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 스님 지음/김인중 신부 그림/256쪽/1만9000원/열림원
엄선한 법정 스님의 글에 ‘빛의 화가’ 김인중 신부(베드로·도미니코 수도회)의 미공개 작품 30여 점을 담았다. 여기서 말하는 ‘침묵’은 단순히 말수를 줄이는 차원을 넘어선다.
법정 스님은 “침묵은 인간이 자기 자신이 되는 길”이라며, 침묵을 통해 말의 무게를 되새기고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진실에 다가갈 수 있다고 역설한다. 이를 위해 필요한 자세는 ‘단순함’이다. 즉, 비움과 절제를 통해 진정한 풍요를 일구는 길이다.
김인중 신부는 법정 스님의 정신에 공감하며 그 뜻을 바탕으로 자신의 작품을 선별했다. 고요한 생명의 흐름과 내면의 빛이 배어 있는 김 신부의 작품은 스님의 글과 깊은 조화를 이룬다. 말이 넘쳐나는 시대에, 말 이전의 고요함과 존재의 본질을 성찰하게 한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