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과 사람

미얀마 인권단체 돌아보고 온 광주인권평화재단 사무국장 이진영 수녀

박영호 기자
입력일 2019-09-03 수정일 2019-09-03 발행일 2019-09-08 제 3161호 21면
스크랩아이콘
인쇄아이콘
“광주 5월의 정신, 아시아 인권운동에 기여할 것”
 국가 폭력 피해자 지원 일환으로
“고통받는 이들에 대한 관심 절실”

8월 18일 미얀마 바고 시 외곽의 무료 진료소를 방문한 이진영 수녀(가운데)가 진료를 기다리는 환자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광주인권평화재단 제공

“연대는 사람과 문화를 변화시키고 혁명을 일으킵니다. 가공할 국가 폭력을 경험한 광주의 시민과 교회는 여전히 열악한 인권 상황에 처해 있는 아시아 국가들을 지원하고 그들과 연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8월 13일부터 일주일 일정으로 미얀마 양곤의 인권단체 모니터링을 하고 돌아온 광주인권평화재단(이사장 김희중 대주교) 사무국장 이진영 수녀는 연대의 힘을 확신한다. 21세기 세계에서도 여전히 상상하기 힘든 인권 유린의 상황이 아시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지만 종교와 이념을 넘어 수많은 연대의 노력도 역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모니터링은 광주인권평화재단이 광주광역시와 함께하는 아시아 지역 국가 폭력 피해자 지원 프로그램과 연계된 현장 방문의 일환이었다. 이 수녀는 일주일 일정 중 재단이 지원하고 협력하는 양곤 지역 인권단체들을 방문해 현지 상황을 둘러보고 연대와 협력 증진 방안을 모색했다.

이들 중에는 차별받는 소수민족들과 여성 인권 옹호 활동을 하는 ‘SANA’(Social Action for New Alternative), 국가 공권력에 의한 고문 피해자와 정치범들을 지원하는 ‘한타와디 우윈틴 재단’ 등이 포함돼 있다. 불교계에서 운영하는, 자연재해로 인해 발생한 고아들을 교육하는 학교와 양로원, 무료 진료소 등도 둘러봤다.

“대부분의 인권 옹호 단체들이 공적 지원 없이 개인 후원과 뜻있는 봉사자들에 의해 운영되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고통받는 아시아의 이웃들에 대한 우리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연대가 절실합니다.”

이 수녀는 특별히 아시아의 인권 활동가들이 ‘광주’의 역사에서 희망을 발견한다고 말한다.

“광주인권평화재단은 국가 폭력으로 인한 고통 속에서도 인간의 참된 가치를 드러낸 광주 5월 정신이 아시아의 인권 회복 운동에 기여할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러한 믿음으로 국제적인 연대와 협력에 힘쓰고 있지요. 비록 작고 소박한 움직임이지만 연대는 하느님의 정의를 아시아에서 열매 맺도록 해줄 것입니다.”

박영호 기자 young@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