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영화 상영 등 다채로운 행사 열려…그리스도인 생태적 사명 성찰
회칙 「찬미받으소서」 반포 10주년을 맞아 한국교회는 기념 미사를 봉헌하고, 포럼과 영화 상영, 기후 행동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통해 생태·환경 보호의 사명을 성찰하고 하느님 보시기 좋은 지구촌을 만들어 가는 생태 사도가 될 것을 다짐했다.
2025년 찬미받으소서 주간(5월 24일~31일)을 시작하며 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위원장 박현동 블라시오 아빠스)와 대구대교구(교구장 조환길 타대오 대주교) 등은 24일 찬미받으소서 반포 10주년 기념 미사를 각각 봉헌했다.
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는 이날 오후 7시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 성당에서 박현동 아빠스 주례로 미사를 거행했다. 박 아빠스는 강론에서 “주교회의는 2020년 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에 따른 특별사목교서 ‘울부짖는 우리 어머니 지구 앞에서’를 발표했고 이듬해 5월 24일부터 구체적인 실천계획을 제시하며 찬미받으소서 7년 여정을 살아가고 있다”며 “찬미받으소서 주간과 9월 창조시기를 맞아 한국교회는 매년 기도와 실천, 기후행동 캠페인, 생태환경 교육을 마련할 뿐 아니라 생태환경 사도직 확장에 힘을 쏟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아빠스는 이어 “기후위기는 점점 가속화되고 있지만 한국 사회의 정책적 대응은 여전히 미흡하다”며 “환경과 생명을 위한 정책은 더는 부차적인 것이 아니라 국가의 존립과 국민의 생명권을 위한 중심 가치가 되고 있으며 지금은 우리가 어떤 사회를 꿈꾸고 어떤 미래를 선택할 것인지에 대한 신중한 분별의 시간”이라고 전했다.
미사에 앞서 130여 명의 신자와 수도자들은 오후 6시부터 프란치스코 교육회관 일대를 행진하는 기후캠페인을 열었다.
대구대교구는 24일 오전 11시 대구대교구청 성모당에서 교구장 조환길(타대오) 주교 주례로 「찬미받으소서」 반포 10주년 기념 미사를 봉헌하고 그리스도인의 생태적 사명에 대해 성찰했다.
조 대주교는 강론에서 “물질적으로 풍요롭고 더 빠르고 편리하게 자신의 삶을 충족시키려는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다”며 “더 많은 에너지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과정에서 지구는 더욱더 뜨거워지고 망가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그렇다고 해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을 포기하거나 가야 할 길을 중단해서는 안 된다”며 “이 ‘새로운 사태’ 앞에서 우리가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 곰곰이 생각하고 행동하자”고 당부했다.
대구대교구는 미사에 앞서 23일 오후 7시 대구가톨릭대학교 대신학원 대강당에서 교구 생태환경위원회(위원장 임성호 베네딕토 신부) 주최로 「찬미받으소서」 반포 10주년 기념 포럼을 개최했다.
주교회의 사무국장이자 생태신학 박사인 송영민(아우구스티노) 신부는 포럼에서 “중요한 것은 우리가 저마다의 한계 속에서도 서로 연대하고 협력해 생명을 보듬고자 하는 마음”이라며 “우리에게 주어진 이 역사적 과제에 열정적으로 응답하는 신앙인, 그런 ‘희망의 순례자’로서의 소명에 충실한 이들이 좀 더 많아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임성호 신부는 2021년부터 진행되고 있는 대구대교구의 「찬미받으소서」 10년 여정을 되짚어 보며 더 많은 이의 동참을 당부했다. 임 신부는 “프란치스코 교황은 생태 위기가 단순하게 자연의 문제가 아니라 윤리적·영적 위기라고 하시며, 생태적 회심을 통한 근본적인 전환이 필요함을 온 인류에게 선포하셨다”며 “생태적 회심을 통해 생태와의 관계, 이웃과의 관계, 하느님과의 관계를 다시 맺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전교구는 26일 오후 7시30분 문창동성당에서 교구장 김종수(아우구스티노) 주교 주례로 기념미사를 봉헌하고, 문창동본당에 탄소중립 인증서 ‘LUNA’를 수여했다. 문창동본당은 생태영성 교육 및 실천활동과 더불어 재생에너지 100%(RE100)를 달성했다.
한편 가톨릭기후행동, 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 남자수도회 사도생활단 장상협의회 정의평화환경전문위원회, 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 JPIC분과 등은 찬미받으소서 주간을 보내며 기후영화 ‘알바트로스’ 상영회(27일), 삼척 연대 방문(28~29일), 지구밥상(29일), 금요기후행동(30일), ‘기후위기 시대, 새만금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묻다’ 심포지움(30일) 등 다양한 행사를 마련했다.
우세민 기자 semin@catimes.kr
민경화 기자 mk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