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웃 이야기

[우리 이웃 이야기] 두 번째 청년도보성지순례 참가 황인진씨

민경화 기자
입력일 2019-07-16 수정일 2019-07-16 발행일 2019-07-21 제 3154호 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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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료들 챙겨주고 함께 걸으며 기도
지난 순례에서 받았던 도움
보답하는 마음으로 참가
신앙의 새로운 맛 들이는 기회

제18기 청년도보성지순례를 완주한 황인진씨는 “신앙생활에 새로운 맛을 들이고 싶은 청년이라면 꼭 한번 도보성지순례에 참가하셨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7월 6일 경기지역에는 폭염경보가 내렸다. 제18기 청년도보성지순례단이 출발한지 이틀만이다. 걷는 게 익숙하지 않은 청년들에게 뙤약볕 아래서 오랜 시간 걷는 일이 쉽지 않았을 터. 그럼에도 불구하고 62명의 교구 청년들은 순교자의 흔적을 따라 261㎞를 포기하지 않고 함께 걸었다.

파견미사가 봉헌된 13일, 8박9일의 일정을 마친 청년들의 표정은 행복함이 가득했다. 미사가 끝난 뒤 긴 작별인사로 아쉬움을 달래는 청년들 사이로 유독 밝은 표정의 청년이 눈에 띈다. 지친 기색을 찾아볼 수 없이 씩씩한 표정으로 동료들과 인사를 나누는 황인진(실비아·24·제1대리구 매탄동본당)씨. 그는 올해로 두 번째 청년도보성지순례 여정에 동행했다. 8박9일간 걸은 걸음 수는 35만5746보. 하루 평균 4만 보 이상을 걸은 셈이다. 힘들지 않았냐는 질문에 황씨는 “걷기에 딱 좋았다”며 밝게 웃는다.

황씨는 지난 도보성지순례에서 뼈아픈 경험을 했다. 그때의 아쉬움이 올해 다시 성지순례를 참가하는 계기가 됐다.

“2년 전 참가할 때 제 체력을 과신하고 준비를 하지 않은 탓에 걷는 내내 너무 힘들었습니다. 조원들의 손수건을 잡고 끌려 다니기 일쑤였죠. 짜증도 많이 냈어요. 그래서 이번에는 제가 받았던 도움을 다른 청년들에게 돌려주고 싶어 참가를 결심했습니다.”

본인은 물론이고 힘들어하는 동료를 챙겨주기 위해서는 체력을 키우는 게 우선이었다. 황씨는 성지순례 몇 주 전부터 일주일에 3회, 두 시간 이상 걸으며 체력을 길렀다.

“지난 성지순례 때는 비가 많이 와서 고생했는데, 올해는 그 때보다 덜 힘들었습니다. 평소에 틈틈이 체력관리를 한 덕분이에요. 이번 성지순례는 주변에 힘들어하는 동료들을 도와주고 독려하며 함께 완주하기 위해 노력했기에 더욱 보람찼던 것 같습니다.”

이번 청년도보성지순례는 교구 내 7개 성지를 지나는 코스로 구성됐다. 수원성지, 손골성지, 남한산성성지, 구산성지, 양근성지, 어농성지, 미리내성지를 걷고 묵상하며 청년들은 자신의 신앙을 되돌아봤다.

8박9일 여정에는 늘 묵주기도가 함께했다. 체력적인 한계와 싸우며 기도하는 시간들은 녹록치 않은 세상으로 나갈 준비를 하는 청년들의 내면을 더욱 견고하게 다질 수 있도록 도왔다. 황씨의 기도는 동료들을 향했다. 그는 “묵주기도 하면서 제가 좋아하는 사람, 그리고 제가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을 묵상했다”며 “저 뿐만 아니라 저와 함께 걷는 청년들이 힘들어하지 않고 걸었으면 좋겠다는 기도도 빼놓지 않았다”고 말했다.

황씨는 신앙의 길을 찾지 못하고 있는 청년들에게 도보성지순례를 적극 추천했다.

“혼자가 아닌 함께 걷는 길이기에 즐겁고 의미 있는 8박9일이었던 것 같습니다. 신앙생활에 새로운 맛을 들이고 싶은 분들이라면 꼭 한번 도보성지순례에 참가하시면 좋겠습니다.”

민경화 기자 mk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