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구판 발행은 ‘축복’… 수원교구 소통에 큰 힘이 됩니다” 세상 복음화 위해서는 신앙인이 먼저 달라져야 합니다 한국교회 언론 최초로 교구판 발행 교구 사목방향 맞게 홍보활동 도와 다양한 소식 전해 교구민도 호의적 복음화 도구로 신앙인 미담 등 전하길 -청년사목, 변화가 필요…소속 본당 중심 활동은 ‘한계’, 특성화된 ‘거점본당’으로 이끌어야 -생명 문화 위해서…반생명적 활동에 발길 끊고 미혼모시설·입양 등에 관심 가져야 -한반도 평화를 꿈꾸며…세상에 평화 나누는 것이 우리 사명, 남북한 교류 위해 기도로 힘 보태야
“특화된 내용으로 교구민들에게 더 가까이.”
2007년 10월 28일 ‘가톨릭신문 수원교구’의 창간 일성(一聲)이었다. 한국교회 최초로 시도된 교회 신문의 교구판 발행은 교회 신문이 한 교구의 사목과 복음화 여정에 구체적으로 함께하는 시도로 큰 주목을 받았다. 이제 ‘가톨릭신문 수원교구’는 열두 살의 나이에 맞갖게 수원교구의 고유한 사목 및 선교 요구에 부응하는 홍보 도구로서, 또 교회 언론 활동의 새 영역으로 자리매김했다. 본지는 수원교구판 창간 12주년을 맞아 수원교구장 이용훈 주교 특별 인터뷰를 마련했다. 10월 4일 오전 10시 교구청 집무실에서 열린 인터뷰에서 이용훈 주교는 “가톨릭신문이 교회의 가르침과 신앙의 활기, 희망을 나눠주며 신앙인으로서 성숙할 수 있는 유익한 역할을 맡고 있다”며 “중요한 복음화의 도구로서 세상을 비추고 맛을 내는 빛과 소금의 몫을 더 충실히 수행하는 데 힘써 달라”고 당부했다. 이 주교는 아울러 이 자리를 통해 교구가 ‘새로운 방법, 새로운 선교’ 사목 방식으로 주력하고 있는 ‘통합사목’과 대리구제 개편 등 교구 사안을 비롯한 젊은이, 생명, 한반도 복음화 주제 등에 관해 소신을 피력했다. 다음은 일문일답.-주교회의 생명윤리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계십니다. 우리 사회 안에 만연한 생명경시 현상에 우려가 많으실 것 같습니다. 사랑과 생명의 문화를 회복하기 위해 신자들이 삶 안에서 우선적으로 관심 가져야 할 부분은 무엇입니까.
▲지난 4월 11일 헌법재판소는 낙태죄가 임산부의 자기 결정권을 침해한다며 낙태죄 처벌 조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바 있습니다. 내년 12월 31일까지 법 조항을 개정하도록 했고, 법안 논의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교회 역시 입법 과정에 저희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앞으로 생명을 수호하는 길이 쉽지 않으리라 예상됩니다. 이런 시대적 상황에 직면하여 그리스도인들은 죽음의 문화에 저항하며 올바른 식별력을 지녀야 합니다. 죽음의 문화의 위협에 직면하여 교회는 인간 생명은 첫 시작부터 마지막 순간까지 침해할 수 없음을 선포하고 있습니다. 신앙인들은 모든 권리의 토대인 생명권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일체의 시도와 법과 제도에 협력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생명 자체이신 주님의 복음을 전하고 생명에 봉사하도록 부르심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낙태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에서 그치지 말고, 낙태하는 이들이나 낙태 결정에 관계된 이들의 고통스럽고 절박한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애정 어린 실천적 차원의 도움을 주어야 합니다. 우리 신앙 안에서 생명을 살리고 생명 문화를 이루는 핵심적 개념은 십자가라고 생각합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희생과 십자가의 죽음을 통해 우리를 생명과 구원의 길로 인도하셨습니다. 그리스도를 따라 정말 어렵고 힘든 가운데에서도 생명을 선택하고 살리는 일에 헌신하는 분들과 생명을 살리는 법과 제도를 만들고 죽음의 문화가 지배하는 이 세상에서 생명문화를 이루고자 노력하는 모든 분께 감사드립니다. 미혼모 시설, 입양의 활성화, 진정한 성교육에도 구체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하겠습니다. -남북 관계와 북미 관계의 변화 속에서 한반도 평화와 복음화를 위해 교회가 맡아야 할 역할과 노력에 대해 의견을 들려주십시오.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 연설에서 마하트마 간디의 표현을 인용해 ‘평화가 길이다’고 했는데 다른 무엇을 통해 평화를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평화를 통해서만 평화를 이룰 수 있습니다. 우리 모두 평화의 길로 함께 손잡고 나가야 합니다. 평화는 다른 사람들이 도착하는 종착역이 아니라, 우리가 도착할 때 가능한 것입니다. 매 미사에서 평화의 인사를 나누는 것은 그것이 교회의 지상 명령이기 때문입니다. 미사 절정의 순간에 주님의 기도를 하고 영성체로 바로 이어지지 않고 평화의 인사를 나누고 있습니다. 이는 교회가 백성들을 평화의 길로 파견하려는 절실한 목적을 위해서입니다. 우리가 복음화되었다는 것은 세상에 평화를 나누는 사명을 수행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그것은 지역적 사회의 평화만이 아니라, 우리 민족과 남북한 평화, 나아가 아시아 및 세계 평화를 지향하는 것입니다. 복잡하게 얽혀있는 남북관계 안에서 교회는 한반도 평화와 복음화를 위해 끊임없이 기도하면서 교류와 협력이 잘 이뤄질 수 있도록 마음을 모아야 할 것입니다. -‘가톨릭신문 수원교구’ 창간 12주년을 맞아 교구민들에게 들려주고 싶으신 말씀 부탁드립니다. ▲‘가톨릭신문 수원교구’가 소통의 장으로서 알차게 성장할 수 있도록 기도와 관심 보내주시기를 당부드립니다. 특별히 단순한 독자가 아니라, ‘함께 만들어 간다’는 주인의식을 가지셨으면 합니다.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