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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사 깊이 이해할수록 영적 보화 잘 받아들여”…「하느님 사랑의 손길 일곱 성사」

이주연
입력일 2025-05-28 09:06:54 수정일 2025-05-28 09:06:54 발행일 2025-06-01 제 3444호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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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희송 주교 지음/200쪽/1만5000원/가톨릭출판사
성사, 하느님 사랑의 손길이자 우리가 살아야 할 삶의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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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생, 성장, 병고, 죽음…. 인생에는 마디와 같은 전환점이 있다. 교회는 이런 순간마다 하느님께서 우리 삶에 깊이 개입하시고, 그 사랑을 구체적으로 드러내시는 방식으로 ‘일곱 성사’를 전한다. 세례, 견진, 성체, 고해, 병자, 성품, 혼인성사는 하느님의 은총이 우리 삶에 실질적으로 스며드는 통로이자, 신앙의 여정을 동반하는 하느님의 손길이다.

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에서 20년 이상 성사론을 가르치는 한편 여러 강의 활동을 통해 성사를 신자들의 삶 속에 풀어내려 노력해 왔던 손희송 주교(베네딕토·의정부교구장)가  「하느님 사랑의 손길 일곱 성사」를 출간했다.  2015년 발행한 「일곱 성사」를 새롭게 다듬은 것이다. 

이번 개정판은 초판 출간 10주년을 기념하는 동시에, 손 주교의 주교 수품 10주년과 의정부교구 제3대 교구장 착좌 1주년을 기념하는 의미 있는 저작이다. 저자는 성사의 신학적 깊이와 일상적 의미를 동시에 담아내면서, 각 성사의 의미와 효과를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성사에 담긴 하느님 사랑이 어떻게 우리의 존재를 변화시키는지 보여준다. 

손 주교는 출간 배경에 대해, “교구장 주교는 자기에게 맡겨진 개별 교회에서 하느님 신비의 으뜸 분배자요 모든 전례 생활의 지도자이며 촉진자요 수호자이다”라는 「미사 경본 총지침」 22항을 언급하며 “주어진 새로운 임무에 대한 책임 의식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책은 먼저 성사의 본질을 다룬 뒤, 일곱 성사를 차례로 서술한다. 세례성사는 하느님의 자녀로 다시 태어나게 하며, 죄를 씻고 성령의 은총을 선물로 받게 한다. 견진성사는 성령의 도우심으로 신앙 안에 굳건히 서게 하고, 성체성사는 하느님과의 일치를 통해 이웃 사랑으로 나아가도록 돕는다. 

고해성사는 죄의 용서를 통해 영적 건강을 회복하게 하고, 병자성사는 고통 중인 이들에게 위로와 평화를 안겨준다. 성품성사는 사제직을 위한 성사이며, 혼인성사는 부부가 서로를 통해 하느님의 사랑을 실현하는 자리다. 

손 주교는 성사를 “하느님의 말씀이 좋은 땅에 뿌려져 열매 맺는 과정”에 비유하며, 성사를 단지 받는 의식이 아니라 살아내야 할 삶의 방식으로 제시한다. 또 능동적으로 성사에 임하는 자세를 언급하며 “성사를 통해 주어지는 은총이 아무리 풍성해도 능동적으로 성사에 임하지 않으면 돌밭에  뿌려진 씨앗처럼 열매를 맺지 못하며, 성사에 대한 이해가 깊을수록 성사에 담긴 영적 보화를 더 잘 받아들여 신앙을 성장시킬 수 있다”고 강조한다.

책은 성사에 관한 깊이 있는 이해는 물론이고, 각 성사를 통해 하느님의 사랑이 어떻게 삶의 현실 속에서 드러나는지를 보여준다. 신학적 설명과 함께 다채로운 실제 적용 예시들이 담겨 있어, 성사를 삶의 언어로 풀어내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도움을 준다. 예비 신자뿐 아니라 성사를 통해 신앙의 의미를 다시금 새기고 싶은 이들에게도 유용한 길잡이가 되어줄 법하다. 

저자는 맺음말에서 성사를 “우리를 사랑하시어 우리의 머리와 뺨을 쓰다듬어 주시는 하느님의 부드럽고 따듯한 손길”에 견줬다. 그리고 이렇게 말한다. “하느님께서는 어떤 상황에서도 사랑의 손길을 우리에게 건네십니다. 성사를 통해 그 손길을 느끼고, 그 사랑을 이웃에게도 전하면서 살아가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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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 사랑의 손길 일곱 성사」는 각 성사를 통해 하느님의 사랑이 어떻게 삶의 현실 속에서 드러나는지 보여준다. 사진은 2019년 12월 13일 열린 서울대교구 젊은이 고해성사 중 저자가 한 청년에게 고해성사를 베풀고 있는 손희송 주교. 가톨릭신문 자료 사진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