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주)파인텍 노사 합의…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 등 종교계 중재 ‘큰 역할’

박지순 기자
입력일 2019-01-15 수정일 2019-01-15 발행일 2019-01-20 제 3129호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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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뚝에 선 노동자, 426일 만에 지상으로
앞으로의 갈등 치유도 과제
남녀 수도자들, 합의 기념해
서울 광화문서 ‘생명평화 미사’ 

파인텍 노사 대표들이 1월 11일 오전 서울 목동 사회적경제지원센터에서 6차 협상 끝에 회사 정상화와 노조원 업무복귀 등을 약속한 합의서에 서명하고 있다.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 제공

426일째 굴뚝 농성이 이어진 파인텍 노사가 마침내 회사 정상화에 합의했다.

파인텍 노사는 1월 11일 오전 서울 목동 사회적경제지원센터에서 6차 협상 끝에 합의서에 서명했다.

합의서에는 노사를 대표해 ㈜파인텍 대표이사 예정자 김세권, 전국금속노동조합 위원장 김호규, ㈜파인텍 대표이사 강민표, 금속노조 파인텍지회장 차광호 이상 4명이 서명했다.

파인텍 노사는 가톨릭, 불교, 개신교 등 종교계와 시민사회단체 중재로 지난해 12월 27일 첫 협상을 시작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해 올해 1월 9일까지 5차 협상을 이어갔다.

노사 간 견해 차이만 확인하며 매번 협상이 결렬됐지만 1월 10일 6차 협상에 들어가 밤샘 협상을 거쳐 이튿날 오전 합의서를 작성, 서명했다.

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 위원장 정수용 신부 등 종교계 인사들이 끝까지 협상과정을 중재하며 합의안 도출을 이끌어 냈다. 서울대교구 가톨릭대학생연합회 졸업생 동문들도 파인텍 사태 해결을 촉구하며 협상의 물꼬를 트는 역할을 했다.

노사 대표들은 합의서에서 ▲회사의 정상적 운영 및 책임 경영 ▲조합원 5명에 대해 2019년 1월 1일부터 6개월간 유급휴가 임금 100% 지급, 7월 1일부터 업무복귀 ▲2019년 1월 1일부터 최소한 3년간 고용 보장 ▲금속노조 파인텍지회를 교섭단체로 인정 등 8개 항에 합의했다.

이번 파인텍 노사 합의 결과로 굴뚝 고공농성을 하던 홍기탁, 박준호씨가 굴뚝에서 내려왔고 단식농성을 벌이던 차광호 파인텍지회장, 나승구 신부(서울대교구 빈민사목위원회 위원장) 등은 단식을 중단했다.

파인텍 협상 모든 과정을 중재한 정수용 신부는 협상 타결을 지켜본 후 “긴 시간 동안 미움과 불신이 너무나 크게 자리해 앞으로 갈등 치유를 위해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며 “노사가 이번 합의가 있기까지 노력한 만큼 서로에게 좋은 몫이 되는 관계를 만들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천주교 여자수도회장상연합회와 한국남자수도회 사도생활단장상협의회는 1월 14일 오후 7시 서울 광화문 세월호광장에서 ‘파인텍 고공농성 426을 마치며’를 주제로 생명평화 미사를 봉헌했다.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