효율적이고 통합적인 사목을 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서품 7년차 이상의 본당 사제를 모두 ‘부주임사제’로 임명하고, ‘본당 선교담당사제’ 제도를 실시하는 등 사제들의 사목적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한 새로운 사제 임명 제도를 실시한다고 1월 31일 밝혔다.

대구대교구는 사제들이 평소에 겪는 각종 어려움에 관해 격의 없이 의논할 수 있는 창구이자 사제들의 고해성사와 상담 등을 지원하는 전문 부서 ‘성직자국’을 신설했다.

부산교구는 각 지역 특성과 현안에 따라 맞춤식 사목을 지원하는 노력의 하나로 ‘지구 중심’ 사목에 돌입했다.

아울러 대전교구와 마산교구는 신청사 건립의 막을 올렸다.

■ 특별 전교의 달, 한국교회 노력

올해 10월은 전 세계 교회가 ‘특별 전교의 달’을 보냈다. 한국교회도 각 교구 차원에서 신자들에게 선교 열정을 불러일으킬 다양한 행사와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서울대교구는 사목국을 중심으로 ‘특별 전교의 달 실천 계획표’를 제작해 예비신자 권면과 냉담교우 회두 등을 실시했다. 대구대교구는 11월 9일 폐막미사와 함께 선교수기 발표, 예비신자 교리봉사자 시상 등으로 선교대회를 열었다. 광주대교구는 10월 1일 개막미사 중 프랑스 리지외 가르멜 수녀원에서 기증받은 아기 예수의 데레사 성녀 유해를 임동주교좌성당에 현시했다. 전주교구는 10월 9일 특별 전교의 달 선교전진대회를 개최했다. 춘천교구는 10월 1일부터 11월 24일까지 전 교구민 동시 선교에 나섰다.

■ 성 김대건, 유네스코 세계기념인물 선정

마침 성 김대건 신부가 11월 14일 유네스코에 의해 2021년 세계기념인물로 선정됐다. 2021년은 성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이 되는 해다. 성 김대건 신부가 유네스코 세계기념인물로 선정된 것은 성인의 삶과 영성이 전 세계인이 따를만한 가치로 평가 받았기 때문이다. 이번 선정은 종교를 넘어선 성인의 인간애와 평등정신, 조선 박해시기 당시 고통 받는 민중들에 대한 박애정신을 전 세계에 알릴 중요한 기회로 기대를 모은다.

우세민 기자 semin@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