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 ‘교우촌의 믿음살이와 그 지도자들’ 심포지엄

우세민 기자
입력일 2018-11-13 수정일 2018-11-13 발행일 2018-11-18 제 3120호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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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신앙과 성모신심으로 신앙 증거”
공소회장 모범적 덕행 등 교우촌 선조들 삶 재조명

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가 11월 10일 개최한 ‘교우촌의 믿음살이와 그 지도자들’ 심포지엄에서 한국학중앙연구원 조현범 교수(왼쪽에서 네 번째)가 종합토론에서 의견을 말하고 있다.

한국교회 뿌리이자 신앙의 모범이라 할 수 있는 교우촌의 신앙생활을 들여다보고 현대 선교방향을 모색하는 심포지엄이 11월 10일 오후 서울 성북동 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 본원 성당에서 열렸다. 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총원장 전진욱 신부, 이하 수도회)가 주최하고 수도회 순교영성연구소와 서울 새남터본당이 공동주관한 이번 심포지엄 주제는 ‘교우촌의 믿음살이와 그 지도자들–평신도와 선교 : 현대 선교에서 바라보는 교우촌의 믿음살이’다. 평신도 희년을 기념해 지난 6월 23일 서울 주교좌명동대성당에서 열렸던 교우촌 관련 심포지엄의 연장선상에서 준비됐다.

이번 심포지엄에서 발표자들은 신앙선조들이 교리서 안에서 깊은 신앙을 갖고, 성모께 모든 것을 의탁하는 성모신심으로 살았음을 소개했다. 또 동 시대 신자들에게 모범이 됐던 공소회장들의 덕행, 그리고 이 모든 것이 어우러져 세상에 복음을 선포한 선조들의 삶을 재조명했다.

‘교우촌 시대의 교리서에 나타난 하느님 이해와 신앙교육’을 주제로 발표한 한민택 신부(수원가톨릭대 교수)는 복자 정약용의 「주교요지」를 중심으로 신앙선조들이 어떻게 하느님을 인식했는지에 대해 고찰했다. 한 신부는 “「주교요지」는 당시 신자들의 하느님 인식이 실존적이었음을 보여준다”며 “순교는 다만 놀라운 영웅적 행위가 아니라, 그들이 걸었던 하느님 인식의 여정을 고스란히 드러내주는 ‘증언’의 행위였다”고 평가했다.

최우혁 박사(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는 ‘조선천주교회의 성모신심과 교우촌의 믿음살이’에 대해 발표했다. 최 박사는 “마리아에 대한 신앙은 어떤 고난이나 어려움 속에서도 결코 죄에 물들 수 없으며, 언제나 죄에서 자유로운 마리아의 굳은 의지와 힘을 드러내는 신앙을 담고 있다”며 “그분을 따라 복음의 삶을 사는 것은 순교를 향해 나아갔던 박해시기 신자들 한 사람 한 사람의 모습”이라고 말했다.

수도회 창설자영성연구소 소장 강석진 신부는 ‘박해시대 공소회장의 활동과 영성’ 주제로 의견을 나눴다. 강 신부는 “박해 당시 교우들의 신앙생활에 실질적인 도움을 준 공소회장의 활동과 영성은 오늘날 교회 공동체 안에서 각자 소임을 갖고 살아가는 이들에게 좋은 교훈을 줄 것”이라며 “본당에서 소임을 가진 이들이 성직자와 평신도가 서로를 존중하고 능동적인 마음으로 신앙생활을 할 수 있도록 좋은 중재자 역할을 한다면, 본당은 기쁨이 충만한 장소가 될 것이다”고 밝혔다.

내포교회사연구소 소장 김정환 신부는 ‘교우촌 선교의 현대적 의미’ 주제 발표에서 18세기 말 내포교회와 20세기 중반 논산 백석공소 사례를 소개했다. 김 신부는 “교우촌과 공소들은 사회구조가 바뀌고 교통이 발달하면서 지금은 옛날과 같은 모습을 간직하지 못하고 있다”며 “역사 속에 남겨놓은 흔적들은 그것을 탐구하는 사람들에게 여전히 힘을 불어넣어주는 소중한 유산”이라고 평가했다.

우세민 기자 semin@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