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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령 성월에 읽을 만한 책

민경화 기자
입력일 2019-10-29 수정일 2019-10-30 발행일 2019-11-03 제 3168호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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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묵상하며 영원한 삶 바라보자

세상을 떠난 이들의 영혼을 기억하며 기도하는 위령 성월이다. 죽은 이들을 기억하며 우리는 죽음과 삶을 동시에 돌아볼 수 있다. 또한 죽음을 묵상하며 영원한 삶에 대한 믿음을 단단히 다질 수 있다. 위령 성월의 의미를 되새기고 묵상을 도울 수 있는 책을 살펴본다.

■「연옥실화」

-막심 퓌상 지음/한국순교복자수녀회 엮음/232쪽/1만 원/가톨릭출판사

위령 성월에는 연옥 영혼을 위해 기도한다. 천국으로 가기 위해 거치는 연옥은 우리가 경험하지 못했기에 두려운 존재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묵상 중에 연옥에 대한 많은 환시를 본 성녀 데레사는 “성인 중에 연옥을 거쳐 가지 않은 이는 세 명 밖에 없었다”고 말한다. 우리는 누구나 하느님 곁에서 천상의 행복을 누리기를 갈망하지만 연옥으로 가는 길을 피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연옥실화」는 연옥 영혼들과 만남을 경험한 사람들의 증언을 통해 연옥의 모습을 알려주는 책이다. ‘연옥의 존재’를 설명하며 시작하는 책은 연옥 영혼들이 겪는 고통의 순간을 소개한다. 하지만 그들은 고통 속에서도 절망에 빠져 있지 않다. 연옥에서 받는 고통은 영혼의 구원과 천상에서의 영원한 행복이 기다리고 있다는 증표이기 때문이다. 이 책에 담긴 놀라운 이야기들은 연옥이 단순히 현세에서의 잠벌을 받는 곳이 아니라 영혼의 구원을 준비하는 장소임을 깨닫게 해준다. 또한 연옥 영혼을 위로하는 이유, 연옥 영혼을 위로하는 방법을 차례로 소개, 위령 성월에 기억해야 할 메시지를 전한다.

■「당신의 집으로 평안히 들게 하소서」

-마이클 머서 지음/이자연 옮김/56쪽/3000원/가톨릭출판사

병자성사를 앞둔 이들과 함께하는 7일 묵상집이다. 오랫동안 호스피스 기관에서 일했던 저자는 “죽음으로 나아가는 길은 바로 집으로 가는 길과 같다”고 말한다. 이어 “삶의 모퉁이를 돌아 자신의 집 앞에 다다른 많은 이들이 평화로운 마음으로 주님께 나아가도록 함께 묵상하고 기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느꼈다”고 덧붙인다.

삶의 끝에서 인생을 되돌아보면서 하느님이 우리를 떠나신 적이 없다는 믿음을 깨달을 수 있기 때문이다. 책은 이와 같은 깨달음을 전해 주는 7개 묵상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책에 실린 묵상과 기도는 임종을 준비하는 이들이 하느님의 사랑을 느끼고, 삶을 평안하게 마무리하도록 도와줄 뿐 아니라 병자성사를 앞두고 있는 이들이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아직 천국을 준비할 시간이 남아 있다」

-최성균 지음/252쪽/1만2000원/가톨릭출판사

우리는 당장의 이익이나 즐거움만 좇느라 하느님 나라로 가기 위해 어떠한 준비를 해야 하는지 생각하지 못할 때가 있다. 「아직 천국을 준비할 시간이 남아 있다」는 이러한 이들이 삶과 신앙에 대해 숙고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는 책이다. 20년 가까이 노인들이 마음 편히 하느님 나라로 갈 수 있도록 이끈 종로 성모노인쉼터의 최성균 신부는 사목 현장에서 직접 겪은 일들을 한 권의 책에 담았다. “죽음은 세상의 끝이 아니라, 허무한 이 세상에서 육신을 벗고 하느님 나라로 떠나는 희망의 시작점이 되는 것이 아니겠는가”라고 밝힌 최 신부는 노인들의 일화를 통해 삶의 의미를 고찰한다. 이 책은 신앙 안에서 살아가는 삶이 얼마나 큰 은총인지 알려 주며, 삶을 돌아보고 기도하는 가운데 통회하고 보속하며 천국을 준비하는 일이 바로 지금 해야 할 일임을 일깨워 준다.

민경화 기자 mk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